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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정화의 <Festival>

작사/작곡 주영훈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엄정화'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9 IXoRDrMvSo? si=JdZ8 SPEbOfLkutee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 엄정화의 <Festival> 가사 중 -





엄정화는 여자 솔로 가수로 1993년 데뷔했습니다. 한 해 앞선 1992년 영화 <결혼 이야기>를 통해 데뷔로 먼저 데뷔했죠. 가수와 배우를 오가며 두 분야에 다 성공한 사례라고 봐야 할 것 같네요. 고등학교 졸업 후인 1898년 MBC 합창단 12기에 합격합니다. 코러스를 하면서 배우 최진실의 노래를 도와주는 것을 계기로 최진실의 소속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양수경 씨의 코러스를 하다가 가수 제의를 받게 되죠.

1993년 <바람 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의 OST였던 <눈동자>가 수록된 1집 음반을 발매하며 가수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 곡은 신해철 씨가 작사, 작곡했습니다. 해당 음반은 그럭저럭이었지만 섹시 콘셉트는 일부 통했습니다. 군인들에게 인기가 유독 좋았거든요. 1996년 2집을 발매하는데 <슬픈 기대>와 <하늘이 허락한 사랑>이 히트했죠. 1997년 3집이 발매됩니다. 타이틀곡이 그 유명한 <배반의 장미>였죠. 후속곡은 <후애>였고요. 이 음반은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지누션의 <말해줘>의 피처링도 이때 참여했고요.

3집부터 작곡가 주영훈과의 호흡이 빛을 바랐는데요. 1998년 4집 <Poison>이 연속 히트를 치죠. 이 곡의 후속곡은 박진영이 작곡한 <초대>였습니다. 두 곡이 다 잘 되었죠. 1999년 이번에 느 김창환 씨와 손을 잡고 5집 <몰라>를 발표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바로 이 곡의 후속으로 나온 노래입니다. 주영훈 씨가 컨추리꼬꼬를 위해 만들었다가 거절당했는데, 옆 녹음실에 있던 신승훈 씨가 강력추천했다고 전해집니다.

200년 6집, 2001년 7집을 연달아 냈지만 이전보다는 좋은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2002년부터는 배우활동에 한동안 전념했습니다. 2004년 8집, 2006년 9집을 발매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잘 안 됐고요. 2008년 미니앨범 <D.I.S.C.O>가 그나마 인지도를 쌓았죠. 2016~7년 두 번에 걸쳐 10집을 발매하며 정규 앨범의 마침표를 찍었죠. 이후 음악시장 재편 등으로 2020년 디지털 싱글 <호피무늬>를 발매한 것이 마지막입니다.

당대를 호령했던 많은 작곡가들과 합을 맞출 만큼 노래 소화력이 최고 수준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가수만으로도 이처럼 화려한 이력을 가진 그녀는 연기에서도 적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었으니까요. 예전만큼은 아니더라도 기회만 되면 언제든 가수 활동은 가능해 보여 기대해 봅니다.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Festival'입니다. 축제죠. 제목만큼 신나는 노래입니다. 2005년 첫날을 맞아 어떤 노래를 소개해 드릴까 고심을 하다가 이 노래를 택했습니다. 가사가 지금 시점과 잘 어울린다고 할까요?

'항상 똑같은 생활 속에 지쳐가지만/ 나를 누르는 힘든 일에 쓰러지지만/ 고개를 숙일 건 없어/ 그 속에 행복 있는 걸 찾으면 돼' 부분입니다. 새해가 온다고 해서 일상이 급변하거나 어깨에 놓은 힘든 일이 갑자기 사라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화자는 말합니다. 고개를 숙일 것은 없다. 힘듦 속에 행복이 싹트고 있다고요.

'나의 주위를 둘러봐 힘겹다 느낄 때/ 맑은 어린아이의 모습에 미솔 닮아 봐' 부분입니다. 저는 이 기사에서 전쟁통에서 사랑은 이루어지고 애는 태어난다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맑은 어린아이의 모습은 주변이 어수선하고 모두가 힘들다고 느낄 때조차도 우리가 모르는 곳에서는 희망이 싹트고 있다는 걸 보여주죠.

