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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y 23. 2024

김민종의 <하늘 아래서>

작사 김민종/  작곡 서영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민종'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FLTRc3 y9 Ovc? si=K1 K6 M_h8 hrp12 BAr

가고 있잖아

하얀 너의 곁으로

이젠 아무도

나를 막을 수가 없는데


걸어만 가야 해

느낄 수도 없잖아

이젠 울지 마

다가가는 날 보며


너를 위해

너를 위해


- 김민종의 <하늘 아래서> 가사 중 -




지난 시간을

기억하고 싶지가 않아

하루하루가 삶의 무게가

나를 짓눌러왔어


사는 의미, 꿈 이런

생각해 볼 틈조차 없었어


지금 어디에 서 있지

뭘 찾고 있는 거지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두리번거려


유난히 하늘은

맑고 평화로워 보여

허탈한 마음에

너를 불러봐


이젠 어떤 느낌도

마지막 너의 모습도

기억이 나질 않아


늦었지만 이제라도

너를 향해 달려갈게

하얀 너의 곁으로


너무 슬퍼하진 마

이렇게 애쓰고 있는

내가 가까워지잖아



 

김민종은 1992년 1집 앨범 '사랑/이별 이야기'로 데뷔했습니다. 가수 데뷔 전에는 광고모델을 했고 배우로 활동했죠. 1988년 영화 <아스팔트 위의 돈키호테>로 데뷔했고 1989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에 출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죠.

그런 그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드라마였습니다. <느낌><미스터 Q><수호천사> 등 당대 최고의 여자 연기자들과 호흡을 맞췄죠. 그도 하이틴 스타 중 한 명이고요. 지지부진했던 영화와 드라마가 이어지다가 2012년 <신사의 품격>으로 화려한 복귀를 하기도 했죠.

가수로서는 솔로 1집 '또 다른 만남을 위해'가 준수한 성적을 거뒀죠. 그 당시 하이틴 스타들은 음반 내는 것이 다반사이었습니다. 연기자로서의 인기를 음반에도 써먹는 식이었죠. 그런데 김민종은 1993년 2집을 내면서 연기자만큼 가수로서도 실력이 있음을 입증해 내기 시작했죠. 1992년 손지창 씨와 함께 '더 블루'라는 그룹을 결정해서 <너만을 느끼며><그대와 함께><친구를 위해>를 연속 히트시켰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1993년 발매한 그의 두 번째 솔로 앨범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왜 제가 이 노래를 선택했는지 아시겠죠?

하지만 1996년 귀천도의 OST 겸 자신의 3번째 음반의 타이틀 곡이었던 <귀천도애>라는 곡이 표절시비에 휘말리면서 1위 후보에서 자진 사퇴하고 가수 활동을 잠정 중단합니다. 제 기억으로 그때 거의 은퇴 분위기였죠. 식겁했습니다. 2년여의 공백 기간을 마치고 동료 연예인들의 설득에 힘입어 자신이 직접 작곡한 록발라드 <착한 사랑>을 들고 복귀하죠. 이게 4집이었고요. 그 이후로도 8집까지 앨범을 냈습니다.

김민종 씨는 특유의 코맹맹이 소리와 끄는 창법으로 1990년 가요계의 블루칩 역할을 담당했죠. 꼭 <가사실종사건> 아카이브에 담겨야 하는 인물 맞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국감 현장에 나온 그의 모습을 보면서 혼자 빵 터졌더랬습니다. 보신 분 있나요? 하하하. 저만 그랬나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노래 제목이 '하늘 아래서'입니다. 이 노래를 만들게 된 사연을 좀 검색해 봤는데 안 나오더군요. 가사를 여러 번 음미해 봤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저 세상으로 간 상황인 것 같기도 하고 확답을 못 내렸습니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든 이별한 것은 맞는 것 같고요. 같이 오래간만에 수수깨기 같은 가사를 함께 풀어보시죠.

'나의 과거를 이제는 잊고 싶어 / 지친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왔지/ 꿈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었어/ 지난 어린 시절엔'이 첫 가사입니다. 뭔가 과거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힘겨운 삶을 이어온 화자의 모습이 보이네요. 당연히 꿈도 희망도 살아갈 이유조차도 잃어버린 채로 말이죠.

 '지금 서있는 이곳은 어디인지/ 무얼 찾아왔나 아무도 없는 곳에/ 평화롭게 보이는 말없는 하늘 아래/

너를 불러봤어 허탈한 마음에' 부분입니다. 그때의 충격이 어찌나 컸던지 지금도 반쯤 넋이 나간 모습이죠. 어디에 서 있는 건지 무엇을 찾아왔는지조차 모를 정도로요. 화자의 침울한 감정과는 다르게 세상은 너무도 평화롭고 하늘색은 푸르기만 합니다. 그래서 대비를 이루며 허탈함을 느끼죠. 그리고 너라는 대상을 불러봅니다. 하지만 '희미한 느낌도 없어/ 마지막 너의 눈빛도'라는 가사에서 보듯 너라는 대상은 현존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죠. 또한 그 대상에 대한 기억마저도 희미해져 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가고 있잖아/ 하얀 너의 곁으로/ 이젠 아무도 나를 막을 수가 없는데/ 걸어만 가야 해/ 느낄 수도 없잖아/ 이젠 울지 마 다가가는 날 보며/ 너를 위해 너를 위해'입니다. 이 부분 가사가 해석난망구간인데요. 만약 그 대상이 세상을 등지고 떠났다고 가정하면 앞뒤 전개가 꼬이거든요. 죽은 사람을 향해 달려간다는 표현도 좀 어색하고요. 그런데 느낄 수가 없다는 가사는 다른 세계에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거든요.

