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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y 09. 2024

백예슬의 <혼자 사랑하고 미워해>

작사/작곡 B-rok, J-Lin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백예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WCY2 dXqkJE? si=-Y42 acT5 rrBr_Zud

혼자 사랑하고 미워해 난 오늘도

어떤 날엔 네가 내게 와

다시 날 안아줄 것 같아


우리 사랑했던 날은

멀어져만 가고 있지만


넌 어떠니 가끔 내가

그리워지지는 않니


- 백예슬의 <혼자 사랑하고 미워해> 가사 중 -




아직도 지우지 못했어

핸드폰 속 너와 함께 한 추억

잠 못 드는 새벽

그걸 들여다보고 있는 나야


가끔씩 네 생각에

아쉬움이 짙어져

그때의 나를 떠올려 봐


붙잡고 싶은 맘

너에게 말을 걸어 봐

왜 그랬어야 했냐고 말이야


이젠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어버렸지만

나쁜 기억보다 좋은 기억만 떠올라


이 세상에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너를 떠나보내고 싶지가 않아


나를 사랑했던 너는 없지만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다시 붙잡고 싶은 마음에

이별의 말만 점점 커져가


오늘도 네 생각으로

혼자 사랑하고 미워하길 반복해

왠지 네가 다시 돌아와

나를 와락 안아줄 것 같거든


사랑했던 날들이

이렇게 멀어져 가

넌 어때니

가끔은 내가 그립니




백예슬은 자작곡 '찾을게'로 2019년 데뷔했습니다. 이해준의 '미친 소리'를 두 키를 높여 부르면서도 안정적인 실력을 선보여 화제가 된 것이 계기가 되어서 제작사로부터 연락을 받아 데뷔를 하게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2022년에는 제이원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었죠.

어린 적 막연히 아이돌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가 고등학교 선생님의 조언으로 발라드로 방향을 굳혔다고 하네요. 다비치 이해리 곡을 많이 연습했다가 하네요. 이해리와 정승환이 롤 모델이라고 합니다. 이해리의 목소리와 정승환의 감정 표현을 닮고 싶다고 하네요.

데뷔 전 친구들과 음악 너튜브 활동을 하다가 혼자 남게 됐고 고음 발라드가 반응이 좋아서 관련 곡들을 커버하는 영상을 많이 올리게 되었답니다. 그러다 제작사의 눈에 띄게 된 것이죠. 가수로서의 최종 목표가 '단독 콘서트'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쓴 곡으로만 공연을 해 보고 싶다고 하네요. 파이팅!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21년 발매된 싱글 앨범입니다. '참 잘했어요' 이후 11개월 만에 발표한 곡이죠. 평범한 일상 중 잊었다고 생각했던 누군가를 다시 떠올리게 되지만 이별이 반복될 것 같아 체념하는 내용이라고 간략 소개되어 있네요. 전 개인적으로 참 듣기 좋았습니다. 부디 단독콘서트 하시길.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혼자 사랑하고 미워해'입니다. 짝사랑을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헤어짐 이후에 상대방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과 미워하는 마음이 반복되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이별을 인정하지 않은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쪽이죠.

'흐린 새벽에 무심히 핸드폰 속/ 가만히 들여다보면/ 너와 함께한 추억 아직 남아서/ 괜스레 또 그리워져 가'가 첫 가사입니다. 누군가와 헤어지고 미련이 없는 상황이면 그 추억을 핸드폰에 담아두지 않죠. 같이 찍은 사진은 물론이고 전화번호까지 연상시킬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삭제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뒤처리를 안 하는 것으로 봐서는 미련의 감정이 남아 있는 것으로 봐야겠죠?

'이따금씩 네가 자꾸 생각날 때면/ 아쉬움이 번져 선명한 그때 나로 돌아가/ 널 붙잡고 내 맘, 또 기억 속의 너에게/ 말을 꺼내 그때 너는 왜 그랬어' 부분입니다. 네 헤어지고 시간이 좀 되었지만 이따금씩 '그렇게 끝났으면 안 됐는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리고 지금의 상황을 만든 것 같은 상대의 탓을 해봅니다.

2절에서는 '우리 그땐 좋았었는데/ 이렇게 결국엔 남보다/ 못한 사이 되나 봐/ 안 되는 건 억지로 해도 안된다는 걸/ 헤어지고 이제야 깨달았어' 부분으로 시작합니다. 2절에는 미련보다는 체념으로 방향을 선회합니다.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되었다는 가사가 인상적이네요.

