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김동욱은 남자 솔로 가수로 2002년 데뷔했습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국적이 캐나다입니다. 김동욱은 한국 이름이고 JK에서 J는 가톨릭 세례명 요한(John)의 앞글자이며, K는 'Kim'의 약자라고 하네요. 그럴 거면 JK동욱이라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하.
1996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에 있는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활동했습니다. 2000년 SBS 주최 가요제인 '넷뮤직 2000'을 탄 것이 가수 데뷔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음악프로그램에만 출연해서 1집이 히트를 쳤지만 얼굴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었습니다. 소속사에서도 얼굴 없는 가수를 지향했고요. 그래서 혹자는 임재범 씨로 착각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었죠. 소속사를 바꾸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2년 발매된 그의 1집에 수록된 곡이자 드라마 '위기의 남자'에 실린 OST 삽입곡입니다. 참고로 위기의 남자의 스토리는'자식 셋 딸린 평범한 가장에게 닥친 첫사랑의 유혹과 그의 아내와 자식들이 겪는 심적 고통 등 가정 붕괴의 위기를 그린 드라마'라고 요약되어 있더군요.
자기 정치 성향을 강하게 그러내는 대표적인 연예인 중 한 명인 데요. 아마도 외국에서 거주한 탓이 아닐까 합니다. 중저음 음색으로 <오페라스타>에 출연해 바리톤곡을 멋들어지게 부르기도 했고요. 나가수 시즌1,2를 비롯해 복면가왕, 내일은 미스터트롯 등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UBC 음악 프로그램 <열린 예술무대_뒤란>에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MC를 맡기도 했습니다. 독특한 음색이 그의 강점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미련한 사랑'입니다. 끊을 때 끊어주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사랑이 끝날 때는 좀 미련한 사랑의 모습도 보여줘야 맛이 나죠. 너무 쉽게 돌아서도 잡지 않아도 '진짜 나를 사랑한 게 맞나?' 하는 의문을 던져주니까요.
'넌 아무렇지 않은 듯 내일 일을 알 수 없다고 말하지/ 마치 언제라도 나를 떠나버릴 수 있을 것처럼/ 농담인 줄은 알지만 그럴 거라고 믿고 있지만/ 힘없이 웃고 있는 나는 널 떠나보낼 자신이 없어'가 첫 가사입니다. 가사가 다소 의미심장하죠. 우린 누군가와 만날 때 가까운 미래에도 그 사람과 함께 할 것이라는 작은 믿음 같은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상대는 '내일 일을 어떻게 알아'라는 말을 무심히 투척하죠. 농담인지 진담인지 날 사랑한다는 것인지 떠난다는 것인지 헷갈리는 이 발언에 화자는 흔들립니다. 화자는 상대와 다르게 내일 일이 아니라 그다음 일도 그 다다음일도 상대와 함께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2절에서는 '돌아갈 수는 없을까 처음 우리가 만난 곳으로/ 어느새 잃어버린 것들 아직 그대로 남아 있는데' 부분이 나오는데요. 뭔가 화자와 상대의 관계가 틀어졌고 그 복원을 바라고 있는 모습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미련한 사랑이지 답답한 사랑이지 이제는 이미 멀리 있는데/ 알고 있지만 나는 두려워 느닷없이 다가 온 그 어떤 우연이 너를/ 내가 모르는 아주 먼 곳으로 너를 데려갈까 봐/ 너는 내일을 나는 이별을 지금 함께 있다는 것마저 잊은 채/ 헤어날 수 없는 미련한 사랑에/ 아 조금씩 빠져가고 있어 이렇게 이렇게' 부분입니다.
화자도 그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 자신의 모습이 못마땅했나 봅니다. 자신의 사랑을 미련한 사랑, 답답한 사랑이라고 말하고 있죠. 올 지 안 올지도 모르는 내일 상정해서 지금의 나를 괴롭히는 어처구니없는 발상 말이죠. 일어나지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기우가 아닐까 합니다.
