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박건호 작곡 김명곤
https://youtu.be/teS3 RHrbvFM? si=7I_8 tLU9 KVmA32 jg
이제 나의 기쁨이 되어주오
이제 나의 슬픔이 되어주오
우리 서로 같이 아픔을 같이 하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걸
이제 그대 기쁨을 말해주오
이제 그대 슬픔을 말해주오
우리 서로 아픔을 같이할 때
행복할 수 있어요
- 정수라의 <환희> 가사 중 -
정수라는 한국일보 '제1회 한국 가요제'에서 인기상을 수상하면서 1974년 데뷔했습니다. 데뷔 초에는 광고음악과 만화 주제가를 부르다 1982년 <그런 사람이 나는 좋아>를 발표하며 실질적인 가수로서의 첫 발을 내딛습니다. 그리고 1983년 그 유명한 <아! 대한민국>으로 스타덤에 오르죠.
1986년 영화 <외인구단>의 OST <난 너에게>가 두 번째 히트작이고요.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으로 1998년 발매한 6집에 실린 곡으로 3번째 히트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후 미국에 진출을 타진했으나 여의치가 않았고요. 오랜 공백기로 접어들면서 각종 유언비어에 시달리기도 했죠.
2009년 '정수라밴드'를 만들어 17집 앨범을 발매합니다. 2012년에 선보인 18집이 마지막 정규앨범이었고요. 2017년에는 임영웅 씨가 커버해서 유명해진 싱글 <어느 날 문득>이라는 싱글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를 다룰까 하고 망설였는데 '환희'의 임팩트를 넘어설 순 없었습니다.
저는 정수라 씨를 떠올리면 우렁찬 성량과 단단한 음색 그리고 상반된 소녀 같은 목소리가 생각납니다. 이제 우리나라로 60인데요. 나이를 모를 정도로 현역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바람 같아서는 2개의 정규앨범을 더 내서 20집이라는 대업을 세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환희'입니다. 가수 이름 아니고요. 매우 기뻐함 혹은 큰 기쁨을 뜻하는 말입니다. 몸의 즐거움 + 마음의 기쁨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기도 하고요. 화자에게는 어떤 좋은 일이 있는 걸까요? 복권이라도 당첨된 것일까요?
'어느 날 그대 내 곁으로 다가와/ 이 마음 설레게 했어요 어느 날/ 사랑은 우리 두 가슴에 머물러/ 끝없이 속삭이고 있어요'가 첫 가사입니다. 사랑의 시작을 읊조리고 있는 듯한 가사입니다. 이처럼 사랑은 뜬금없이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시작되곤 하죠. 혼자가 아닌 타인도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면서요.
'그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는 이 순간/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여요' 부분입니다. 이제 손을 잡고 걸어 다니는 사이가 되었나 봅니다. 너무 빠른 거 아닌가? 하하하. 1988년의 감성을 생각하면 손 잡는 행위가 가진 의미가 지금보다는 훨씬 무거웠으리라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사랑하는 사이가 되면 세상 모든 것이 달리 보이고 또 긍정적으로 보이는 효과가 으레 발생하곤 하죠.
2절을 보겠습니다. '어느 날 그대 눈동자를 보면서/ 미래를 꿈꾸기도 했어요 어느 날/ 사랑은 우리들의 삶의 위하여/ 가슴에 타오르고 있어요' 부분이 나오는데요. 서로의 눈을 보면서 화자는 자신의 미래를 걸어봐도 괜찮은 사람이겠다는 생각을 하며 미래를 그려봅니다. 마치 상대의 마음을 얻으면 세상 모든 것을 가진 것 같은 착각에 휩싸이곤 하죠. 다른 것이 하나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젠 나의 기쁨이 되어주오/ 이젠 나의 슬픔이 되어주오/ 우리 서로 아픔을 같이 하면/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걸/이제 그대 기쁨을 말해주오/ 이제 그대 슬픔을 말해주오/ 우리 서로 아픔을 같이할 때/ 행복할 수 있어요' 부분입니다.
가사는 평이한데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 있습니다. 화자는 상대가 자신의 기쁨이자 슬픔이 되어 달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리고는 슬픔을 같이해야 진정한 사랑과 행복이 완성된다고 언급하죠. 작사가가 사랑을 쫌 아시는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하. 그냥 철없던 시절 한 때의 사랑이라고 보기에는 사랑의 속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서입니다. 네. 사랑은 서로의 외로움이라는 슬픔 속에서 완성된 환희 같은 게 아닐까요?
