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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11. 2023

버즈의 <남자를 몰라>

작사 김진아 / 작곡 이상준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버즈'입니다.

아래 노래를 들으시면서 글을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https://youtu.be/mWxF9duk-uk


수없이 어긋난대도 기다릴게

아무리 가슴 아파도 웃어볼게

떠나선 안돼 서둘러 저버리진 마


날 밀어내도 깊어지는 이 사랑을 봐

내입을 막아도 세상이 다 아는데

왜 너만 몰라 왜 널 지킬 남자를 몰라

...

널 원해야만 견뎌내는 내 가슴이야

날마다 울어도 볼 때마다 행복해

왜 너만 몰라 왜 강한 내 사랑을 몰라


버즈의 <남자를 몰라> 가사 중




고집스러운 내 사랑으로

너를 놓치지 않기 위해

거짓까지도 믿고 싶어


가짜 눈물이라도 짜내서

널 만날 핑계를 찾아


혼자가 더 좋다는 슬픈 니 말

눈물이 자꾸 지워버려


니 맘보다 한숨과 친해져도

널 보기 위해 사는 나니까


수없이 어긋나도 기다릴 거야

아무리 가슴 아파도 웃을 거야

떠나지 마 서둘러 저버리진 마


날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너를 향한 내 맘이 깊어지는 걸 봐

널 원해야만 견뎌내는 내 가슴이야


내입을 막아도 세상이 다 아는데

왜 너만 몰라 왜 널 지킬 남자를 몰라

왜 너만 몰라 왜 강한 내 사랑을 몰라




버즈는 5인조 남성 밴드입니다. 2000년에 결성되어 인디에서 활동했고요. 우리에게 이름이 알려진 것은 2002년 민경훈 씨가 보컬로 교체되고 2003년 1집이 나오면서입니다. 민경훈 씨와 드럼, 기타 1/2, 베이스 연주자 4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만큼 팀도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로 2007년 잠정 해체되기도 했습니다. 2010년 2기 멤버를 거쳐 2014년 원년 멤버로 재결합했죠. 버즈는 록 발라드 곡의 대명사이면서 민경훈 씨의 두성 창법이 세간의 화제가 되었죠. 남자들의 노래방 애창곡 중 하나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노래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제목부터 살펴보죠. <남자를 몰라>라는 곡명만 봐도 사랑하는 여성에게 말하는 내용임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혼자가 더 좋다는 슬픈 니 말'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아마도 여성분이 앞으로 함께 할 수 없다고 이별 통보를 상황으로 보입니다.

'날 밀어내도 깊어지는 이 사랑을 봐'라는 가사가 사실상 이 노래의 부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여성분이 이별 통보를 하자 남자는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지킬 남자가 본인인데 그걸 왜 모르냐고 답답해하죠. 그러면서 여성분이 남자를 밀어낼수록 깊어지는 사랑에 애가 탑니다.

제가 그리 좋아하는 남자의 타입은 아닙니다. 이 남자는 여자분에게 좀 질척거리는 듯 보여서요. 헤어짐만 막을 수 있다면 늦게 와도 이해하고 누굴 만났는지도 묻지 않겠다고 말하죠. 여자분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겁니다. 심지어 변명을 해도 믿어주겠다고 합니다. 이렇게라도 만남을 이어가야 하는 건지 싶네요. 하하. 물론 남자도 그런 상황이 마뜩치는 않아 보입니다. '니 맘보다 한숨과 친해져도/ 널 보기 위해 난 사니까'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그런 시도들의 결과가 신통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반복되는 후렴구에 있습니다. '수없이 어긋난대도 기다릴게/ 아무리 가슴 아파도 웃어볼게/ 떠나선 안돼 서둘러 저버리진 마/ 날 밀어내도 깊어지는 이 사랑을 봐/ 내입을 막아도 세상이 다 아는데/ 왜 너만 몰라 왜 널 지킬 남자를 몰라' 이 부분이요.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여성과 합이 맞지 않아도 기다린답니다. 아무리 가슴 아픈 일이 있어도 미소를 짓겠답니다. 그러니 떠나지 말아 달라네요. 서둘러 자신을 등지지 말라네요. 남자는 여자가 밀어내면 밀어낼수록 사랑을 지키겠다는 마음이 불타오릅니다. 그 불이 얼마나 뜨거운지 말하지 않아도 세상사람들이 다 알 정도라고 말하죠. 그런데 그런 마음을 모르는 건 단 하나 그녀뿐입니다. 이게 비극이죠.

이걸 안타까움이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미련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무튼 눈물겹습니다. 마치 계란으로 바위를 치며 언젠가는 계란이 바위를 뚫고 나오길 기대하는 상황처럼 느껴지네요. 제가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서 <포기>라는 주제를 다룬 적이 있는데요. 이 분에게 소개하고 싶네요. 하하하.

오래간만에 조금 철학적인 이야기를 더해 보겠습니다. 사랑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아무리 이성이 많아도 스파크가 안 튀면 무용지물이죠. 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어느 일방이 같이 길을 걷다가 멈추거나 다른 길로 가겠다고 말하는 순간 쌍방향은 원웨이로 변해 버립니다.

저는 우리 인생에서 수많은 길이 있는 것이 아니라 길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걸어가며 새로운 길을 닦고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약속한 길이라는 것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길을 걷는 두 사람이 어떻게 길을 만들어 가는지가 중요할 뿐이죠.

노래의 남성은 세상엔 오직 하나의 길만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녀와 함께하는 길만 보이죠. 그 외의 길로 가면 다 낭떠러지라 죽는 줄 압니다. 그런데 진짜 그런가요? 만약 아픔과 시련을 겪다가 두 번째 사랑을 만나진 않을까요? 본인이 하나의 길에 갇혀 삶의 의미를 스스로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물리적 아픔은 병증을 치유해야 낫는 것처럼 정신적 아픔은 마음의 상태를 관찰해야 해결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그녀가 떠난 것이 문제가 아니라 떠난 사실을 해석하는 남자의 고집이 더 큰 문제인 걸로 보이는데,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 자신부터가 <사랑 편><이별 편><듀오 편><그룹 편> 등으로 구획화하다 보니 노래를 선별하는데 다소 애를 먹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미분류>라는 브런치는 그런 저의 각박함과 갇힘을 말끔히 해소해 주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태풍도 다 지나갔고 주말의 시작이네요. 이번 주에도 느 때와 같이 성실히 브런치 활동을 하겠습니다. 그럼. 편안한 밤 되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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