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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y 17. 2024

Crush의 <미안해 미워해 사랑해>

작사/작곡 남혜승, 김경희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크러쉬(Crush)'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2 kuJXEiIWPg? si=21 VUF4 nW7 Ih98 uib

Still want you all the time

아직 내 마음속 한편의 방에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

너를 기다려


Need you all the time

미친 듯이 네게 달려가

두 팔 가득 너를 품고


- 크러쉬의 <미안해 미워해 사랑해> 가사 중 - 




늦어서 미안해

사랑이 식은 줄 알았어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잊고 살았나 봐


내가 미안해

심장이 하는 말을

그동안 알아채지 못하고

시간 속을 헤맸나 봐


너를 불러봐

잡히지 않는 짙은 안개처럼

그리움에 파묻혀졌던

기억들을 떠올려봐


망설였어

너를 기다렸어

미친 듯이 달려가

두 팔 가득 너를 안고파


나의 진심과 모든 기억 속  

내가 아직도 숨 쉬며 살고 있는

유일한 이유였어 넌 





크러쉬는 싱어송라이터로 2012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신효섭입니다. 활동명 크러쉬는 1차적으로 '부수다'는 뜻도 있지만 '반하다'는 뜻도 있다고 하네요. 중학교 때부터 흑인 음악을 좋아해서 혼자 독학으로 작사, 작곡 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2012년 치타와 함께 '미스터피스'라는 혼성그룹으로 데뷔했지만 나온 지도 모를 만큼 그냥 사라졌죠. 이후 자이언티를 만나 다이내믹듀오가 만든 '아메바컬처'에 합류합니다. 다른 가수들의 음반 제작을 돕다가 2014년 본인의 정규 1집 음반 'Crush On You'를 발매하며 리스너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죠. 

그가 유명해진 건 2016년 <도깨비>라는 드라마의 OST에 참여하면서부터입니다. 'Beautiful'이라는 노래였죠. 2019년 '아메바컬처'에서 나온 후 싸이가 설립한 'P NATION'으로 이적했습니다. 그리고 5년 만에 정규 2집을 냈죠. 그리고 2023년 세 번째 정규 앨범 'wonderego'를 발매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최근에 tvN에서 방영된 <눈물의 여왕> OST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역작이었죠. 보셨나요? 전 3회부터 본방사수했더랬습니다. 하하하. 크러쉬는 거부감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목소리가 강점이 아닐까 싶네요. 참 크러쉬는 2016년 한강 멍 때리기 대회에서 앞도적인 1등을 차지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앞으로도 그의 목소리가 드라마속에서 들으면 주의깊게 들어야겠어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미안해 미워해 사랑해'입니다. 제목은 주제에 해당되니까 왜 미안한지 왜 미워하는지 어떻게 사랑하는지를 파악하면 이 노래의 가사 해석을 제대로 한 것이겠죠.

'It's the same day/ 이렇게 너를/ 다시 불러보는/ 잊고 있던 마음들과/ 이제야 내미는/ 나의 미련한 진심들

늦어서 미안해'가 첫 가사입니다. 여기서는 미안한 이유를 엿볼 수가 있네요. '미련한 짐 심들'이라는 가사가 힌트가 되겠네요.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서도 그동안 잊고 있어서 표현하지 못했다가 이제야 그 마음을 알아차렸다는 의미로 해석하면 될 듯요.

'I wish I could have told you that/ I was born to love you/ To love you with all my heart/ 널 향한 심장이 멈춰지지가 않아' 부분입니다. 드라마의 내용처럼 아기를 유산한 것 때문에 벌어진 사이가 되었지만 서로를 향한 사랑의 마음을 완전히 거둔 것은 아니었죠. 여건만 조성이 된다면 다시금 멈춰있던 심장이 다시 뛸 수 있는 관계임을 암시하고 있다고 보면 어떨까요?

2절에서는 'It's the same night/ 흐릿한 어느 밤안갯속에 너를/ 불러보곤 해 난 또/ 시간 저편에 빛나던

기억을 떠올려/ 두 손 꼭 잡았던' 부분이 나옵니다. 잡힐 것 같지 않은 상대를 잡아보려 기억을 소환하며 안간힘을 써 보고 있는 듯하네요. 

이어지는 가사는 'I wish I could have told you that/ I was made to love you/ To love you with all my heart/ 망설이다 혼자 삼켰던 말 사랑해'입니다. 한 때 사랑으로 휘감겼던 마음이 갈 길을 못 찾고 헤에 다가 결국 임계점을 넘기며 사랑해라는 말로 터져 나오는 듯하네요.

'Still want you all the time/ 아직 내 마음속 한편의 방에/ 그리움으로 가득 채워/ 너를 기다려/ Need you all the time/ 아무 말도 전하지 못해/ 시간 속을 헤매는/ 나를 미워해(2절 : 미친 듯이 네게 달려가/ 두 팔 가득 너를 품고)' 부분입니다. 여기에 왜 미워하는지에 대한 힌트가 나오죠. 상대를 기다리게 한 것에 대한 미안함이죠. 뭘 기다리게 한 걸까요? 화자 자신의 마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요?

