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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Nov 01. 2024

예성의 <너 아니면 안 돼>

작사 이윤종 작곡 박준수

안녕하세요?

오늘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예성'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sPfO9 LbH83 c? si=LngSYQ0 GtKZrO9 U1

니가 아니면 안 돼

너 없이 난 안돼

나 이렇게 하루 한 달을 또 일 년을


나 아파도 좋아

내 맘 다쳐도 좋아 난

그래 난 너 하나만 사랑하니까


- 예성의 <너 아니면 안 돼> 가사 중 - 




예성은 슈퍼주니어의 메인보컬로 2005년 데뷔했습니다. 가수 소질이 있다고 느낀 어머니가 오디션 응시 원서를 접수해서 연습생으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가수 데뷔가 늦어지면서 군입대를 결심했다가 부모님의 눈물 덕에 가수 데뷔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고 전해집니다. 그런 가족의 헌신이 지극정성이었기에 데뷔 후 거처를 서울로 옮기고 가게를 장만하는 것으로 보답했다고 하지요.

데뷔 초반에는 노력 실력이 출중했음에도 비주얼이 좋은 멤버가 주로 메인을 맡아서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하다가 점점 메인 보컬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눈매가 날카롭게 보여서 데뷔 초반에 성형수술을 권유받았다가 의사 선생님이 구해준 일화도 있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0년 KBS2에서 방영된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 실린 OST입니다. 2012년에 발매된 그의 첫 솔로 미니앨범에도 수록되어 있습니다.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2년에는 먼데이키즈가 이 노래를 리메이크하기도 했죠. 감미로운 그의 목소리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예성은 2023년 첫 정규앨범을 발매했고요. 2016,2017, 2019년에는 일본에서 음반을 발매한 적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미니앨범 5장, 스페셜 앨범, 그리고 다수의 OST를 선보였습니다. 현재는 발라드뿐만 아니라 락, 재즈, 댄스. 시티탑 등 다양한 음악 장르로 넓혀가고 있습니다. 영화광으로 DVD를 6,000장 가까이 소장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의 깊은 감성이 거기서 기인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모든 것을 설명하고 있죠. '너 아니면 안 돼'입니다. 흔히 사랑하는 혹은 소중한 사람 앞에서 그 사람의 존재를 향해 이 표현을 쓰죠. 그만큼 자신의 목숨과도 같은 존재를 향한 마음을 담은 노래라고 봐야겠죠?

'오늘도 내 기억을 따라 헤매다/ 이 길 끝에서 서성이는 나/ 다신 볼 수도 없는 니가 나를 붙잡아/ 나는 또 이 길을 묻는다'가 첫 가사입니다. 사랑했던 사람과 나란히 걷던 길이라도 걷고 있는 걸까요? 기억을 따라 헤매다 막다른 길에 접어든 화자. 하지만 상대는 낭떠러지 절벽으로 떨어지려고 할 때 귀신같이 나타나 화자를 잡아주죠. 어찌 된 일일까요? 사랑이 끝났다고 절망하는 순간에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 같지 않나요?

그래서 화자는 그 길 위에서 헤어지는 방향으로 걷는 것이 맞는지 다시 묻게 됩니다. 가사가 참 좋네요.
다음 가사는 '널 보고 싶다고 또 안고 싶다고/ 
저 하늘 보며 기도하는 나'인데요. 2절에는 '나 두 번 다시는 보낼 수 없다고/ 나 너를 잊고 살 순 없다고' 가사가 나오는데 유사하죠. 딱히 붙일 설명은 없어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니가 아니면 안 돼/ 너 없이 난 안돼/ 나 이렇게 하루 한 달을 또 일 년을/ 나 아파도 좋아/ 내 맘 다쳐도 좋아 난/ 그래 난 너 하나만 사랑하니까' 부분입니다. 존재의 이유였던 임이 사라진 자리에서 시간은 무의미하게 흐르겠죠. 사랑하는 너라는 존재만 있다면 아프거나 마음 다치는 정도는 가볍게 넘기겠다는 의사표시인데요. 아마도 화자는 상대와 함께 할수록 아픈 사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나 보네요.

'내 멍든 가슴이/ 널 찾아오라고/ 소리쳐 부른다/ 넌 어딨 는 거니/ 나의 목소리 들리지 않니/ 나에게는' 부분입니다. 목놓아 떠난 임을 향해 소리를 질러봅니다.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상황이죠. 그런다고 임은 돌아올 수 없습니다. 찾을 수 없는 것을 알면서도 찾을 수밖에 없는 화자의 모습이 애처롭기까지 하네요.

