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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11. 2024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작사 Young K, 작곡 Jea, 성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데이식스(Day6)'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YvgISKD5 Y8? si=bJuScWAVivz5 LYi6

솔직히 말할게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 가자

너와의 추억들로

가득 채울래

(Come on!)


아무 걱정도 하지는 마

나에게 다 맡겨 봐

지금 이 순간이

다시 넘겨볼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 데이식스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가사 중 - 




데이식스는 4인조 남성 아이돌로 2015년 데뷔했습니다. 성진, Young K, 원필, 도운이 멤버입니다. JYP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첫 번째 밴드 그룹이죠. 멤버 전원이 악기를 다루고 보컬도 함께 하는 점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곡마다 메인보컬이 자유자재로 바뀌기도 합니다. 

자신들의 노래를 직접 자작곡 합니다. 멤버별로 좋아하는 장르가 달라서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다고 하네요. 다른 가수들 음악작업에도 종종 참여합니다. 대중과 평론가들에게 모두 좋은 평가를 받긴 힘든데, 그 어려운 것을 해내고 있는 그룹입니다. 작품성과 대중성 사이에서 사다리를 타고 있다고 할까요.

데뷔 초부터 꾸준히 국내외 공연을 해 오고 있습니다. 데뷔 4년 만에 100회 차를 달성했다고 하니 연평균 25회 정도는 가뿐하게 해내는 듯요. 박진영 씨도 다른 팀에 비해 개성을 지켜주기 위한 목적으로 그들의 활동에 거의 관여를 안 한다는 후문입니다.  

제가 이 노래를 알게 된 건 <최강야구>를 보면서였는데요. 찾아보니 KBO 올스타전에서 클리닝타임 축하공연을 한 적도 있더라고요. 지난 9월에 <쇼! 음악중심>에서 1위를 했는데 데뷔 9년만으로 보이그룹과 걸그룹 통틀어 최장 시간이 걸렸다고 하네요. 이 팀은 여러 가지 점에서 흥미롭네요. 실력이 충줄하니 일반 보이그룹보다는 생명력이 길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입니다. 특이하죠? 현재를 사랑하라는 격언인 '카르페 디엠'을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지금 이 순간을 충분히 즐겨서 기억에 남을 한 장면을 만들어 보자고 말하고 있거든요. 

'솔직히 말할게/ 많이 기다려 왔어/ 너도 그랬을 거라 믿어/ 오늘이 오길/ 매일같이 달력을 보면서/ 솔직히 나에게도/ 지금 이 순간은/ 꿈만 같아 너와 함께라/ 오늘을 위해/ 꽤 많은 걸 준비해 봤어'가 1절 가사입니다. 화자는 이 오늘 이 시간이 오기를 학수고대한 것 같죠? 그냥 기다리만 한 게 아니라 꽤 많은 준비를 하면서 기다려왔다고 말합니다. 과연 뭘 준비한 걸까요?

2절을 살펴볼까요. '솔직히 말할게/ 지금이 오기까지/ 마냥 순탄하진 않았지/ 오늘이 오길/ 나도 목 빠져라 기다렸어/ 솔직히 나보다도/ 네가 몇 배는 더/ 힘들었을 거라고 믿어/ 오늘을 위해/ 그저 견뎌줘서 고마워' 부분입니다. 오늘 이 시간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하죠. 그러면서 상대에게 그걸 잘 견뎌서 여기까지 와 준 것에 대한 감사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All about you and I/ 다른 건 다 제쳐 두고/ Now come with me/ Take my hand/ 아름다운 청춘의 한 장/ 함께 써내려 가자/ 너와의 추억들로/ 가득 채울래(Come on!)/ 아무 걱정도 하지는 마/ 나에게 다 맡겨 봐/ 지금 이 순간이/ 다시 넘겨볼 수 있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This is our page/ Our page' 부분입니다. 

이제 그동안의 아픔과 시련에 대한 보상을 받을 타이밍 같죠? 지난 시름을 모두 잊고 지금 이 순간에 흠뻑 빠져보자는 취지인데요. 오래간만에 안티 좀 해야겠습니다. 1절 가사에서 언급한 무슨 준비를 했는지가 불명확한 게 흠입니다. 그리고 오늘이 딱히 무슨 날이길래 반전의 시작점이 되어야 하는지도 불분명하고요. 가사 측면만 놓고 보면 좋은 점수를 주긴 힘들어 보입니다. <가사실종사건>을 400회 이상 한 저로서는 말이죠. 하하하.


