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므는 창민과 이현 씨가 결성한 프로젝트 듀오입니다. 지금 보니까 프로듀서가 그 유명한 BTS를 만든 방시혁씨네요. 자세히 안 보면 놓치는 것이 참 많다니까요. 창민과 이현 씨는 솔로로도 충분히 실력이 인정되는 가수입니다. 혼자 못 떠서 둘이 된 것이 아니라는 말이죠. 이미 <에이트>와 <2AM>이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았죠.
<밥만 잘 먹더라>는 2010년에 발매한 곡인데 지금 들어도 그리 촌스럽거나 예스러운 느낌은 없습니다. 노래가 나왔을 때 제목이 단박에 와닿아서 주목해서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두 가수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잘 어울리는 것도 참 의아했더랬습니다.
곡 소개는 여기까지 하고 본업으로 돌아가 보죠. 전체적으로 이별하는 남자가 '나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본심은 '나 전혀 괜찮지 않아'입니다. 발랄한 비트 때문에 이별의 아픔을 잘 극복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잊어도 못 잊겠다 / 너를 지울 수가 없다'라는 가사에서 보듯 전혀 그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미련이 한가득 남아 있다는 결론을 알고 처음에 나오는 반복구 '사랑이 떠나가도... 그 사실에 감사하자'를 살펴보면, 실제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표현만 보면 이렇게 쿨한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애써 아무렇치 않은 척해보는 거죠. 이별 그거 별 거 아니다. 일에 집중하며 시간을 보내면 잊힐 거다. 한순간뿐일 거다. 죽는 것도 아니잖나. 쓸데없게 들춰내서 질질 짜면 뭐 하나. 떠난 사람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잖아. 그래도 생각이 나면 친구들 불러내서 술 한잔 하며 취해 버리면 되는 거잖아 라구요. 본인을 다스리기 위해 하는 말들이죠.
그러나 본심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도 가슴이 너무 시리죠. 이빨이라도 빠진 것처럼 물 한 모금 마셨을 뿐인데 미치도록 시리고 아픈 거죠. 억지로 참아보려고 해도 자꾸만 목이 메는 거죠. 그 사람 이름 석자가 나도 모르게 입밖에 나오는 거죠.
잊으려고 할수록 그 사람 생각이 자꾸만 떠오르는 아이러니의 한 가운데 놓여 있네요. 남자답게 쿨하게 떠나는 사람을 보내보려 하지만 억지로 웃음도 짓지도 못하고 역으로 눈물을 멈추지 못하는 노래의 화자입니다. 진짜 마음은 아무리 감추려 해도 안 되는 거잖아요.
이 노래는 죽을 만큼 아픈데 밥이 목구멍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현실을 대조시켜 아픔을 극대화한 것이라고 저는 해석합니다. 그래서 밥도 잘 먹더라나 밥을 잘 먹더라가 아니라 밥만 잘 먹더라도 제목을 정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고 나서 그 전의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습니다. 모든 것이 변한 일상의 모습을 이전으로 돌려보려고 애쓰는 본인의 모습을 보는 것조차 힘들죠. 아직 일상으로의 전환이 다 이루어진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별을 한 후 상황은 사랑할 때와 완전히 180도 달라진 것인데 주변은 아무렇지 않은 듯 너무 평온하게 흘러가는 것을 볼 때 참 어이가 없고 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나만 미친 사람인 것 같거든요. 마치 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요. 허탈하죠. 그런데 이게 사랑의 속성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별을 하면 금식을 하시나요? 아니면 밥만 잘 먹나요? 떠나간 사람은 어떠길 바라시나요? 이별에 아픔에 사뭍혀 똑같이 힘들기를 바라나요? 정답은 없습니다.
우린 사랑을 하든 이별을 하든 또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밥을 먹어야 하자나요. 우린 사랑을 위해 목숨까지 바치는 고귀한 정신의 소유자인 동시에 무언가를 먹어야만 생존하는 동물이기도 하니까요.
PS> 오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2> 1편과 <가사실종사건> 1편, 그리고 <독서유감> 1편 이렇게 3편을 보실 수 있는 날입니다. <독서유감>은 저녁에 만나도록 해요. Coming Soon~ (NO.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