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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09. 2024

우디의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

작사/작곡 백 마리, 전주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우디(Woody)'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1 py4 QXyTQoU? si=Cp1 QlsFoassxpoRY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

널 만난 건 기적인 걸

설렘이 사라지더라도

이 사랑을 지켜줄게

허물없이 지내다가도

힘든 날엔 말없이 기댈 수 있게

언제나 네 곁에 내가 서 있을게


- 우디의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 가사 중 -




우디는 2011년 데뷔했습니다. 메이저 9 산하의 인디언 레이블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바이브의 윤민수 씨가 설립한 연예기획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의 형은 KT WIZ 소속의 김상수 선수입니다. 본명은 김상우입니다. 삼성에서 오래 형이 활동해서인지 그는 삼성팬입니다. 아버지도 야구 선수인데 본인만 야구를 하지 않은 이유는 형이 아구 하면서 감독에게 맞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라네요. 그 시절은 그랬죠.

가수 데뷔는 보이 그룹 엔트레인의 멤버로 시작했습니다. 메인 보컬을 맡았고요. 3개의 앨범을 발매했지만 그룹 활동이 성과가 없자 군대에 입대했고 전역 후부터 메이저 9에 솔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랜 무명 생활이 이어졌죠. 그리고 그의 이름을 알리는 첫곡이 드디어 탄생합니다. 2019년 발매한 '이 노래가 클럽에서 나온다면'이었죠. 음원 사재기 논란이 있기는 했지만 음원차트 1위까지 올라갔죠.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지난해 발매되었고 꾸준히 사랑을 받으면서 현재 멜론 톱 차트 100에서 롱런 중입니다. 올해 4월에는 처음으로 단독 콘서트도 했다고 하네요. 이 노래가 뜨면서 음악 방송 여기저기에서 얼굴을 비추기 시작한 듯합니다. 그러다 제 레이더에 포착되었죠. 하하하.

인터뷰를 몇 개 살펴보니 음악에 대해서 진심인 듯 보이더군요. 힘들던 시간도 있었을 텐데 그 과거를 기억하는 방식이 방식이 전 마음에 들었습니다. 한 곡 정도만 더 히트곡이 나오면 가수로서의 자리를 확고히 할 것 같은데 아직 30대 초반이니까 충분히 기대해 볼 만하겠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입니다. 개인적으로 HYNN이 부른 <시든 꽃에 물을 주듯>이라는 노래와 제목만 놓고 보면 너무 닮았다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완전히 반대죠. 사막에서 꽃을 피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죠. 왜 이렇게 제목을 붙였을까요?

'아침에 눈 뜨는 게 너무 행복해졌어/ 널 사랑한다 말할 수 있어서 하늘에 감사해/ 네 번의 계절을 너와 함께할게/ 평생토록 더 오래도록 더 영원토록/ 음악처럼 꿈처럼/ 매일 새롭게 사랑을 주고 싶어/ 지금처럼 곁에 있어 주기를 언제나'가 첫 가사입니다. 2절 역시 '한 걸음 한 걸음/ 어둡지 않게 내가 널 비춰줄게/ 지금처럼 곁에 있어 주면 돼 언제나' 부분입니다. 영원한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진 평이하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사막에서 꽃을 피우듯/ 널 만난 건 기적인 걸/ 설렘이 사라지더라도/ 이 사랑을 지켜줄게/ 허물없이 지내다가도/ 힘든 날엔 말없이 기댈 수 있게/ 언제나 네 곁에 내가 서 있을게' 부분입니다. 설렘이 사라진 후에도 무탈하게 지내고 가끔 기댈 수 있도록 곁에 있겠다는 말에서 화자가 사랑의 일반적인 흐름에 대해 알고 있음을 엿볼 수 있죠. 첫사랑 느낌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화자가 지금의 사랑을 만난 게 기적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마치 사막에서 꽃을 피우는 것처럼요. 그동안 몇 차례의 사랑과는 다른 지점을 발견했거나 경험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노래에는 아쉽게 그 부분과 관련해 언급된 부분은 없습니다.

후렴구에는 '너와 함께하는 이 시간이/ 조금만 더 천천히 흘러가길/ 어떤 날엔 웃게 해 줄게/ 좋은 날엔 더 안아줄게/ 슬픈 날엔 그냥 울어도 돼/ 내가 더 노력할게' 부분이 나옵니다. 얼마나 좋으면 흘러가는 시간을 느리게 만들고 싶은 것일까요? 한편으로는 화자가 부럽기도 하네요. 하하하. 사랑이란 좋은 시간뿐만 아니라 인생 전반의 시간을 같이 하는 것이죠. 산전수전 공수전을 함께 지내며 사랑에서 전우애로 승화되는 과정 말을 화자는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전 화자가 지금 사랑하는 상대를 만난 것보다 그 사람과 본인의 바람처럼 오랜 시간을 그리 보낸다면 그게 더 기적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네요.  


