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샤 키스는 R&B 가수로 2001년 데뷔했습니다.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3,500만 장의 앨범을 판 흑인 가수입니다. 본명은 엘리샤 아우젤로 쿡이고요. 아프리카계 미국인입니다. 불후한 환경 속에서도 피아노 레슨을 받게 한 것이 그녀가 가수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죠. 아이큐가 150이 넘을 정도로 머리가 좋아서 16살에 장학금을 받고 컬럼비아 대학에 입학했다가 창의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그만뒀다고 하네요.
엘리샤 키스는 첫 앨범부터 큰 성공을 거둡니다. 첫 앨범 'Songs in A Minor'로 호평을 받으며 올해의 노래상과 올해의 신인을 포함 5개의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했죠. 무엇보다도 R&B 장르가 빌보드를 석권하는데 일조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점도 빼놓으면 안 될 것 같은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도 그녀 혼자가 만든 노래입니다. 대단하죠.
2003년 두 번째 정규앨범 'The Diary of Alicia Keys'를 발표하는데요. 오늘 소개드릴 곡이 바로 이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앨범 역시 그래미 어워드 4개 부문과 빌보드 뮤직 어워즈 7개 부문을 수상했습니다.
2007년 3번째 앨범인 'As I Am', 2009년 4집 앨범 'The Element of Freedom' 그리고 2012년 5집 'Girl on Fire', 2016년 6집 'Herar', 2020년 7집 'Alicia', 2021 8집, 2022년 9집을 발매했습니다.
비욘세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등과 함께 정상급 가창력으로 평가받죠. 그루브와 음색이 예술입니다. 라이브만 고집하는 가수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이처럼 오랫동안 노래와 함께 해 온 그녀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If I ain't got you'입니다. 우리말로는 '제가 당신을 갖지 않는다면요' 정도로 번역이 되죠. 세상 모든 것을 잃어도 마지막까지 부여잡고 싶은 단 하나를 'you'라고 말하는 노래입니다. 가사가 쉬우면서도 시적인 느낌을 주죠.
'Some people live for the fortune 어떤 사람들은 돈을 위해 살고/ Some people live just for the fame 어떤 사람들은 명예를 위해 살아요/ Some people live for the power yeah 어떤 사람들은 권력을 위해 살고/ Some people live just to play the game 어떤 사람들은 단지 게임을 하려고 살지요/ Some people think that the physical things 누군가는 그런 물질적인 것들을 생각해요 / I've been there before 나도 전엔 그렇게 생각했어요./ But that life's a bore 하지만 그런 삶은 따분하지요/ So full of the superficial 피상적인 것들로 가득 차 있어요'가 첫 가사입니다.
인생의 의미 혹은 가치를 어디서 찾을 것이냐는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돈, 명예, 권력, 심지어 쾌락 같이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내면적인 것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죠. 화자 자신도 한 때는 물질적인 것에 심취해 왔지만 그건 얼마 못하고 겉돌 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겠죠.
2절을 볼까요? 'Some people search for a fountain 어떤 사람들은 분수를 찾아요/ Promises forever young 영원한 젊음을 약속하는/ Some people need three dozen roses 어떤 사람들은 3 다스의 장미를 필요로 하죠/ And that's the only way to prove you love them 그리고 그것이 당신의 사랑을 입증할 단 하나의 방법이죠/ And in a world on a silver platter 은접시 위에 세상을 내게 주더라도/ And what good would it be 그러면 무엇이 좋을까요/ No one to share, no one who truly cares for me 함께 나눌 삶이 없이 진실로 걱정해 줄 사람이 없이 말이에요' 부분이 나옵니다.
여기선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흔히 사랑 고백하기 좋은 명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반지를 선물하고 꽃다발을 안기는 장면이 떠오르지 않나요? 그렇게 시작한 결혼이라는 또는 연애라는 것이 마치 화자의 눈에는 영원한 젊을 약속하는 부질없는 행위로 보였나 봅니다. 진실한 마음이 빠진 채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정한 물질로만 이루어진 사랑으로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Some people want it all 어떤 사람들은 모든 걸 원하죠/ But I don't want nothing at all 하지만 저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아요/ If it ain't you baby 그것이 당신이 아니라면요/
If I ain't got you baby 제가 당신을 갖지 않는다면요/ Some people want diamond rings 어떤 사람들은 다이아몬드 반지를 원하고/ Some just want everything 누군가는 모든 걸 원하죠/ But everything means nothing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If I ain't got you 제가 당신을 갖지 않는다면요' 부분입니다. 이것저것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사랑은 그중하나일 겁니다. 하지만 화자는 오로지 그 한 사람만 가지면 충분하고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원하는 것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없다는 말이 떠오르네요.