어렵죠? 여러분들은 이 가사가 어떻게 해석이 되사나요? 제 머리로는 도저히 꿰맞춰지지가 않네요. 하하하

제목을 '하늘 아래서'라고 지은 걸 보면 하늘에 있는 대상과 땅에 있는 화자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게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떨쳐지지가 않습니다. 아시는 분 알려주세요~~~~


음. 오늘은 '지금 서 있는 이곳은 어디인지'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자기 객관화에 대해서 말이죠. 여러분들은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편이신가요? 자신이 뭘 잘하고 뭘 못하고 잘하면 얼마나 잘하고 못하면 얼마나 못하는지를 아시나요? 마치 테스형의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아마도 자기 객관화는 본인이 자신을 평가하는 값과 타인이 나를 평가하는 값과의 차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겁니다. 스스로를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아니라고 생각하면 자기 객관화가 잘 안 되는 거겠죠. 반대로 그 값이 대동소이하면 자기 객관화가 잘 되는 것이고요.

흔히들 배운 사람을 지칭할 때 이 자기 객관화가 얼마나 정교하게 되어 있느냐를 언급하기도 합니다. 넓게 보고 깊게 보고 멀리 보는 감각이 있어야 자기 객관화가 가능한 법이니까요. 우물 안 개구리처럼 본인의 주변만 보고 아니면 특정한 영역만으로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는 경우는 자기 객관화와 당연히 멀어지게 되죠.

심리학에서 말하는 '조아리의 4가지 창'에 대해 아니사요? 4개의 창은 맹인 영역, 숨겨진 영역, 열린 영역, 미지의 영역으로 나뉘는데요. 열린 영역은 나도 알고 다른 사람도 아는 영역, 미지의 영역은 나도 모르고 다른 사람도 모르는 영역을 뜻하죠. 문제는 맹인 영역과 숨겨진 영역입니다. 다른 사람은 아는데 나는 모르는 영역과 다른 사람이 모르고 나는 는 영역이죠. 맹인 영역이 자기객관화와 관련이 있겠죠.

이걸 간단히 테스트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나와 다른 사람에게 많은 형용사가 적힌 종이를 주고 나란 사람에 대해 옳다고 생각하는 형용사에 동그라미를 각각 치게 한 다음 맞춰보면 됩니다. 그러면 아주 진풍경이 펼쳐지죠. 마치 MBTI에서 나는 내향을 체크했는데 상대는 외향을 체크하는 일 따위 말이죠.

그만큼 우린 자기 자신의 값을 잘 모르기도 하죠. 보통 자신에게는 후한 점수를 주고 타인에게는 엄격한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서 있는 위치를 찾아가는 노력을 평소에 하지 않으면 안드로메다로 가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곤 하죠.

생뚱맞게 마케팅 이야기를 하나 해 볼까요. 바로 Positioning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시장내에서 어떤 제품의 정확한 위치를 인식시키는 것을 말하죠. A라는 제품은 고가이고 아무나 가질 수 없고 명품을 지향하고 중산층을 뛰어넘으며 골드미스가 주로 사는 브랜드를 지향한다 이런 식으로 정하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게 되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정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다 그렇게 인식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소비자가 전혀 그렇게 느끼지 못하거나 너무 다르게 느끼면 그 브랜드는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사라지죠. 만약 제품이 아니라 그게 사람이었다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지구의 반 이상은 살라지려나요? 하하하.

네. 자신의 서 있는 지점이 좋고 나쁨이 아니라 정확히 어디인지를 아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자기 객관화를 메타인지라는 개념으로 환원해서 부르곤 하는데요. 뒤에 객관화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객관화하려면 일단 거리 두기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보이네요. 책, 지인에게 물어보기, 테스트하기 등 뭘로 거리를 둘 지는 각자의 방식에 따르면 될 것 같고요. 어떤 방식으로 그걸 하느냐 안 하느냐가 관건인 것 같네요.

여러분들은 자기 객관화를 위해 어떤 방법을 쓰고 계신가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이 타인의 평가와 비슷한 값을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겠죠. 저의 경우에는 자기 객관화가 안 된 사람을 보면 얼굴이 찡그려지던데요. 제가 타인에게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예전에 노래방에서 김민종 씨 노래는 남자들이라면 한두 곡쯤은 꼭 불렀더랬죠. 목을 사정없이 긁으면서 말이죠. 그 시절 추억이었습니다. 배우가 이렇게 가수로서 오랜 생명력을 갖는 것도 참 드문 경우죠. 노래가 너무 좋아서 가끔 음반을 내는 경우는 봤어도 배우와 가수 둘 다를 이 정도로 소화한 인물도 드물지 않나 생각이 되네요. 한 때 드라마와 노래로 우리들의 추억을 만들어 준 김민종 씨에게 건투를 빌면서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NO.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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