노래 마지막에는 하이라이트의 변형 가사가 나오는데요. '나 다시 살아도/ 몇 번을 태어나도/ 하루도 니가 없이 살 수 없는 날/ 내가 지켜줄 사랑/ 내가 사랑할 사랑 난/ 그래 난 너 하나면 충분하니까/ 너 하나만 사랑하니까' 부분입니다. 그 사람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못 박고 있습니다. 그거 아니면 안 되는 저의 신념인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없다'와 충돌을 일으키는 가사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가사 중 '난 또 이 길을 묻는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길을 걸어가고 계신가요?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이 길이 맞는지, 다른 길로 가야 하진 않는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진 않나요? 오늘의 주제는 '지금 내가 걸어가는 길에 대한 물음' 정도가 될 듯 합니다.

아시겠지만 우리 인생길은 여기만 따라가면 된다는 특정 경로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먼저 걸어간 길이라고 나에게도 좋은 길이라고 말할 수 없죠. 각자의 자유의지를 통해 저마다의 길을 열어 나아갈 뿐인 것이죠. 그러다 가끔은 길이 겹쳐 동행자를 만나기도 하고 반대로 같이 걷다가 혼자되기도 합니다.

길이 경사가 져서 숨이 차오르거나 진흙이어서 다리가 푹푹 빠지면 길을 잘못 들었음을 인지하고 그 길에 들어선 자신의 과거,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되죠. 특정 구간만 넘어서면 좋아질지, 다시 돌아 다른 길을 가야 할지를 가늠하게 되고요.

편안한 길을 걸을 때 앞뒤좌우를 살피며 걷는 사람은 드뭅니다. 편안함에 익숙해 그 길이 영원할 것이라 착각하거나 편안한 길이 이후로도 쭉 이어졌으면 하는 근거 없는 희망을 품기 때문일까요. 하지만 우리 인생길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는 시간, 길에 대해 묻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죠. 

예전엔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라고 믿던 때가 있었습니다. 남들보다 취직도 먼저 하고 승진도 먼저 하고 집도 먼저 사고 차도 먼저 사고 이런 것들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가려다 보니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 사이 누군가와 같이 가는 법도 잊어버린 듯했죠. 이런 경험 해 보셨나요?

다행히도 지금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을 더 살핍니다. 조금이라도 의심이 들면 멈춰 서서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속도에 방점이 찍히면 당연히 남들이 걷는 길로 눈이 향하지만 방향에 방점을 두면 지금 이 길에 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일진이 나쁜 하루는 물론이고 평소와는 다르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나면 저 자신에게 묻곤 합니다.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그렇다면 속도가 너무 빨라진 건 아닌지 하고요. 천천히 걸어갈 땐 다 보이던 것이 속도를 내면서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은 것은 아닌지 늘 경계하게 되는 것이죠. 이때의 속도는 타인과의 비교가 아니라 제 체력과 능력치를 감안한 정적 속도를 의미합니다.

그 길을 걸으면서 의심은 하지만 불안해하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의심은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가 아니라 선택한 길에서 더 잘 걸을 수 있거나 좀 더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것입니다. 어떤 길을 걷더라도 그만한 의심의 시각을 갖는 것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길을 잘못 들었다 느끼면 바로 돌아와야 하지만 그 사실을 알고 나서도 그 길을 쭉 가는 이도 있습니다. 선택한 길 위에서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를 계속해서 의심하며 다른 길과 견주는 일도 빠지지 않습니다 . 빨리 걸어서 이 길도 걸어보고 저길도 걸어보고 싶은 욕심도 발동하곤 하죠. 

이 노래에서 화자는 떠난 임을 그리며 지금 걷는 자신의 선택에 질문을 던집니다. 걷는 길을 잘 걷기 위해서가 아니라 떠난 임을 붙잡아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는 것이죠. 이처럼 갈팡질팡하는 사이 우리 인생의 시간도 동시에 흘러갑니다. 이 정도로 사랑했으면 길을 돌아가야 한다고 말해 줘야 하는 걸까요?

누군가처럼 확신에 찬 길을 걷는 사람은 극소수일 겁니다. 그래도 저는 한 번 선택한 길을 가급적이면 쭉 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길마다 편안함의 경중은 있을지언정 겪는 고생값은 대동소이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여러 갈래의 길에 도전하다 그 과실을 놓쳐서는 우를 범해선 곤란하겠죠. 지금 여러분들의 길은 어떠신가요? 다른 길을 보고 걷고 있진 않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길은 이야기가 아닐까 합니다. 자신의 인생은 자신의 이야기가 되죠. 이야기는 이어져야 맛이고요. 이야기가 중간에 뚝뚝 끊기면 듣는 재미가 없는 것처럼 이 길 가다 저 길 가다 하는 건 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길을 걷는 사람이 본 것이 많아서 할 이야기가 많을 것 같지만 깊이 있는 이야기는 그만큼 줄어들 겁니다. 반면 묵묵히 한 길을 걸어간 사람이 남긴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죠. 길도 이야기도 삶도 그런 게 아닐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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