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은 2015년 데뷔한 6인조 보이그룹입니다. 김진환, 송윤형, BIBBY, 김동혁, 구준회, 정찬우가 멤버죠. 멤버 모두 한국인입니다. 원래는 B.I까지 7명이었고, 김진환 씨가 멤버 중 처음으로 군대를 가게 되면서 5인 체체로 활동 중입니다. 영어 icon에서 'c'자리에 'K(orea)'를 넣어 만든 팀명인데요. 로고가 태극기의 건곤감리를 본떠서 만든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그룹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콘은 2013년 Mnet에서 방송된 리얼리티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이었던 <WIN - Who is Next>와 2014년에 <믹스 앤 매치>에 출연하면서 7인 체제가 만들어졌습니다. 비교적 라이브를 잘 소화하는 아이돌 그룹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BOBBY가 팀에서 래퍼를 맡고 있는데, <쇼 미 더 머니> 시즌3의 최종 우승자일만큼 실력파입니다. 솔로 앨범도 2집까지 발매한 바 있습니다.
2015년 데뷔해서 2022년까지는 YG엔터테인먼트 소속이었고 현재는 143 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국내 인기를 기반으로 2016년 일본 시장에도 도전했고요. 이후로 동남아로 영역을 확대해 나갔습니다. 2019년 BI가 불미스러운 논란으로 하차를 했죠. 현재는 솔호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8년 발매한 <Return> 앨범에 수록된 타이틀 곡입니다. 당시 초등학생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끌었던 노래라고 하죠. 담담한 가사가 쉬운 멜로디가 강점이 아닐까 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사랑을 했다'입니다. 영어로는 'Love Sceanario'로 기재되어 있네요. 아시나 시피 시나리오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쓴 각본을 말하죠. '사랑을 했다'라는 과거형 문장으로 판단컨대, 그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져 상영되고 마치는 상태인 것으로 보이네요.
이 노래는 도입부에 하이라이트 구간을 먼저 배치하는 구성입니다.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지우지 못할 추억이 됐다/ 볼만한 멜로드라마/ 괜찮은 결말/ 그거면 됐다 널 사랑했다/ 우리가 만든 LOVE SCENARIO/ 이젠 조명이 꺼지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 조용히 막을 내리죠' 부분이죠. 위에서 설명한 내용과 같죠?
'에이 괜찮지만은 않아 이별을 마주한다는 건/ 오늘이었던 우리의 어제에 더는 내일이 없다는 건/ 아프긴 해도 더 끌었음 상처가 덧나니까/ 널 사랑했고 사랑받았으니 난 이걸로 됐어/ 나 살아가면서 가끔씩 떠오를 기억/ 그 안에 네가 있다면 그거면 충분해' 부분입니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죠. 상처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랑을 했으니 후회는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질척되지 않고 지금 이별하는 자세도 '헤어지지 좋은 타이밍'이라고 느껴지네요. 모든 이들의 사랑과 이별이 화자 같기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요.
'갈비뼈 사이사이가 찌릿찌릿한 느낌/ 나 사랑받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눈빛/ 너에게 참 많이도 배웠다 반쪽을 채웠다/ 과거로 두기엔 너무 소중한 사람이었다' 부분입니다. 사랑을 배움으로 대하는 자세가 참 보기 좋네요. '과거로 두기엔 너무 소중한 사람'이라는 표현도 눈에 띄네요.
'네가 벌써 그립지만 그리워하지 않으려 해/ 한 편의 영화 따스했던 봄으로 너를 기억할게' 부분입니다. 한 편의 사랑 영화가 시작되고 그 속에 주인공으로 열연을 한 후 영화가 막을 내립니다. 그 영화의 감사평은 '따스한 봄처럼 기억하고 싶은 영화'가 아니었나 싶네요.
음. 오늘은 'LOVE SCENARIO'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우린 자신의 러브 스토리를 영화로 만들어도 성공하겠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그만큼 현실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드라마틱한 상황이 펼쳐지고 그 속에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사랑하고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애드리브'이라는 거 아시죠? 연기자가 대본에 없는 내용을 인위적으로 혹은 즉흥적으로 연기하는 것인데요. 성공하면 대박이고 아니면 이도저도 아닌 그림이 되죠. 우린 저마다 꿈꾸는 사랑의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 어떤 사랑을 나누면 좋겠다는 바람 같은 거요. 쉽게 말해 특정 드라마 속의 남녀주인공 역에 자리를 끼워 넣어 보는 상상을 해 보는 거죠.
그런데 현실에서는 시나리오를 쓴다고 그대로 연기가 이루어지지도 않을뿐더러 그 연기를 받아쳐야 하는 상대방이 그다음 연기가 나오도록 반응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반사죠. 그래서 그 연기의 맛을 살리면서 당황하지 않고 위축되지 않으려면 '애드리브'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하는 남과 여가 주어진 상황에 맞게 그때그때 대사를 처가며 그림을 완성해 가면서 역으로 시나리오 써지는 후행적 방식인 것이죠. 그러니 대부분의 애드리브가 연기자의 역량에 의존하듯이 사랑하는 남과 여가 어떤 말을 내뱉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시나리오의 밀도와 완성도를 결정하게 되는 셈이죠.
그러니 사랑은 만들어진 시나리오를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이 시나리오를 만들어 가는 것이겠죠. 그 시나리오의 시작도 끝도 두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시나리오가 좋은 내용으로만 쓰여진다면 과연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을까요? 범인이 누구인지를 처음부터 알고 보는 탐정 영화 같은 느낌이랄까요.
네. 시나리오는 분명 서사구조가 갖춰져 있어야 합니다. 흔히 말하는 기승전결 같은 거 말이죠. 특히 주인공을 괴롭히는 악당이나 시련 등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을 필연적입니다. 그것을 하나씩 극복하고 행복이나 사랑에 도달하는 그림을 그려야 연기하는 사람은 물론 보는 사람들도 열광하게 되는 식이죠. 갈등을 해결하는 국면에서 주인공들의 관계는 한 단계 성숙하고 관객들은 카타르시스 같은 감정을 느낍니다.
시나리오는 한 편의 영화를 전제로 하죠. 영화는 2시간 남짓 상영이 되고요. 우리의 사랑은 언젠가 끝이 있고 사랑의 시나리오를 본다는 것은 누군가의 과거 기록을 보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장에서 쪽대본처럼 동시동작으로 쓰면서 연기했던 사랑의 시나리오가 한 편의 영화로 완성됐다는 건 그래서 지금은 종결된 상태라는 의미를 던져주고 있어 슬프네요. 그래서 이 노래의 마지막이 '사랑을 했다/ 우리가 만나/ 그거면 됐다/ 널 사랑했다'처럼 시제상 과거형을 쓸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닐는지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칩니다.
PS. 우리 삶은 드라마틱한 구간이 아닌 구간이 훨씬 많은 비중을 차지하죠. 아마도 시나라 오는 상대적으로 짧은 드라마틱한 구간에 쓰일 겁니다. 보통의 구간을 우리는 루틴이라고 부르는데요. '지루한 것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사람이 강해진다' 뭐 이런 식으로 루틴을 표현하곤 하죠. 그러다 최근에 루틴과 관련된 좋은 글귀를 발견했는데요. 루틴을 '나를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말하더군요. 좋은 표현이죠? 여러분들이 담을 시나리오와 루틴은 각각 무엇인지가 궁금하네요. 하하하.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NO.2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