'너와 나 좋은 기억만/ 괜찮은 일들만 자꾸 생각이 나서/ 한걸음 또 한 걸음도/ 너를 보낼 수가 없어' 부분입니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마음은 머리를 따라가지 않죠. 미워하며 지워버리려고 마음먹어도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이 자꾸 생각나 발목을 잡는 형국입니다. 전 이런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혼자 사랑하고 미워해 난 오늘도/ 어떤 날엔 네가 내게 와/ 다시 날 안아줄 것 같아/

우리 사랑했던 날은 멀어져만 가고 있지만/ 넌 어떠니 가끔 내가 그리워지지는 않니' 부분입니다. 그렇게 떠나버린 상대가 한없이 밉다가도 그런 사람 또 없지라고 하며 마음이 갈팡질팡하는 것이죠. 화자 자신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라면 서글픔이 더하겠죠. 그래서 묻습니다. 너도 나랑 같은 심정이냐고요. 물론 상대의 마음을 알 수도 없겠지만 상대의 태도와는 무관하게 '혼자' 변덕을 부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 같습니다.

후렴구에서는 '나를 사랑한다던 너는 이제 없어/ 보내야 하는데 왜/ 자꾸 내 맘이 더 슬퍼져/ 너를 사랑한다며 이제 와 다시/ 붙잡아 봐도/ 매일같이 반복해도/ 이별이란 말만 커져' 부분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별이라는 말만 커져'라는 가사 참 좋네요. 이별이라는 말이 커진다는 것은 이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어라는 뜻으로 해석되네요. 작사가님 요 가사 칭찬합니다. 하하하.


음. 오늘은 딱히 쓸 내용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하하. '안 되는 건 억지로 해도 안 된다는 것' 다시 말해 '포기'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죠. 이 노래에서는 떠난 사람의 마음을 돌리는 일을 말하고 있죠. 예전에 현대그룹을 세우신 정주영 회장님이 '이봐. 해봤어?'라는 말을 자주 하셨다고 합니다. 그만큼 세상에 안 되는 없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 의식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할 때 쓰이는 말인데요. 지금도 유효할까요?

등 돌리고 가려는 사람의 바짓가랑이를 붙잡는다거나 가버리면 여기서 콱 죽어버릴 거라고 엄포를 놓는다고 누군가의 마음이 돌아올까요? 네. 어려울 겁니다. 저는 '안 되는 건 억지로 해도 안 된다'에 한 표를 던지는 쪽입니다. 세상만사가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 다 가능하지는 않으니까요.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서는 '정답'이라는 챕터가 있는데요. 우리 인생에는 딱히 정답이 없다는 내용이어죠. 어떤 때는 도전정신이 부족한 거고 어떤 때는 안 될 일을 붙잡고 있는 거라서요. 이처럼 같은 상황을 바라보고도 사람에 따라 다른 상황 판단을 하게 되잖아요. 뭐가 맞는지는 이후에 봐야 알고요.

그래서 저는 언제 도전 정신을 발휘하고 안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봤는데요. 바로 주도권이 나 자신에게 있는가 아니면 누군가나 관계에 있는가 하는 지점에 눈이 가더군요. 사랑과 이별 같은 것은 후자에 해당하겠죠. 나만 잘한다고 잘 된다는 보장이 없으니까요. 이런 곳에 도전 정신을 발휘하는 것은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죠. 반대로 나만 잘하면 되는 살을 빼겠다 술을 끊겠다 등등은 도전해 봐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사회는 과하게도 '끈기'를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 반대편에 '포기'라는 단어가 있는 이유가 있을 텐데 말이죠. 만약 이 노래의 화자가 상대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관계를 가져가겠다고 끈기를 발동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네. 머리싸매고 누웠겠죠. 정상 생활이 어려웠을 겁니다.

우린 잘하는 게 있고 못하는 것도 있죠. 흥미 있는 일도 있고 좀처럼 재미가 안 생기는 일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취향이 있고 호불호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끈기를 발휘해야 하는 경우의 수보다 포기를 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훨씬 많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신이 하기 싫은 일을 남들이 좋다 하니 붙잡고 있는 끈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일을 찾기까지 포기하는 일을 끈기 있게 추진하는 것이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포기를 여러 번 하다 보면 포기하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 시도조차 하지 않게 되니까요.

이 노래에서 화자는 '안 되는 건 억지로 해도 안 된다는 것'을 인정하죠. 이별을 제대로 받아들이는 태도입니다. 좋았던 과거와 슬픈 현실이 충돌하며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지만 '포기'라는 단어를 품었으니 언젠가 또 다른 포기가 될지도 모를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될 겁니다.

이별을 했다고 사랑하는 일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을 포기하더라도 사랑하는 일을 끊기 있게 해 나가야 하는 것이겠죠. 여러분들은 어떤 일을 끈기 있게 추진하시고 어떤 일을 포기하시나요? 포기를 끈기 있게 될 때까지 추진합시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니체가 말한 '초인'은 초월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을 지속적으로 극복해 나가는 사람'을 뜻한다고 하네요. 우린 의지력이 약한 사람을 '작심삼일'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하는데요. 만약 3일마다 무너진 계획을 다시 세운다면 1년 동안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1년 동안 성공한 사람이 되겠죠. 오늘 안 됐다고 지난번에 안 됐다고 다시는 안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번에는 다를 거야, 달라질 거야 라는 마인드로 실패를 딛고 일어나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시와요. See you. Coming Soon-(NO.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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