음. 오늘은 '페이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다. 혹은 사람의 인생은 한 편의 영화다. 이런 말들 들어보셨죠. 영화나 책에는 기승전결이라는 구조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도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4계절이 있죠. 그런 유사점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들이죠.  

우리의 삶을 한 편의 영화나 한 권의 책으로 만든다고 생각해 보죠. 흥행할까요? 아마 인생의 진폭이 크지 않은 대부분의 삶은 흥행에서 참패하게 될 것 같네요. 여러분들이 지금 쓰고 있는 시나리오나 원고에는 관객이나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내용이 들어 있으신가요?

한 편의 영화나 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물론 마케팅도 잘해야 하고 시대정신 같은 것도 있어야 하고 운도 있어야 하겠죠. 그런 것들을 차지하고 내용에만 집중해 보죠. 모두가 Yes라고 말할 때 No인 삶을 살았거나 죽음을 각오하고 투쟁에 나섰거나 그것도 아니면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업적을 얻은 경우 정도는 되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것 같잖아요. 그런데 우리 삶이란 건 상대적으로 그리 극적이진 않죠.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장면들을 다 빼고, 다른 사람들도 하는 일들 다 빼고, 의미 없는 장면을 다 빼고 나면 과연 어느 정도 분량의 장면이 구해질까요? 그걸로 영화나 책을 만드는 건 가능할까요? 설사 만들었다고 해도 그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하하하. 꽤 어렵겠네요.

자서전이라는 것 말이죠.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거나 유명한 사람들이 주로 내죠. 여러분들이 자서전을 쓴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네. 저는 아직까지 영화나 책이 나왔는지도 모를 정도로 참담한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나 책 쓰는 걸 포기했냐고요? 아닙니다. 오히려 그래서 더 노력 중입니다.

평균 수명을 기준으로 80년이 넘는 인생을 살면서 한 편의 영화나 한 권의 책을 남기는 일이 꼭 필요할까요? 네. 저는 필요하다고 믿는 1인입니다. 그 영화나 책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이런 노력은 '잘 살기 위한 자세'와 연관이 되어 있어서입니다. 

요즘 연예인들이 저마다의 강점을 살려서 너튜브를 많이 하고 있더군요. 거기서 마음을 동하게 한 멘트가 있었는데요. 아티스트는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 괴롭히는 자'라는 표현입니다. 그중에 일부는 스타가 되기도 하고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죠. '삶이 예술이다'라는 말은 우리는 어떤 것을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자신을 채근하는 뜻은 아닐까요? 

매일 일기장에 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쓰게 되면 영화는, 책은 지루하기 짝이 없을 겁니다.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채근하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고 그런 성장 일기가 되어야만 해피엔딩이 되지 않더라도 영화나 책이라는 작품의 영역으로 들어설 수 있는 것이겠죠.

그러니 인생의 페이지를 잘 써 내려가려고 애쓰는 노력은 '잘 살기 위한 자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와 같은 오늘이 되지 말라고 자신을 끊임없이 못 살게 구는 것이죠. 그래야 오늘 일기장에 의미 있는 한 줄을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생각의 변화나 확장이라도 끄적일 수 있게 되죠.

본의 아니게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만큼 고단할 테지만 영화나 책의 흥행은 따놓은 당상이죠.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너무 단조롭고 밋밋한 일상에서 어떻게 의미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갈지를 생각하게 되죠. 그러려면 다르게 생각해야 하고 다르게 행동해야 할 겁니다.

물론 우리 모두는 한 명도 같지가 않죠. 하지만 자신의 다름을 꺼내서 그걸 연마하지 않으면 다르다는 그 사실 자체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아프리카나 오지 탐험을 꿈꾸지만 동남아로 물놀이 가는 형국이랄까요. 자신만의 다름을 찾고 그 다름을 현실로 가져오는 일이 인생이 페이지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자신이 죽은 후 지난 세월을 영화 한 편, 책 한 권으로 만들어 배포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사람들의 반응은 그렇다 치고 일단 나 자신이 흡족할까요? 그렇지 않다면 지금부터라도 어제와 타인과 다르게 살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겠죠?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두서없이 책을 읽다가 20대에 제가 가지고 있던 한 페이지를 발견했습니다. 제가 사람과 사상에 관심이 많았더랬죠. 그래서 <인물과 사상>이라는 간행물을 정기구독해서 보기도 했고 거기에 원고 투고도 하고 그랬답니다. 수많은 책들 속에서 무슨 책을 읽을까 하고 찾는 것도 일이더군요. 그래서 이름 석자만 나온 사람에 관한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 '베토벤'을 탐구 중입니다. 관련 내용 중 공유드릴 만한 것이 있으면 앞으로 <브런치>에 반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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