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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n 13. 2024

B1A4의 <못된 것만 배워서>

작사 휘성 / 작곡 이상혁, 임상혁, 전다운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B1A4'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aMmLmqp9EA?si=XSzWtGgykv5dh9oE

못된 말만 배워서

못된 짓만 배워서

착한 네 맘 몰라서

뭔가 자꾸만 꼬여 꼬여


아직 철이 없어서

깊은 사랑이 어려워

사랑 그까짓 거 그냥 밀어붙여

생각을 했던 내가 멍청했어


- B1A4의 <못된 것만 배워서> 가사 중 -




말 한마디에 그렇게까지

지나가는 사람도 있는데

나 완전히 인간쓰레기로

매장시킬 셈이야

무슨 말을 해야 그만 울거니


그래 내가 잘못한 건

인정해 반성해

그런 의도가 없었다면

믿어 줄거니


나 너 아픈 거 못 봐

그러니까 그만 울어

넌 웃는 모습이 젤 이뻐

진짜야 내가 더 잘할게


근데 사랑이 어려워

네 맘을 못 헤아리는 건

사랑을 몰라서야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그동안 그냥 사랑은

밀어붙이는 거라고

알고 있었거든

오늘 보니 아닌가 봐


이제 제대로 배워볼게

널 위해 멋진 애인이 될게

못된 말 못된 짓 버리고

좋은 말 좋은 것만 품을게


사랑해




B1A4는 3인조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2011년 데뷔했습니다. 원래는 멤버가 5명이었습니다. 그룹명이 'Be the one, All for one'의 약자로 "5명이 하나가 되어 최고가 되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고 'B형 1명과 A형 4명'이라는 뜻도 동시에 지니고 있죠. 특이하게 팀명을 팀원들이 직접 정했다고 하네요.

정진영과 바로가 탈퇴했고 현재는 신우, 산들, 공찬이 멤버입니다. 2011년 미니 앨범 <Let's fly>를 발매했고 타이틀 곡은 'O.K'였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후속곡으로 사랑을 받은 곡입니다. 가수 휘성 씨가 가사를 쓴 점이 눈에 띄네요.

중소기획사에서 출발한 것치고는 높은 인지도를 쌓은 편이죠. 2012년에는 일본 시장에 데뷔하기도 했습니다. 2014년과 2015년 두 번이나  월드투어를 진행했고요. 2016년부터는 개인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이 노래처럼 처음에는 주어진 곡을 부르다가 언젠가부터는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모두가 해내죠. 2016년 정규 3집에 실린 총 13곡 모두를 자작곡으로 채웠고요. 2017년에 미니앨범 7집에 실린 6곡도 마찬가지고요.

2018년 계약 기간 만료와 함께 진영과 바로가 소속사를 옮깁니다. 그리고 신우가 입대를 하고요. 2020년 3년 만에 3명의 멤버로 정규 4집을 발매합니다. 그리고 2021년 메인 보컬이 산들이 입대를 하면서 팀 활동이 멈췄고,  긴 공백을 깨고 올해 1월 8집 미니 앨범 <Connect>로 복귀를 선언합니다. 산들 씨는 여러 음악 프로그램 나와서 솔로로서의 능력을 한껏 뽐낸 바 있죠.

아이돌 치고는 생명력이 좀 있는 편이긴 한데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네요. GOD 형님들을 교본삼아 그 길을 부디 이으시길 기원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못된 것만 배워서'죠. 통상 일상생활에서 이 표현을 누군가를 비난할 때 사용하는데요. 이 노래에서는 자신의 부족함을 자책하는 차원에서 이런 가사가 나옵니다. 어떤 못 된 것을 배웠는지 한 번 살펴보시죠.

'사람들이 보잖아/ 눈물 좀 닦고 고개 들어봐/ 미안하다 했잖아/ 무릎이라도 꿇어 보일까/ 흔한 말실수 갖고/ 이렇게 울면 내가 뭐가 돼/ 사랑해라는 말론/ 더 이상 너를 달랠 수 없겠어/ 매일 휴 휴 휴 휴 휴/ 긴 한숨을 뱉으며 늘 반성해/Baby U U U U U/ 잘하려고 하는데 안 돼 '가 첫 가사입니다. 뭔가 큰 잘못을 한 것 같죠? 어떤 말을 했길래 이리도 비굴해지는 것일까요?

이어지는 가사도 톤 앤 매너가 비슷합니다. /미안해 더 잘할게/ 미안해 화 풀어줘/ 내가 다 잘못했어' 부분이죠. 거의 백기를 들었다고 보면 될 것 같은데요. 'Baby U U U U U/ 니 가슴이 아프면 난 찢어져/ Baby U U U U U/ 내가 정말 아끼는 넌데'입니다. 상대가 아픈 걸 도저히 볼 수가 없다는 뉘앙스죠.

2절에 보면 '어린 내가 자주 하기엔/ 사랑이란 말이 어색해/ '미안해 더 잘할게'/ 기껏 이런 뻔한 감동 없는 말만/ 제발 오 제발/ 좀 더 날 지켜봐 줘/ 내 노력 니 믿음 그 끝엔 행복만 있어' 부분이 나오는데요. 화자 자신의 부족함을 토로하고 있죠. 표현은 부족하지만 계속 노력해 나갈 테니 믿어 달라고요.

