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아이들은 9인조 아이돌 가수로 2010년 데뷔했습니다. kevin, 황광희, 임시완, 문준영, 김태현, 정희철, 하민우, 박형식, 김동준이 멤버죠. 이 중 박형식과 kevin이 메인 보컬을, 김동준이 서브 보컬을 맡고 있습니다. 주얼리와 V.O.S가 소속된 스타제국에서 야심하체 준비한 아이돌 그룹입니다.
엠넷의 리어리티 프로그램인 '오스피 리얼리티-제국의 아이들'에서 소개돼 프로그램명을 그룹명으로 삼았습니다. 아이돌 그룹이라고 하기엔 개인 역량이 너무 빼어난 그룹이라고 할까요. 그래서인지 멤버 중 3명은 연기자로 한 명은 예능활동으로 유명해졌지만 정작 가수로서는 1위를 한 번도 못했죠.
2011년 정규 1집에 이어 2012년 2집 <SPECTACULAR>를 발매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집에 실린 타이틀곡입니다. 이들 노래 중 그나마 가장 흥행한 곡이죠. 싱글 2장, 디지털 싱글 2장, 그리고 미니앨범 3장을 내놓았는데요. 전체적으로 소속사의 역량 부족으로 큰 임팩트를 전해주진 못했죠.
그나마 멤버들의 개인 인지도가 팀 성적을 받쳐주고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일 정도죠. 2016년 전속 계약 만료 후 멤버 모두 스타제국과 결별했습니다. 멤버들 간의 사이는 좋아서 완전체 컴백 이야기도 있었지만 현실적인 여러 가지 문제를 감안하면 실제 그렇게 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후유증'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남은 상처를 표현한 단어죠. 이별하고 나서 그 사람이 자꾸 생각나고 보고 싶고 뭐 그런 것들 있잖아요. 그중에서도 으뜸은 감정 컨트롤이 안 되는 것 혹은 넋이 나간 것 정도를 꼽을 수 있겠네요.
'먹지도 못하는 술을 자꾸 마시고/ 관심도 없는 애들한테 자꾸 연락하게 돼/ 외로워서 그런 가봐 생각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지내다가도/ 네가 쓰던 향수 냄새만 맡으면/ 나도 몰래 네 사진을 꺼내 보고 싶어 지는데'가 첫 가사입니다. 네 후유증의 일반적인 증세에 해당되죠.
'네가 떠난 뒤 멈춰버린 내 사랑이란 Page/ 내 맘에 텅 빈 너란 자린 또 눈물만 고이지/ 어쩌면 좋을까 어쩜 넌 이리 모를까/ 밤새 또 혼잣말 I wish I could turn back time Uh' 부분입니다. 이 정도 역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다만 여기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시간을 돌리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거죠. 현실이 너무 아파서 그걸 달래 보려고 신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시간마저 만지작 거려 봅니다.
2절에서는 '바쁘게 일만 하고/ 친구들 만나고/ 딴생각할 겨를도 없게끔/ 네가 없는 빈자리/ 느낄 새도 없이/ 잘 지낸다고 믿었는데/ 어떻게 된 일이야/ 시간 가면 괜찮을 거란/ 그 말이 거짓말인 것 같아/ 왜 나만 자꾸 아픈 것 같아' 부분이 나오는데요. 후유증이 좀 진정되고 잘 사는가 싶었더니 아니나 달를까 밑도 끝도 없이 불현듯 허전함 따위가 밀려오죠. 진짜 후유증은 이 부분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나와 같진 않을까/ 혹시 너도 아닐까/ 아직 내 번호를 그녀도 지우지 못했을까/ 자꾸 나 바보같이 왜 이래/ 잊을 거라며 또 이래/ 왜 이런 나를 두고 그녀는 떠났을까/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널 놓치지 않을 텐데/ 비 내리던 그날 밤 너를 붙잡았다면/ 내 옆엔 아직도 네가 있었겠지/ 제발 돌아와 줘 너무 힘들어' 부분입니다.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건져보려는 마음이죠. 원망도 해 보고요. 그 원망은 떠난 상대방로 했다가 결국 끝내 잡
지 못한 자신에게 돌아오죠. 그리고 돌아와 달라고 울부짖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나/ 그냥 하염없이 서글퍼져/ 네가 떠나간 뒤 매일/ 나 혼자 남겨진 아픔이 싫어/ 자꾸 하염없이 눈물이 나/ 자꾸 하염없이 서글퍼져/ 너를 사랑한 뒤 매일 잠이 오지 않아/ 이 지독한 후유증 때문에 난' 부분입니다. 여기서는 '하염없이'라는 단어를 눈여겨봐야 할 것 같은데요. '어떤 행동이나 심리 상태 따위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계속되는 상태'를 말하죠. 제 몸이 컨트롤이 안 되는 상태를 표현한 것이죠. 이쯤 되면 넋이 나간다고 할 수밖에요. 그래서 '후유증'인 것이죠.