2절을 살펴볼까요? 아주 가끔은 사랑 있어 즐겁게 웃고/ 또 어떤 날은 사랑으로 울기도 하고/ 쉬운 건 하나도 없어/ 그 속에 기쁨 느끼면 그걸로 돼' 부분입니다. 사랑에 울고 웃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죠. 인생살이 뭐 하나 쉬운 게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1절과 마찬가지로 마찬가지로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말하고 미래를 찾아나가는 자세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금 낮추어 돌아봐 삶이 무거울 때/ 아무 말없이 뛰고만 있는 많은 사람들' 부분입니다. 자신이 힘들 땐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볼 줄 하는 시야의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뛰어가다가 다리가 아프면 좀 쉬어가고 옆 사람과 대화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 거야 Never cry/ 뜨거운 태양 아래 Sunny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바라면 돼' 부분입니다. 자동적으로 따라 부르게 되는 구절이죠. 내게 닫힌 현실이 아니라 그 암담한 현실이라는 생각을 날려버릴 수 있는 정신적 힘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라라라 Smile again/ 라라라 Happy days/ 커다란 하늘처럼만 더 크게 웃고/ 더 크게 생각하는 거야/ 눈물은 잊는 거야 Never cry/ 푸르른 햇살처럼 Sunshine days/ 언제나 좋은 일들만 가득하기를 기도할게' 부분입니다.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는 시어가 생각나는데요. 일부로라도 긍정적인 것을 보려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올 해는 하늘처럼 커다란 웃음이 떠나지 않기를 바라봅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쉬운 건 하나도 없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한 번도 새해 해맞이를 하기 위해 명소를 찾은 적이 없는데요. 12월 31일 뜬 태양과 1월 1일 뜬 태양의 차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더 먹는 거라는 말도 저에겐 크게 감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왜 우리는 월, 분기, 반기, 해 이런 식으로 시간을 쪼개서 거기에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지 말이죠. 물론 돈 계산이 필요한 영리 단체는 일정 시점을 정해서 정산이라는 것을 해야 하니 그럴 수 있겠다 처도 일반인들은 자신의 인생 시간표를 이런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맞는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연한 것은 없다. 세상 모든 것을 의심하자는 철학자의 마인드가 발동한 것이죠.

물론 이렇게 날짜를 쪼개는 것이 좀 더 과학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일정한 효용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물 흐르는 대로 날짜 보며 살지 않는 삶보다 더 위대하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자신의 나이를 물어보면 선뜻 대답을 못하고 손가락을 세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적지 않게 봐 왔거든요. 하하하.

애초 쓸모가 없는 일이라면 그동안 수많은 인류가 이런 숫자에 목을 매며 살아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반대로 이런 방법 밖에 없었을까 하는 의구심은 남지만 말이죠. 주로 특정 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하니 행위나 마음 상태에 주목해 봅니다. 과거를 정리하고 미래를 그려보는 일이죠.

대부분 과거에 잘했던 점보다는 아쉬운 점을 잘 떠올리는 것 같고요. 반대로 미래는 희망과 소망이 가득한 모습으로 그립니다. 희망과 소망이 전부 이루어진다면 지난 과거를 돌아보며 흐뭇하고 뿌듯해하겠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못하는 게 현실이죠. 여기서 저는 과거 반성과 미래 바람 사이에 하등의 연관 관계가 없음을 알아차려 봅니다. 뭐가 잘못된 걸까요? 으하하.(올해부터 새로 쓰려고 하는 웃음소리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자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 하하라를 버리진 않겠습니다. 같이 쓰려고요.)

아마도 마음만으로는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쉽지 않아서 일 텐데요. 바로 '행동하는 삶'이라는 키워드가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는 자, 모르는 자, 알지만 행하지 않는 자 그리고 행하는 자 사이의 갭은 하늘과 천지 차이 일 테니까요. 과거 정리를 잘하고 마음만 굳게 먹었다고 밝은 미래가 달성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네. 맞습니다. 세상살이 쉬운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전 노무현 대통령의 영상 짤을 봤는데요. 역사를 바꾸는 것은 생각인데, 역으로 역사 안에 자신의 생각이 담겨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언뜻 보면 말이 안 되는 표현 같습니다. 자신의 생각이 역사를 만들고 그 역사에 지배되어 자신의 생각이 또 만들어지는 굴레가 반복되거든요. 이걸 신년 해돋이에 대입해 보죠. 매년 바라고 또 바라지만 12월 31일은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왜? 생각한 것이 행동으로 옮겨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과거에 역사에 자신의 생각이 갇혀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이러한 무한 지옥을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과거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행동일 겁니다. 그동안의 패턴을 깨고 새로운 길에 발걸음을 내딛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굳은 다짐으로 시작한 일이 결국 성에 차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면 다짐의 내용을 바꾸고 행동 양식을 바꾸어야 하는 일인 것이죠.

진정한 축제는 자신의 과거에 대한 해석을 바꾸고 행동으로 옮겨 만족하는 수준을 터치하는 일이 아닐까요? 해석을 바꾸는 일도 안 하던 행동을 하는 것도 어는 것 하나 쉽지 않죠. 그래서 이 노래는 자신의 진정한 축제를 맞이하기 전에 '쉬운 건 하나도 없다'는 가사를 들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참. 우리가 개인의 삶에 기간을 나누는 것에 대해 마지막으로 한 말씀드리자면 마음을 다잡기 위한 근사한 핑곗거리를 찾는 것 같기도 합니다. 충격 요법으로 이보다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하면서요. 뭐가 됐든 성공만 하면 좋은 일이겠지요. 시간 쪼개기보다 해야 하는 일이면 기간을 정하지 말고 바로 하고 가급적 빨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모두들 새해 지구복 많이 받으시고요. <가사실종사건>은 오래도 묵묵히 여러분들 곁을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전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200권 책 읽기 과제를 올해 또 한 번 도전합니다. 잘 나가던 상반기에 비해 처참히 무너졌던 하반기부터 돌아봐야겠지요. 새롭게 과거를 정의하기 위해서요. 방법도 전환해 보고요. 올해 12월 31일엔 어떤 결과가 나올지가 궁금해지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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