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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y 14. 2024

유성은의 <아주 가끔>

작사/작곡 꿀단지, 박용운, 조현경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유성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uC5 r_XiWEs? si=sNKbUoMDc2 WUqeZa

아주 가끔은

숨 죽여 울고


아주 가끔은

네 생각하곤 해


나 바보처럼

너와 걷던 이 길

덩그러니 서서


니 이름을

또 불러도 보곤 해


- 유성은의 <아주 가끔> 가사 중 -





거기 있어

왜 다가갈수록

달아나기만 하는 거야


널 바라보는

내 맘 내 가슴이

아파 너무 아파


멈춰 있어

왜 지우려 할수록

선명해지는 거야


널 비워내려는

내 맘 내 가슴이

아파 너무 아파


괜찮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다가

힘에 겨우면


보고 싶다고

가고 싶은 맘이

내게 고이면


아주 가끔은

숨죽여 울며

네 생각에 잠겨


아주 가끔은

너와 걷던 길에 혼자 서서

네 이름 부르곤 해




유성은은 보컬리스트로 2013년 데뷔했습니다. 2012년 <보이스 코리아> 시즌 1에 출연해서 최종 Top4까지 올라갔었죠. 이를 계기로 가수에 데뷔했고요. <보이스 코리아> 이후 심사위원이었던 백지영의 소속사인 '뮤직윅스'와 계약하면서죠. 2013년 첫 미니앨범 'Be OK'가 시작점이었습니다.

호원대학교에서 실용음악과 보컬을 전공했습니다. 그만큼 실력 있는 가수라는 말이죠. 가수 데뷔 이전부터 여러 유명가수의 백보컬로 활동했습니다. 주력 종목은 Soul이 가미된 R&B입니다. 흑인 느낌이 나는 음색이 강점이죠. 지난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를 갖기도 했고요.

2017년부터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하네요. <불후의 명곡>에도 간간히 출연하고 있고요. 2021년 힙합을 하는 루이 씨와 결혼했습니다. 최근에는 나비 씨의 곡인 <길에서>를 리메이크한 음원이 나왔더라고요. 최근에는 TR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6년 <THE K2>라는 지상욱, 임윤아 주연의 드라마 OST입니다. 여주인공인 임윤아의 테마곡으로 엇갈린 운명과 지난 간 사랑에 대한 기다림을 표현하고 있는 곡이죠. 피아노를 중심으로 만든 곡으로 잔잔하게 듣기 좋은 곡이죠. 유성은 씨의 목소리와도 잘 매칭이 되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아주 가끔'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억누르다 실패하는 어떤 날엔 그 감정에 조금은 솔직해져도 되지 않겠냐 이런 내용입니다. 네 컵에 물이 차면 아주 가끔 컵에 담긴 물을 조금씩 비워두는 것도 삶의 지혜일 수 있겠네요.

'널 보면 가슴이 아파/ 내 맘을 어떡하면 좋을까/ 다가갈수록 더 멀어져 가는/ 널 바라보는 건 내겐 너무 아파'가 첫 가사입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미어지는 사람이 있죠. 맘은 그 사람을 향해 가는데 그럴 수 없는 상황이서겠죠. 그런데 용기를 내서 한 걸음 다가가면 두 걸음씩 멀어지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니 바라보는 일이 화자에겐 너무도 아픈 일이겠네요.

2절에서는 '널 향해 자꾸만 뛰는/ 이 맘을 어떡하면 좋을까/ 지우려 할수록 선명해지는/ 널 비워내는 일/

내겐 너무나 아파'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마음을 숨길 수는 없는 법이죠. 마음대로 나대는 심장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죠. 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화자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마음에서 밀어내보죠. 그럴수록 더 선명해지는 모습에 아픔은 두 배가 되어 되돌아옵니다.

1절에서는 '괜찮다고 가슴을 자꾸/ 다독여봐도/ 너무 힘들 땐', 2절에서는 '보고 싶어/ 너에게 가지 못한 마음이/ 내게 고이면'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자신의 본마음을 꽁꽁 싸매서 맘대로 나대지 않도록 단속을 해보지만 사람인 이상 그 둑이 무너지는 순간은 여지없이 찾아옵니다. 바로 그 순간을 표현한 가사로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마음의 둑이 터졌을 때를 표현하고 있죠. '아주 가끔은 숨 죽여 울고/ 아주 가끔은 네 생각하곤 해/ 나 바보처럼 너와 걷던 이 길/ 덩그러니 서서/ 니 이름을 또 불러도 보곤 해' 부분입니다. 이 정도는 누구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 행동에 불과하지만 화자 입장에서는 '그러면 안 되는 상황' 정도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생각하는 일, 그래서 우는 일, 그리고 추억하는 일, 이름을 부르는 일 따위 말이죠.