마지막 부분에 'Nothing in this whole wide world don't mean a thing 그러면 넓은 세상 모든 것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지 못해요/ If I ain't got you with me bab 당신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부분이 나오는데요. 함께 자신의 삶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이 세상 모든 것들이 의미를 갖기는 어렵다는 말로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함이나 애정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죠?
음. 오늘은 가사 중 'everything means nothing'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모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죠. 우리 주변에 보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먹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들도 있고요. 그런데 그 말을 달리 생각해 보면 '간절한 하나'가 없다는 말로도 해석이 됩니다.
우린 인생을 살면서 하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를 찾아서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며 살아갑니다. 저도 한 때 그랬음을 인정합니다. 6번이나 몸을 움직이며 바쁘게 보냈던 직장 생활이 그런 것이었겠죠. 나에게 맞는 직장, 혹은 대우가 더 좋은 직장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니까요.
이 노래에서 나오는 돈, 명예, 권력, 쾌락은 바로 우리가 인생에서 한 번쯤 가지려고 발버둥 치는 그런 것들이죠. 여러분들은 이 중에 어떤 것을 고르셨나요? 아마도 이런 것들이 본인을 일정 부분 행복하게 해 줄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그걸 그리도 갖고 싶어 했던 것이겠죠.
그런데 이 노래의 화자는 이런 것이 'superficial(피상적)'이라고 말합니다.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에 불과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런 것들은 'the physical things(물질적인 것)'으로 금방 지루해질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자동차를 처음 사면 기분이 째지지만 얼마 못 간다는 것이죠.
이 노래는 이런 생각을 사랑에까지 적용해 봅니다. 멋진 외모, 돈 잘 버는 능력, 수려한 말 등으로 무장한 연인이 있다고 해 봅시다. 그런 사람이 분수대에서 자신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워주며 사랑 고백을 합니다. 매우 로맨틱하겠죠? 하지만 화자는 그건 젊음에 기댄 치기라고 딱 잘라 말하죠.
여기서 로맨틱이라는 단어 한 번 짚고 넘어가 볼까요? 로맨틱은 로마 스러움을 뜻하는데요. 뒤에 붙은 '스러움'에서 보듯이 로마가 아닌 그 주변부를 뜻한다고 하네요. 즉 로마는 격조와 품위가 있는 이성을 뜻하는 반면 로맨틱은 야성, 또는 감성적이라는 말과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기준으로 보면 위의 사랑 고백하는 장면이 그냥 충동적으로 야성적으로 이루어진 장면으로 보이시나요? 오히려 로마 모습 자체이지 않나요?
다시 돌아와서 산사의 스님을 떠올려 보죠. 그분들은 하고픈 게 많을까요? 오로지 마음속에 있는 불성을 찾는 것 하나만 생각하지 않을까요? 내면세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 외에 다른 일들은 다 부차적인 것이겠죠.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나를 떠나가도 내가 갈고닦는 내면은 그 자리에 홀로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린 어떤가요? 보고 싶고 듣고 싶고 말하고 싶고 먹고 싶고 싶고 싶고..... 네 하고 싶은 일 천지입니다. 과연 이런 삶 속에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기란 불가능하겠죠? 바라는 거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은 진짜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들은 여러 번 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거나 충족이 되어서 상황이 바뀌면 더 이상 하고 싶은 일이 아닐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니 이 노래에서처럼 모든 것을 잃어도 마지막까지 남길 하나를 만드는 일에 인생을 전념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린아이들이야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정 부분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세상의 풍파를 겪으면서 어른이 되면 모든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할 수 있는 범위로 삶의 경계를 축소하는 것이 인지상정입니다. 그런데도 주변에 보면 어린아이와 같은 마음을 가진 분들을 종종 봅니다. 참 순수해서 부럽다고 생각하다가 어느 순간엔 '진짜 좋아하는 것을 못 찾았구나'하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여러분들은 진짜 좋아하는 그 무언가를 발견하셨나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