음. 오늘은 딱히 쓸 주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하하하.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 심정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걸'로 썰을 시도 해 보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할지 머릿속을 뒤적거리지도 않은 채 그냥 나오는 대로 주절주절할 예정이니 각오하셔요.
생물학에서 세포 회전율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 몸에는 대략 30조 개의 세포가 있는데요. 우리는 하루에 평균 3,300억 개 정도의 세포를 새것으로 교체를 한다고 하네요. 질량은 전체 세포의 0.2% 에 해당되는 80g쯤 된다고 하고요. 이 계산대로라면 80일이면 우리의 모든 세포가 헌 옷 버리고 새 옷으로 교체될 수 있다고 하네요. 참으로 신기한 우리 몸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저는 여기서 80일이라는 숫자에 주목합니다. 넉넉히 잡아도 근 3달 정도면 3달 전에 존재했던 세포가 하나도 없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렇다면 우린 세포 기준으로 1년에 4번 죽고 다시 4번 태어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답니다. 100일 기도 같은 개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닌 듯요.
물론 세포가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못 알아보거나 내가 갑자기 안 하던 행동을 하진 않죠. 아마 이 이야기는 가능성 측면에서 접근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물리적으로 1년에 4번까지 새로운 나로 태어날 기회가 주어져 있다 정도로 말이죠.
제가 브런치에 적응하려고 100일 이상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썼던 거 기억하시나요? 읽으시는 분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을 저 혼자 숫자를 세면서 100개 브런치를 채웠었더랬는데요. 제 경험상 뭐든 3개월 정도 꾸준히 하면 이전과는 패턴이 혹은 경로가 조금 달라지는 것을 경험하곤 합니다.
저는 책을 주로 겨울에 쓰는데요. 외부 활동에 상대적으로 제약이 있는 계절이라 방구석 놀이를 많이 하게 되시죠. 10~2월 사이인데요. 하루에 한 꼭지, 혹은 하루에 A4 2장을 무슨 일이 있어도 쓰자 정신으로 임합니다. 그럼 대충 50일이면 초초고가 완성되고 한 번 다듬으면 100일 정도가 되는 것 같아요. 그다음엔 마음에 들 때까지 탈고라 기약이 없고요. 하다 하다 지치면 타협하고 책을 만들게 되죠. 나중엔 쓰는 방식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전 두 권의 책을 이와 같은 방식으로 썼답니다. 여러분들은 어찌 쓰시는지요?
옛날 서당에서는 학동들이 책 학권을 다 해우면 훈장님에게 감사의 표시로 술과 음식을 대접했다고 하는데요. 일명 책거리죠. 저도 책을 하나 낼 때마다 자신감 수준 등이 이전과는 다름을 느껴본 적이 있습니다. 뭔가 다시 태어난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아마도 책 한 권 쓰는 작업이 녹록지 않을뿐더러 우리의 신체 변화와 궤를 같이 하는 100일 정도의 시간이 담보되어야 하는 일이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린 생물학적으로는 엄마 배속에서 한 번 태어나지만 인생을 여행하면서 약 300번이 넘는 '다시 태어남의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 몇 번 만이라도 지나치지 않고 변화의 시작점으로 삼는다면 꽤나 성공한 인생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연초 세웠던 계획이 다 수포로 돌아갔을지라도 4분기만 잘 보내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러니 포기하지 말아야겠죠?
잘하는 것보다 오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생물학적으로도 강한 종은 살아남는 종이기도하고요. 우리 모두에게는 자신의 몸 안의 세포를 80일 정도 묶어 놓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반드시 그중 한 두 번은 꽉 잡으셔서 '다시 태어나는 환희'를 맛보셨으면 하는 희망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제 2번째 책 <참을 수 없는 이직의 가벼움> 표지를 다 그렸고 이번 주에 전자책 등재 트라이를 하려고 합니다. 표지에 돈을 너무 아꼈더니 그만 만화책을 연상시키게 그려왔네요. 하하하. 이것도 제 운명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나중에 책 표지만 봐도 빵 터질 것 같아요. 이번 책을 내고 나면 전 어떻게 다시 태어나게 될까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