후렴구에서는 '눈물처럼 이렇게/ 슬픈 너의 기억이 맘에 내리면/ 하루 몇 번씩 숨죽여 울고/ 나 수도 없이 널 떠올리곤 해/ 너 떠나가고 혼자 남은 이 길/ 덩그러니 서서/ 네가 올까 봐 뒤돌아 보곤 해/ 아주 가끔은 널 기다리곤 해' 부분이 나옵니다.  가사가 슬프죠. 흑흑. 돌아오지 않은 사람인 것을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꾸 뒤돌아 보는 화자의 심정 이해가 되시나요?


음. 오늘은 '가끔'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가끔이라는 단어는 이따금, 때로, 간간히와 유사어입니다. 반대어는 '자주'이고요. 이 노래에서는 가끔도 아닌 '아주 가끔'이라고 제목이 붙었으니 가끔보다도 그 텀이 더 긴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이 가끔이라는 단어를 쓰려면 기본적으로 지속되는 어떤 상황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평상시에 늘 어려운 문제를 잘 풀던 학생도 가끔 쉬운 문제를 틀리기도 한 다처럼요. 가끔이라는 표현은 주 성질에서 벗어난 상태를 표현할 때 쓰는 말이죠. 원숭이도 가끔 나무에서 떨어진다 이렇게요.

우리는 로봇이 아닌 이상 경로를 정해놨다고 해서 그 경로를 한 순간도 이탈하지 않고 목적지에 도달하기 어렵습니다. 인간이니까요. 가끔 한 눈도 팔고 실수도 하고 반대로 가는 어이없는 행동도 하게 되죠. 너무 버거운 짐을 지고 걷다 보면 한 번씩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아야 하니까요

아마 그 순간에 자신을 잘 아는 누군가가 보았다면 '너답지 않게 왜 그래'라는 말을 던지게 될 법하죠. 가끔은  일탈이라는 단어의 다른 이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해진 선을 벗어나는 행위니 까요. 그 속을 뜯어보면 늘 하던 행위나 걷던 길에 지루함을 느껴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먹는 걸로 예를 들어 볼까요? 삼시세끼 집밥만 먹는다고 생각해 보죠. 가끔 외식하는 것도 꽤 괜찮다고 생각이 들죠. 매일 한식만 먹는다고 생각해 보죠. 가끔 양식이나 일식 혹은 중국은 먹는 것이 꽤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나요? 그만큼 가끔은 우리 삶의 활력소가 되고 숨구멍이 될 수도 있겠네요.

네 맞습니다. 우리 인생은 한결같기가 참 어렵습니다. 어제 날씨 다르고 오늘 날씨 다른 게 우리 인생이니까요. 그래서 모두가 한결같이 지속하는 것이 가장 힘든 일이라고 말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이 주는 밥이든 내가 만드는 밥이든 한 가지만 지속한다는 것은 정말 끔찍하기까지 하죠.

이때 우리의 숨통을 티워주는 단어가 바로 '가끔'이 아닐까 싶네요. 삶에서 발생하는 예외성을 인정하는 것이 가끔이라는 단어가 가진 매력이 아닐까요? 늘 고기만 먹던 누군가가 아주 가끔 햄버거를 먹을 때면 그 안에 있는 채소를 같이 먹는다든지, 회는 손도 안대는 누군가가 가끔 낚시를 하러 간다든지 말이죠.

우리 삶은 한결같음으로 대변되는 성실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죠.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하는 것만큼 위대한 일도 없으니까 말이죠. 하지만 인간인 이상 반복되는 일을 지속하는 것은 무리가 있죠. 그래서 가끔이라는 단어의 힘을 빌려 땡땡이도 치고 평소에는 하지 않을 만한 일도 벌여보고 하는 것이 아닐까요.

한 번쯤, 하루쯤 예외를 인정해 주는 것을 잘하는 인생이 좋은 인생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정도가 애교의 수준을 넘어 빈도수가 높아지면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길을 요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요.

여러분은 가끔 하늘을 보시나요? 여러분은 가끔 바다나 산을 보러 가시나요? 여러분들은 가끔 옛 연인이나 옛 친구를 떠올려 보시나요?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은 가끔 뭘 하시고 싶으신가요? 어쩌면 지금 삶에서 빠져있는 우리의 결핍을 찾게 주는 질문이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은 거의 글짓기 수준의 작업을 한 듯합니다.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죠. 하하하. 이 말이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아요. 조금은 망친 듯한 날들을 기운 나게 해 주잖아요. '가끔은 이런 날도 있어야죠' 자주 씁시다. 이 문구 말이죠. 저는 이사할 때처럼 아주 가끔 저에게 불필요한 물건이나 생각을 버리는 걸 해볼까 합니다. 살다 보면 없던 짐도 늘어난다고 하잖아요. 물리적 정신적 청소가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아주 가끔은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네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NO.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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