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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LAQ(앰블랙)의 <전쟁이야>

작사/작곡 이단옆차기, 박장근, 첸슬러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MBLAQ(앰블랙)'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2 tOVSOIDUKY? si=weXFBN7 kZlfGTI-A

전쟁이야

오 겁쟁이야

오 너 두고 봐 봐

그녀가 또 울잖아 오


겁쟁이야

오 내 사랑 건드린 너

오 너 너 너

전쟁이야


- MBLAQ의 <전쟁이야> 가사 중 -




엠블랙은 남자 아이돌로 2009년 데뷔했습니다. 그룹명은 그룹명은 'Music Boys Live in Absolute Quality'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이름으로 '절대적인 자질의 노래 부르는 소년들'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이번 역시 왠지 너무 만들어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데뷔할 땐 승호, 지오, 미르, 이준, 천둥 이렇게 5인조였고요. 2014년 천둥과 이준이 탈퇴하면서 3인조로 개편한 후 2017년 소속사가 사실상 폐업 절차를 밟으면서 계약이 종료되었면서 공식 해체한 그룹입니다. 천둥의 투애니원의 멤버인 산다라 박의 동생이고 미르는 탤런트 고은아의 남동생이죠.

가수 비가 프로듀싱을 했습니다. 박진영 사단에서 벗어난 비가 야심 차게 준비한 그룹이죠. 그래서인지 노래 분위기가 비의 노래를 연상시킵니다. 미니 앨범 위주로 활동을 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노래는 2012년 발매한 미니앨범 4집에 실린 곡입니다. 타이틀 곡이죠. 2015년 미니 8집까지 발매했습니다.

2세대 보이그룹으로 분류됩니다. 개별 인지도가 꽤 있는 팀이었습니다. 예능은 물론 드라마, 뮤지컬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OST 꽤나 많이 불렀고요. 다른 가수들의 음반 제작도 활발하게 참여했죠. 지금은 솔로 가수, 인터넷방송, 너튜브 등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전쟁이야'입니다. 뭔가가 틀어져서 더 이상 협상이 불가능할 때 선포하는 게 전쟁이죠. 삼류드라마라고 불리는 '사랑과 전쟁'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각나는데요. 아름다운 사랑과 치열한 전쟁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가사를 쫓아가 보시죠.

'시끄러 듣기조차 싫어/ 눈물이 마르도록 빌어/ 끝까지 갈게 두고 봐/ 넌 날 잘 못 건드렸어' 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게 선전포고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죽을 죄라도 지은 것 같죠. 한 마디로 엄포를 놓고 있습니다.

'사랑했던 우린데/ 그녀뿐인 나인데/ 왜 넌 왜 넌 내 여잘 건드려 No way' 부분입니다. 아하. 화자가 사랑한 여자를 건드린 것이 이유네요. 화자가 그래서 발끈했는 모양인이네요.

'툭툭 털고 난 일어나/ 당한 만큼 너 두고 봐/ 사랑 갖고 우정 갖고/ 장난치는 너 두고 봐/ 니 생각만 해도 벌써/ 내 몸이 떨려와/ 널 용서 못해/ 이제부터 넌' 부분입니다. 아하. 둘 사이는 친구였나 보군요.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친구와 그녀가 썸이라도 탄 것 같죠. 화자는 마음속에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는 것 같죠?

2절을 살펴볼까요. '그녀가 떠나던 날/ 넌 모른 척 모두 잊으라 말했어/ 믿었던 니가 친구인 니가/ 내게 이럴 수 있어/ 널 저주하겠어 이제' 부분입니다. 친구에게 확실히 배신당한 것 같죠. 자신이 사랑하던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이별 선언을 하고 떠나버렸고 친구는 본인이 원흉이면서 모르는 척 화자를 위로한 것이죠.

'그 더러운 입 제발 다물래/ 이 피눈물 다 돌려줄게/ 똑똑히 귀에 새겨/ 너를 절대 가만 안 둬/ 언젠가 알게 될 거라 생각은 했겠지/ 널 용서 못 해 이제부터 넌' 부분입니다.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추파를 던졌다고 해도 기분이 언짢을 텐데 평소 믿고 있던 절친이 이런다면 정말 화딱지가 하늘 끝까지 날 것 같군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전쟁이야/ 오 겁쟁이야/ 오 너 두고 봐 봐 너/ 그녀가 또 울잖아 오/ 겁쟁이야/ 오 내 사랑 건드린 너/ 오 너 너 너/ 전쟁이야' 부분입니다. 어떠세요? 여러분들은 이 정도 상황이 되면 화자처럼 상대에게 전쟁을 선포하실 건가요? 적이 먼저 평온한 일상을 침략해 왔으니 대응 사격을 해야겠죠? 하하하.


음. 오늘은 '전쟁'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총과 미사일로 싸우는 1차적 의미의 전쟁도 있고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트러블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쓰는 전쟁은 '극심한 경쟁이나 혼란 또는 어떤 문제에 대한 아주 적극적인 대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하죠.

여러분들은 전쟁하면 무엇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예전에는 1,2차 세계 대전을 비롯해서 진짜 전쟁을 하는 날이 많았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대규모의 전쟁은 없고 국지전 형태의 전쟁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대표적이죠.