음. 오늘은 가사 중 '혼잣말'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들은 혼잣말을 자주 하시는 편이신가요? 네. 저는 자주 하는 편입니다. 특히 혼자 여행을 갔을 때 그리도 혼잣말을 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대상이 없으니 누군가가 들어줄 것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이해받으려고 하는 것도 아닌데 우린 왜 이렇게 혼잣말을 그리도 하는 걸까요?
찾아보니 혼잣말 연구는 1934년 레프 비고츠키와 1959년 장피아제라는 분이 처음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우리 전 세대 그리고 전전 세대에도 혼잣말이라는 것이 존재했다고 봐야겠죠. 지금까지도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라면 응당 그것이 주는 유용성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혼잣말의 유용성에 대해 찾아봤습니다. 하하하.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고, 동기 부여와 능력 향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부정적인 단어가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병일 수 있으니 이런 경우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라고 되어 있네요.
우리가 혼잣말을 하는 경우를 대충 정리해 보면 이렇습니다. 추임새 성격이 있고요. '어디 보자~' 같은 거요. 그리고 감탄사도 있죠. '아하~ 이걸 내가 왜 몰랐지' 요렇게요. 산에서 혼자 '야호' 하는 것도 혼잣말로 볼 수 있고요. 스스로 묻고 답하는 고난도 혼잣말도 있습니다. 하하하.
우리가 책을 읽거나 공부할 때도 혼잣말이 활용되죠. 쓰면서 소리 내서 읽으면 암기가 더 잘 되는 것 같고요. 책이 눈으로 잘 안 읽히면 소리를 내서 정독을 하다 보면 집 나갔던 집중력이 돌아오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이 방법은 저도 가끔 활용하곤 한답니다.
이 노래에서는 '밤새 또 혼잣말/ I wish I could turn back time U' 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바로 '답답함'이 기본 정서로 깔려 있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억울할 때 누구도 나의 진심을 몰라주는 것 같을 때 혼잣말을 하곤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경우 있으셨나요?
너무 잦지만 않다면 혼잣말은 분명 유용성이 있는 듯합니다. 그런데 이 혼잣말의 특징이 바로 '부지불식간에' 혹은 '전혀 의도하지 않고'죠. 혼잣말을 작정하고 하는 사람은 드물잖아요. 그래서 이 노래의 제목인 '후유증'과 상통하는 면이 있는 듯합니다. 후유증으로 넋이 나간 화자이기에 의도치 않게 혼잣말을 하는 것이죠.
과연 이 화자는 혼잣말을 하며 자기 위로가 되었을까요? 아니면 과거의 늪에 빠져 정신줄을 놓으며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영역으로 가버렸을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사실종사건>은 9개 분야의 매거진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남자 아이돌은 가장 부진합니다. 저도 손이 잘 안 가고 반응도 뜨뜻미지근하고요. 하하하. 그래도 다양한 노래를 들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간이 될 때마다 꾸준히 올려보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평소에 자주 듣는 노래가 아니다 보니 브런치에 넣으려면 다른 노래들보다 소화하는 시간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토요일에 떡하니 팝송이 자리하고 있어서 일요일에 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네요. 오늘은 그럼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