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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23. 2023

아이유의 <너랑 나>

작사가 김이나 / 작곡가 이민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아이유'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hODj7TNZEU

시곌 보며 속삭이는 비밀들

간절한 내 맘속 이야기

...

너랑 나랑은 지금 안되지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

내가 먼저 엿보고 온 시간들

너와 내가 함께였었지

....

눈 깜박하면 어른이 될 거예요

날 알아보겠죠 그댄 기억하겠죠

....

네가 있을 미래에서

혹시 내가 헤맨다면

너를 알아볼 수 있게

내 이름을 불러줘


- 아이유의 <너랑 나> 가사 중에서 -




시간이 흐르면

우린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있을 거예요


그대를 사랑하는 내 맘 들킬까

가슴이 벅차 서러워요

이런 날 기다려 줄 거죠.


시간이 조금 흐르면

우리는 미래에서 만날 수 있어요

내가 먼저 다녀온 미래에서는

우리가 함께였어요.


금세 어른이 되면

그대도 날 기억하고 알아보겠죠.

기묘했던 아이였던 저를요


시간이 좀 빨리 흐를 수 없을까요

눈을 감고 마법이라고 걸고 싶어요

그대와 만날 미래의 시간으로요


만약 내가 미래에서

그대를 못 찾아 헤맨다면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한 번에 그대를 알아볼 수 있게.




드디어 지난번에 못 다뤘던 아이유의 노래를 다룹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유는 특유의 컬러가 돋보이는 가수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인터뷰에서 보다가 불면증으로 새벽에 주로 곡을 쓴다고 한 부분이 있는데 남다른 분위기가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고요. 이번 <너랑 나>는 유명한 김이나 작사가가 참여한 곡이네요. 자 그럼 노래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아마도 노래의 화자는 미성년자인 것 같습니다. 하하. 마치 학생과 선생님과 같은 사이인 듯 보이네요. '우리 안돼''왜요?"'나는 선생이고 너는 학생이야'라는 영화 대사가 떠오르네요.

화자는 시간이 빨리 흘러 맘껏 사랑을 할 수 있는 나이인 성인이 되기를 염원하고 있습니다. '눈 깜빡하면 어른이 될 거예요'라는 가사에 이런 점은 유추가 가능하죠. 미래에 사랑하는 사람과 반드시 연인 관계가 될 거라는 강한 가정을 기반으로 노래 가사를 써내려 가는 기묘함을 보여주고 있네요. 기묘했던 아이라고 실토하는 부분도 눈이 갑니다.

들을 때는 비트가 빨라서 즐거운 노래라고만 생각했는데 가사를 하나씩 뜯어보니 짚고 넘어야 가야 할 부분이 여기저기서 발견됩니다.

먼저 '가슴이 막 벅차 서러워'라는 가사부터 짚어 보겠습니다. 여기서 서럽다는 '원통하고 슬프다'는 의미입니다. 그대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는데 왜 서러울까요? 맞습니다. 지금 가슴이 쿵쾅쿵쾅 뛰지만 그 마음을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렇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은데 몸이 묶여서 밖에서 놀지 못하는 상황을 빗대어 '잔인한 4월'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한 접근법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은 이름과 관련된 가사입니다. '내 이름을 불러줘''내 이름이 뭐야' 등입니다. 아마도 지금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지만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른 미래에서는 반드시 만나 사랑할 것이다라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죠. 그 연결 고리가 바로 이름이 아닐까 합니다.

다들 아시는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에서 '네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어 주었다'라는 문구가 떠오르는데요. 이름은 존재를 식별하는 매우 중요한 기제입니다. 과거에 의미가 없던 무엇이 이름을 붙여 현재에 의미 있는 존재로 거듭나는 것이지요.

이 노래에서도 이름을 불러준다는 의미는 그런 뜻이 아닐까 합니다. 그냥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어떤 이에서 시간이 흘러 사랑하는 사이가 된 아무개로 다시 거듭 태어나는 것이죠. 마치 알을 깨고 나온 나비가 날갯짓을 하는 장면에서 알을 깨도록 하는 장치가 바로 이름을 부르는 행위이겠지요.

마지막으로 시간과 관련된 여러 가지 표현입니다. 당연히 현재에서 미래로 가기를 재촉하죠. 그래서 시계나 시곗바늘을 재촉합니다. 심지어는 두 눈을 감고 마법도 걸어봅니다. 시간을 그토록 못 살게 구는 것은 다름 아닌 미래로 빨리 가서 그와 사랑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표현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다고 시간이 빨리 흘러갈 리가 없잖아요. 시간도 빛처럼 물리적으로 어디에서 재도 같은 속도로 흐르니까요. 이렇게 생각해 보죠. 소풍 가기 전 날 내일이 너무 기다려져서 잠이 오지 않는 경험을 해 보신 분들이 있을 텐데요. 너무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 그것을 기다리는 시간은 평소보다 너무 길게 느껴지는 식이죠.

마음속에 사랑을 간직하고 어른이 되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 이 이야기를 시간과 존재 그리고 상대성의 원리까지 동원해 풀어낸 작사가의 고뇌에 경의를 표합니다. 하하.


PS> 오늘부터 <지구복착용법><참을수없는이직의가벼움><가사실종사건>에 이어 <프로젝트 4>를 준비해 볼까 합니다. 우선 정한 가제는 <독서유감>입니다. 제가 속독을 하는 편이라 연간 신간 위주로 세 자릿수 책을 읽는데 이걸 그냥 머릿속에만 두기가 그래서 지나간 것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 읽은 책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자 하는 취지입니다. <프로젝트 4>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Coming Soon -(NO.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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