여기서 해석이 필요한 부분은 '너는 내일을 나는 이별을 함께 있다는 것마저 있은 채' 부분일 텐데요. 제 해석은 이렇습니다. 알 수 없는 내일이라고 말한 상대, 그래고 언젠가는 이별 할지 모르는다는 화자의 두려움은 사랑의 전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죠. 하지만 상대를 너무도 사랑하는 화자는 그 사실도 잊은 채 사랑의 마음을 내고 있다는 것으로 읽힙니다. 불안함을 품은 사랑이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음. 오늘은 '미련'에 대해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련하면 '곰탱이'라는 말이 따라붙죠. '미련 곰탱이' 이렇게요. 어리석고 둔하다는 뜻입니다. 사전적 의미는 '깨끗이 잊지 못하고 끌리는 데가 남아 있는 마음'이고요. 그런 마음 상태를 어리석고 둔하다고 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살면서 미련을 남기지 않는다는 게 가능할까요? 사랑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에서도 그때 했어야 했는데 하는 표현을 붙일 만한 일들은 셀 수 없이 많죠. 그것이 지금의 삶에 치명적인 수준까지 이어지면 '후회'라는 감정이 되는 것이겠고요. 후회는 다시 반복하지 싶지 않은 것을 바라보는 감정이라고 해야 할까요?
미련이라는 놈을 좀 뜯어보겠습니다. 한자인데요. 아닐 미 누일 련입니다. 여기서 누일 련은 '익히다, 단련하다, 경험하다' 이런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익숙하지 않거나 경험하지 않은 것을 미련이라고 하는 거죠. 좀 이상하죠? 앞서 언급한 '그때 했어야 하는데'에 대입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과거에 뭔가를 안 했기 때문에 익숙하지도 않았고 경험해보지도 못했다 이런 뜻이 되는 것이죠.
미련은 남다라는 동사와 짝을 이룹니다. 미련 곰탱이라는 말처럼 미련을 남기는 것에 대해 우린 좀 부정적인 어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멋있는 척하거나 있어 보이게 '없이'라는 표현을 붙여 미련 없이 ~한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진짜 미련이 없는 거 맞을까요? 하하하.
미련은 온전히 과거를 보내지 못함을 뜻합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자신의 에너지를 남김없이 쓰지 않은 상태인 것이죠. 해 봤자 안 되는 일로 치부했거나 더 중요한 일을 하느냐 그냥 스킵한 거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그 시점에 그것을 잘 챙기지 못했고 지금 와서 보니 미련이라는 감정이 되는 것이죠.
'매일매일 당신 인생의 최고를 경험하라'라는 니체 선생의 격언이 있습니다. (니체 선생은 왜케 많이 등장하는 건지) 어제가 내 인생의 최고였고 오늘도 내 인생의 최고라고 생각하고 내일도 오늘을 뛰어넘는 최고의 날을 만들라는 말인데요. 정말 이게 가능하다면 후회가 낄 자리가 없을 것 같군요.
우린 말이 좋아서 플랜 B 지 늘 지금이 안 됐을 때를 가장 해 숨구멍을 만들어 놓는데 익숙합니다. '뭐 인생이 그것뿐이야 A가 안 되면 B 하면 되지' 이렇게요. 손자병법에 보면 '배수진'이라는 군사 전략이 나오는데요. 일명 모 아니면 도 전략입니다. 물을 등지고 싸운다는 뜻인데 도망갈 때가 없는 외통수 상황을 만들어서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도록 유도하죠. 이순신 장군도 비슷한 말을 했는데요. 바로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명언입니다. 이런 말들에는 플랜 B가 없다는 공통점이 있죠.
본인에게 자꾸 면죄부를 주기 시작하면 언젠가 미련이 더 먼 시점에는 후회로 남게 될 겁니다. 플랜 B를 상정한 삶은 외통수의 삶보다는 삶의 무게가 분산된 형태죠. 주식에서 분산투자처럼 안전한 전략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만큼 집중하는 삶, 후회 없는 삶과는 상극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두 길 중 어느 길을 가는가는 본인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미련 없이 삶을 등지고 싶은 그때' 바로 죽음을 떠올려 봅니다. 미련이 없었다는 건 삶에서 자신의 에너지를 아낌없이 불태웠다는 것이고, 그러려면 이것저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외골수의 삶도 필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여러분들도 과거 미련이 언제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돌아보면서 오늘부터 미련을 적게 남기는 삶에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배수진을 친다고 모든 전투에서 승리한 것은 아닙니다. 한신이라는 인물은 크게 성공했지만 임진왜란 때 신립은 탄금대 전투에서 실패했거든요. 늘 생각하는 거지만 인생이 이래서 힘든 거 같습니다. 어떤 때는 맞고 어떤 때는 틀리니 좀처럼 박자를 맞추기가 어렵거든요. 외골수의 삶과 플랜 B의 삶을 어떻게 배합해서 인생에 잘 녹여내야 할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는 거겠죠?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