음. 오늘은 불가능함이 가능으로 바꿀 때 사용하는 '기적'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기적은 사전적으로 '상식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이나 ' 신(神)에 의하여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입니다. 따라서 기적의 속성은 '좀처럼 기대되지 않는 일' 혹은 '빈도가 극히 작은 일'이라고 볼 수 있죠.

여러분들이 겪은 인생의 기적은 어떤 일이었나요? 스포츠 경기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어 약팀이 넘어설 수 없는 강팀을 이길 경우 우린 그걸 '기적'이라고 칭합니다. 2002년 월드컵 때 국가대표팀이 4강까지 가는 여정에 바로 '기적'이라고 불릴 수 있는 대표적인 경우죠.

야구에서는 9회 말 2 아웃까지 내내 끌려가던 팀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역전승하는 경우가 떠오르는데요. 이때 '기적 같은 승리'라는 표현을 쓰죠. 극히 드문 일이긴 한데 종종 일어납니다. 한 해의 야구 경기를 마무리하는 코리안 시리즈 7차전에서 이런 모습이 나온다면 짜릿함이 배가 되죠.

기적이란 게 워낙 불가사의한 현상을 가리켜서인지 신 혹은 종교와 관련된 내용에 많이 등장합니다. 하늘로 승천한다거나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죠. 건물 붕괴나 지진 같은 참사 현장에서도 극적으로 몇일만에 생존한 사람들을 보면서 '기적'이라는 단어를 꺼내죠.

이처럼 좀처럼 기대되지 않은 일이 극도로 빈도가 낮은 일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죠. 사랑에서도 '기적'이라는 말이 참 많이 소환되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일이 우리 삶에서 그리 자주 일어나는 일도 아닐뿐더러 사랑의 감정이 정점을 찍는 일은 그 사랑을 하는 과정 중에 극히 드물게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많은 기적의 순간이 있지만 전 그중에서도 가장 큰 기적은 바로 우리들의 '태어남'이 아닐까 합니다. 내가 살면서 겪는 기적은 물론 남의 기적을 엿볼 수 있는 시발점은 바로 우리들의 태어남일 테니까요. 왜 그 시점에서, 왜 그 지역에서, 왜 지금의 부모에 의해서 태어났는지 설명할 길이 없는 불가사의한 일이죠.

물론 부모님의 사랑이 시발점이 되었음은 분명합니다. 만약 사랑이 없었다면 기적이라는 단어도 동시에 사라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죠. 야구 선수가 좌절의 순간에 한 방을 칠 수 있는 원동력도, 죽었던 신이 다시 살아나는 환생도 모두가 누군가를 혹은 무엇을 사랑하는 데서 비롯되니까요.

질병에 의해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신 분들이 쓴 책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기적을 경험하면서 겪은 소회 혹은 깨달음이 주를 이루죠. 기적은 이처럼 삶의 태도를 이전과는 다른 세계로 인도합니다. 중요하지 않거나 놓치고 살았던 것들에 시선을 보내게 해 주니까요.

하나의 기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수많은 좌절과 시련이 함께 해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천재지변으로 모든 사람들이 죽었지만 살아난 사람, 비행기 추락으로 승객 대부분이 하늘나라로 갔지만 구사일생한 사람 등 대부분은 그 반대길을 갔어야 기적이라는 단어가 성립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사랑 역시 기적이라는 단어로 불리려면 적지 않은 사랑이 슬픔과 상처로 얼룩지는 쓰디쓴 경험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첫사랑에 기적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은 왠지 모르게 어색한 느낌이 드네요. 오히려 첫사랑이 실패하고 먼 훗날 다시 만나 사랑하게 된다면 기적에 좀 더 가까워진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요.

기적을 기대하는 삶은 그만큼 현실이 고단하고 힘듦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한 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이라는 단어로 그 수준을 낮춘 것일 수도 있고요. 파스칼은 사건의 원인을 모를 때 우리가 기적이라고 말한다고 하고요. 아인슈타인은 기적에 대한 믿음 유무로 살아가는 방법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기적을 믿으시나요? 기적 같은 일을 경험하신 적은 있으신가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걸 기적이라고 느껴보신 적은요? 하하하. 제가 생각하는 두 번째 기적을 말씀드리면서 오늘 브런치를 마무리해 볼까 합니다. 바로 태어난 우리가 지금 어떤 방식으로든 살아있는 것이 두 번째 기적이 아닐까요?


PS. 날씨가 기적처럼 좋은 날이네요. 오늘은 꼭 산책이라도 해 볼 요량입니다. 기적을 무엇인가로 정의하는지에 따라 삶이 기적의 연속일 수도 있고요. 그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죽을 위기에 처했다가 살아나는 극적인 상황이 아니라 일상이라는 환경에서 기적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기적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우리 주변에 있던 것인데 우리가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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