마지막 가사는 '사랑했던 나의 진심이/ 사랑받던 모든 기억이/ 내 모든 이유/ 유일한 이유'입니다. 상대가 삶의 이유라고 말하고 있죠. 그만큼 엄청 사랑한다는 말로 마지막 사랑해의 자물쇠가 풀리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애증'이라는 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애증은 '사랑과 미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입니다. 흔히들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라고들 하죠. 이 노래의 제목인 '미안해 미워해 사랑해'는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더 이른 시기에 표현하지 못했다는 미안함과 그런 자신에 대한 미움 그리고 상대를 향한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조금 다르죠? 애증이란 똑같은 상대를 향해 일어나는 감정인데, 노래에서는 미워하는 것은 자신이고 사랑하는 것은 상대이니까요.

애증이라는 감정은 언제 생기는 걸까요? 왜 생기는 걸까요? 사랑하는 감정이 바탕이 되어야만 일어날 수 있는 감정인 것은 분명하죠.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며 미움이라는 감정이 들끓는 것이죠. 그 사람의 전체 모습 중 마음에 들지 않는 일부를 보고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합니다.

이 드라마 속에서는 아이를 잃은 슬픔을 잊기 위해 그 흔적을 하루빨리 지워버리려고 하는 여주인공과 서서히 그 마음을 내려놓으려고 하는 남주인공간의 속도 차이가 애증의 시발점으로 그려지죠. 그 사람 자체가 아니라 그 사람의 특정한 상황을 대하는 태도가 미운 감정을 만들어내죠.

사랑과 미움은 상당히 모순되는 감정이지만 과학적으로 보면 두 감정을 관리하는 영역이 같은 곳이라고 하네요. 사랑의 감정이 클수록 미움의 감정도 그만큼 커지게 되죠. 사랑하는 사람을 향해 그렇게 했으면 하는 행동이나 말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일 때 미움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것일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 미움은 일명 인지부조화를 해결하고 싶은 누군가의 속마음을 반영한 감정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결국 애증은 사랑하는 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갈등일 겁니다. 특정 시점이나 기간에 사랑의 감정이 뒤로 물러나고 미움의 감정이 전면에 나서는 형국이죠. 상대 자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상대의 어떤 행동이나 말 혹은 상황이 탐탁지 않아 발생하는 감정이라고 봐야겠네요.

우리말에 '미운 정 고운 정들었다'라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 표현 속에는 바로 애증의 세월을 겪어왔다는 의미가 들어있죠. 애증은 진정한 사랑으로 나아가기 위한 선결조건일 수도 있습니다. 처음부터 사랑으로 시작해서 사랑으로 끝을 맺는 관계는 드무니까요. 

처음에는 사랑의 감정으로 양보나 배려를 잘 하지만 어느 정도 시점이 흐르면 나도 양보받고 싶고 배려받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니까요. 그래서 사랑을 하면 특정 시점부터는 갈등 상황이 전개되기 마련입니다. 이 갈등 상황을 현명하게 넘길 수 있어야 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것이죠. 좋은 모습은 충분히 봤고 싫은 모습을 보는 타이밍을 견딜 수 있어야 진짜 사랑을 꽃피울 수 있죠. 일명 콩깍지가 씐 눈이 아닌 제대로 된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시간의 견딤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예전에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요. 바로 애증 관계를 나타내는 말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이죠. 그 사람의 좋은 점이 아니라 그 사람의 단점을 알고도 사랑할 수 있다면 찐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미혼자들에게 하는 충고 중에 그 사람의 최대 단점을 찾고 그걸 평생 수용하며 살 자신이 있는지를 생각해 봐라는 말이 생각나는 대목입니다.

여러분들은 애증의 단계를 지나 찐 사랑을 하고 계신지요? 그보다는 애증의 단계를 무한 반복하는 경우가 많죠. 이럴 땐 좋았다가 저럴 땐 미웠다가 이렇게요. 하하하. 누군가의 단점이라는 게 쉽게 바뀌지 않으니 그걸 볼 때마다 울화통이 치미는 것이겠죠. 누군가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문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는데 자신이 그걸 못 알아본 것일 수 있으니까요.

애증의 단계를 지나면 상대방의 단점을 감싸며 찐사랑을 하기 보다는 무덤덤한 상태가 되는 일반적일 텐데요. 그러려면 참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죠. 더 이상 누군가의 단점을 보고 어찌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하니까요. 애증은 그 자체로는 건강한 감정입니다.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주요한 포인트겠죠. 여러분이 주로 애증 하는 인물은 누구인가요? 자녀, 가족, 친구, 연인 등등. 모두가 사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잊어서는 안 되겠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래간만에 명품 드라마를 봐서, 뭔가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이 노래를 <가사실종사건>에서 다루는 것으로 대신할까 합니다. 또 언제 이런 임팩트 있는 드라마를 볼 수 있을까요? 이런 배우들과 동시대를 살고 있음에 감사해야 하는 것이겠죠. 누군갈 믿었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배신의 감정을 느끼듯이 사랑의 감정도 증오의 감정으로 돌변하기도 합니다. 감정에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네요. 증오의 감정을 적게 느끼려면 사랑의 감정도 조절해야 할까요? 하하하. 편안한 저녁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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