'자 이제 그만 울자/ 그만 뚝 눈물 닦자/ 그래 얼마나 좋아/ 넌 웃을 때 젤 예뻐 예뻐 Yeah' 부분이 압권이죠. 마치 어른이 아이의 울음을 달랠 때나 쓰는 표현이 잖아요. 가사에서는 화자 자신을 '어린 내가'라고 표현했는데 상대방은 그것보다 더 어린 느낌이랄까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못된 말만 배워서/ 못된 짓만 배워서/ 착한 니 맘 몰라서/ 뭔가 자꾸만 꼬여 꼬여/ 아직 철이 없어서/ 깊은 사랑이 어려워/ 사랑 그까짓 거 그냥 밀어붙여/ 생각을 했던 내가 멍청했어' 부분입니다. 아 그러니까 화자가 못 배운 건 사랑의 속도 조절 스킬인 거군요. 이건 상상인데요. 젊은 혈기에 모텔이라고 가자고 상대의 손을 끌자 상대가 안 간다고 했고 그 상황에서 '사랑하면 되는 거 아냐' 뭐 이런 말실수를 한 걸까요? 도무지 이 비굴성의 원인이 된 말과 생각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이 부분은 마지막쯤에 나오는 가사와 함께 보면 좋은데요. '좋은 말만 배워서/ 좋은 것만 배워서/ 나도 너를 닮아서/ 멋진 애인이 될게 Oh Yeah/ 오래오래갈 거야/ 어떤 연인보다 오래/ 사주고 싶은 것 먹이고 싶은 것/ 산더미처럼 많아 진심이야' 부분입니다. 못된 말이 좋은 말로 못된 짓이 좋은 것으로 바뀌어 있죠. 예쁜 마음을 가진 상대방을 닮고 싶다고 하는 것을 봐선 화자는 그 점에서는 하수임을 인정하는 걸까요? 리드를 할 생각을 못하고 닮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가사가 영 끌리지는 않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음. 오늘은 하이라이트 구간에 나오는 '못된 말만 배워서/ 못된 짓만 배워서/.../ 뭔가 자꾸만 꼬여 꼬여'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네 이 노래에서는 화자가 자신의 잘못을 거론하는 과정에서 좋은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말로 '내가 좀 모자라서'라는 자기 고백 성격의 가사입니다.

흔히들 아이들은 부모의 말과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한다고 하죠. 그만큼 자기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는 나이의 어린이들은 가까운 사람의 말과 행동을 여과 없이 흡수하곤 합니다. 그 속성 때문에 어른이 되면 평소에 하던 나쁜 말과 행동을 아이들과 함께 있을 때만은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부단히 애쓰죠.

그런데 성인은 어떨까요? '나쁜 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한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하하하.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안하무인식 나쁜 말과 행동, 나만 위하는 행동은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보면 굉장히 유익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줄 안 서고 새치기해서 시간을 절약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사회속에 사는 우리는 주변 사람들을 배려해야만 안녕이 유지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덥다는 이유로 번화가 한 복판에서 웃통을 훌러덩 벗고 다니는 것은 미풍양속을 해치는 일로 행인들에게 불쾌감을 주죠. 배우지 않았다고 해서 예외가 되진 않습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나쁜 말, 나쁜 것은 거를 수 있어야 하는 듯합니다. 상식이 있는 이라면 어떤 일로 인해 누군가에게 민폐를 안겼을 때 '제가 생각이 짧아서' 혹은 '제가 가방끈이 짧아서'처럼 배우지 못한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죠. 이 말에는 배웠으면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됐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우리가 다른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의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초등학교 수준에서 다 배웁니다. 딱히 가방끈이 길어진다고 해서 말과 행동이 일반 사람들보다 훌륭해진다는 보장이 없죠. TV를 보면 온통 많이 배운 사람들이 나와 일반인들의 손가락질을 받잖아요.

사랑의 경우는 어떨까요? 어릴 적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커서도 사랑 전선에 이상이 없을 확률이 크죠. 그럼 그 반대의 사람은 어떨까요? 사랑에는 진정 배움이 동반되어야 하는 걸까요?  요즘은 명씩 아이를 낳는 경우가 많죠. 부모와 조부모가 아이에게 사랑을 듬뿍 있는 환경입니다. 예전엔 7~8명씩 아이를 낳던 시절도 있었고요. 전자가 후자보다 성인이 되어서 사랑하는데 유리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부모로부터 사랑을 받으며 사랑받는 감정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 그걸 실천하는 것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해서입니다. 물론 유리한 환경에 서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요.

그리고 또 하나 가사에 나오는 못된 말과 짓은 배우는 아니라 배척해야 하는 것이죠. 주어-서술어의 오류입니다. 좋은 사랑을 배워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인데, 하물며 나쁜 것, 나쁜 짓을 배웠다는 건 이미 나쁘다는 형용사에서 알 수 있듯이 배움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가 더 큰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린 사랑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그걸 통해 배우죠. 또 주변 사람이 겪은 사랑의 실패를 통해서도 배웁니다. 처음부터 사랑꾼으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사랑에는 배움이 필수적인 것 같아요. 다만  사랑은 그 당사자가 직접 실제 상황에 적용하며 배우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겠죠. 한 번에 성공하기도 어렵고 남녀를 뛰어넘는 보편적 사랑이 우리 삶을 휘감고 있으니 말이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사랑은 배우기도 힘들고 가르치기는 더더욱 힘든 것 같습니다. 직접 겪어봐야 이해가 되는 무언가가 있어서 일 겁니다. 그래서 공식도 안 통하고 예외도 늘 있기 마련이죠. 아는 것도 힘든데 실천하는 것은 그것보다 몇 곱절 어렵습니다. 차라리 모르는 거랑 진배가 없을 정도로요. 이 알쏭달쏭한 사랑의 속성으로 인하여 저도 <가사실종사건>이라는 브런치를 지속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사랑 참 어렵다. 사랑 참 밉다. 하하하. 그럼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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