하지만 지금은 일명 '소리 없는 전쟁'이 대세입니다. 먹고사는 문제인 경제 문제, 교역 문제가 그것이죠. 현재 진행중인 미국과 중국 간 벌어지고 있는 소리 없는 전쟁도 안보를 명분으로 내걸고 있지만 사실은 자신들의 일자리를 지켜고 경제 패권을 넘겨주지 않겠다는 발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6.25처럼 몰래 상대방을 쳐들어가는 기습 방식이 있는가 하면 대부분의 전쟁은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시 쳐들어가겠다고 엄포를 놓고 이에 준하는 대응이 없다면 선전포고를 하고 군사적인 개입이 이루어집니다. 이 노래에서도 화자는 상대방에게 선전포고를 먼저 날리고 시작하죠.

완전히 한쪽으로 추가 기운 상황이면 모를까 대부분의 전쟁은 양쪽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힙니다. 너무 군사력에서 큰 차이가 나면 불합리한 측면은 있지만 전쟁까지는 잘 가지 않죠. 비슷한 수준이라면 무력으로 상대보다 우위에 서 있음을 입증하려고 하는데 반해서 말이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의 시작은 적과 아군을 구분하는데서 시작합니다. 어느 편에 설 것인지에 따라 아군과 적군 내에서도 위치가 뒤바뀌기도 하죠. 전쟁의 목표는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고 상대를 응징하는 것입니다. 또한 다시는 까불지 못하도록 완전히 초토화시킴으로써 반항의 여지를 남겨 두지 않죠.

이런 전쟁이 어느새부턴가 일상생활에 침투해 오고 있습니다. 취업전쟁, 귀성전쟁, 출근경쟁 등등 우리 삶 곳곳에 전쟁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쓰이고 있죠. 제한된 자리를 두고 내가 먼저 차지하겠다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기상천외한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고 경쟁을 전쟁으로 돌변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집은 전쟁이 나면 피해 다니는 방공호고 우리 눈뜨며 생활하는 공간은 전쟁터이며, 우리가 다니는 직장은 군사지휘부쯤 되는 것 같고, 우리 개개인의 능력은 총이나 기관총 등을 연상시키죠. 평일은 전투의 연속이고 주말은 잠깐의 휴전을 뜻하기도 하고요. 삶이 곧 전투네요. 이렇게 생각하니 좀 씁쓸하죠.

대부분의 전쟁은 아군과 적군이 잘 드러나지만 내전의 경우는 양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누가 선이고 누가 악인지조차 묘연해 질 때도 있거든요. 지금 우리는 내란을 겪고 있고 공수처와 경호처라는 권력과 권력이 충돌하는 내전의 양상도 익히 보았죠. 전쟁은 다 해롭지만 내전도 만만치 않은 것 같습니다.

자. 이제 사랑의 영역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가져와 보죠. 사랑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유일합니다. 그 사람을 놓고 복수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쟁이 발동합니다. 누가 먼저 그 사람의 마음을 얻을 것인가의 공정 경쟁까지는 좋으나 그게 여의치 않으면 둘간에 박이 터지며 전쟁의 양상을 띠기도 하죠.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달라서 벌어지는 촌극이 주를 이룹니다. 누군가가 먼저 짝사랑을 시작했자만 상대는 그 사실도 모른 채 다른 사람을 선택하곤 하죠. 스스로 배신을 당한 누군가는 이에 대한 보복 공격에 나섭니다. 각종 음해와 모략으로 상대에게서 다른 사람을 떼어내려고 갖은 용을 쓰죠. 성공하는 경우도 있으나 결국은 밝혀지며 해피앤딩으로 마무리되는데요.

사랑 역시 국가의 영토 같이 A를 좋아하다가 경쟁이 심하면 B를 좋아하는 식으로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 영역입니다. 그러니 그 끝에는 전쟁이라는 단어가 부상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예전에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와 아이, 그리고 노인은 보호한다'는 대사를 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살육이 찢겨나가는 전쟁터에도 나름의 최소한의 도덕은 있어야 한다는 것이겠죠. 실제는 그렇지 않지만.

이 노래에서 화자는 가까운 친구에 의해 여자 친구를 가로채기 당합니다. 그리고 전쟁을 선포하죠. 친구가 화자에게 진실을 말했어도 사태는 나빠졌겠지만 들키지 않기 위해 거짓말까지 해 버렸으니 감정은 더 나락으로 향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그녀는 누구의 소유도 아닌데 화자가 자기 소유권을 주장하며 가로챈 친구에게 선전포고를 하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하는 의문이 듭니다. 물론 화가 나는 건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선택에 달린 문제지 않나요? 먼저 침 발라놨다고 내 것임을 주장하는 것은 왠지 뒷골목 깡패를 연상시키네요.

흔히들 참혹한 전쟁을 겪어보면 평화의 소중함을 안다고 하죠. 물리적 전쟁은 승자의 피해도 없진 않지만 원하는 것을 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사랑을 향한 전쟁은 어느 누구도 승자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네요. 자신들의 의지보다는 선택권을 가진 누군가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할 테니까요.

사는 것도 전쟁, 사랑하는 것도 전쟁 우리는 언제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걸까요? 하하하. 여러분들은 지금 어떤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가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제 두 번째 책 <참을 수 없는 이직의 가벼움>은 이직을 다룬 에세이입니다. 책소개에서 저는 이직이 '자본주의라는 점점 치열해지는 전쟁터에서 총알받이가 되지 않기 위해 전선을 수시로 옮기며 불리한 전황을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바꿔보려 몸부림'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저에게도 그동안의 적지 않은 이직은 전쟁으로 읽히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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