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DOKO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이아영'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kVq72 EzY10? si=xGrZ8 TiZkFAqDoBj
널 사랑할 자신이 이제 없어요
오랜 우리의 연애의 끝은 이래요
헤어지자는 말도
먼저 꺼내야 하는
찢어질듯한
나의 맘을 그댄 알까요
아마 모르겠죠
- 이아영의 <널 사랑할 자신이 이제 없어요> 가사 중 -
이아영은 2018년 데뷔했습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4인조 보컬 그룹 <가을로 가는 기차>의 멤버였습니다. 솔로로 데뷔한 것은 2021년입니다. 현재 개인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매주 토요일 오후 9시에 커버 영상을 올린다고 하네요.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보컬을 전공했습니다. 그룹이 해체된 이후에 <보이스코리아 2020>에 출연했으나 중도 탈락했습니다. 도코가 만든 기획사의 1호 가수가 되었습니다. 드라마 회전목마 비롯해 많은 드라마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OST 쓰였습니다.
자신만의 감성 포인트를 담은 발라드를 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떠날 듯이> <말없이 울더라도>등이 대표곡입니다. 프로듀서 도코와 작업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아직 <가사실종사건>에서 다루기에는 좀 커리어가 부족한 감이 있지만 응원 차원이라고 봐 주심 좋을 듯요.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22년 발표한 싱글 앨범입니다. 그녀의 노래는 제목을 잘 짓는 것 같더군요. 저도 제목에 낚였습니다 하하하. 개인적인 평가로는 저음이나 중음 파트는 경쟁력이 충분히 있으나 고음 파트가 약간 불안하게 들리는 측면이 있네요. 이제 시작하는 단계니까 꾸준히 하다 보면 앞으로 많이 좋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그녀의 성장을 기대하고 지켜보겠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널 사랑할 자신이 이제는 없어요'입니다. 제목만 봐도 이별 감성의 노래임을 알 수 있죠. 자신이 없는 게 아니라 그런 마음을 내고 싶지 않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이 표현을 현실에서 듣는다면 마음이 쿵하고 낙담할 것 같군요.
'한참 바라만 보네요/ 바뀌지 않을 걸/ 이미 알고 있지만/ 많이 아파서/ 마음이 아파서/ 바보같이/ 그대를 보아요'가 첫 가사입니다. 이별의 순간 발걸음이 쉬이 떨어지지 않는 화자는 상대의 얼굴을 한참 바라봅니다. 지금의 상태로는 한 걸음도 더 나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안타까워서죠.
'정말 슬프긴 한가요/ 이런 말도 더/ 할 자신이 없는데/ 그때 사랑하지 않는다 말할 때/ 그냥 그만할 걸 그랬었나 봐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애써 이별의 순간의 부인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되돌아보니 그때 그만두는 것이 지금의 상황을 만들지 않는 길이었음을 후회하게 되죠.
2절을 보시죠 '언제부터였었나요/ 사랑하는 척을/ 하기 힘들었을 텐데/ 얼마나 기다려왔을까요/ 하루도 같이 있기 힘들었을 텐데/ 정말' 부분입니다. 언젠가부터 상대로부터 이 사랑이 거짓 사랑임을 느꼈습니다.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해 봤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널 사랑할 자신이 이제 없어요/ 오랜 우리의 연애의 끝은 이래요/ 헤어지자는 말도/ 먼저 꺼내야 하는/ 찢어질듯한/ 나의 맘을 그댄 알까요/ 아마 모르겠죠' 부분입니다. 이제 화자는 자포자기 상태가 되었습니다. 이러려고 이별을 연장해 왔나 하는 심정이 드는 것이죠. 결정적인 것은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듯이 이별의 말을 먼저 꺼내야 하는 점입니다.
'함께 나눴던 추억을 다 지울게요/ 더는/ 사랑하지 않을게요/ 어차피 알고 있었지만/ 너무 빨리 온 것 같아요/ 나는 정말 자신 없는데'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뒤에 이어지는 '내가 그댈 정말 잊을 순 있을까요/ 오늘은 우리가 처음 만난 날인데/ 기억도 못 하겠죠/ 늘 그래왔으니까/ 혼자 사랑한 나의 맘을 그댄 알까요/ 아마 모르겠죠' 부분과 함께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여기서 인연을 끊겠다고 말을 해 놓고선 금방 정말 그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죠. 공교롭게도 오늘은 화자와 상대가 처음 만난 날입니다. 이런 날에 굳이 이별 선언을 해야 하는 처참함을 상대는 개의치도 않는 눈치죠. 결국 혼자만의 사랑을 연장해 온 후폭풍을 감당하는 것은 화자의 몫인 듯 보이네요.
음. 오늘은 가사 중 '그냥 그만할 걸 그랬었나 봐요'에서 착안하여 '멈춤의 미학'에 대해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나가야 할 때와 물러설 때만 잘 알아도 백전백승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만큼 살면서 멈춤의 미학을 발휘하는 일은 중요하다면서도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멈춤이 가장 필요한 영역은 다름 아닌 중독적 성향을 보이는 곳이죠. 술, 담배, 일, 쇼츠 뭐 이런 것들이요.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 정도의 선을 정해놓고 살아보려 애쓰지만 늘 그 선을 넘기 일쑤가 되는 것들입니다. 한 번 손이 갔다 하면 못 그만두는 마력을 지닌 것들이죠.
눈에 보이는 것도 이럴 진데 우리의 마음은 어떨까요? 한 번 어디론가 갔던 마음을 다시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일은 그만큼 어렵죠. 이 노래 가사처럼 사랑했던 마음을 멈춰야 하는 일도 그런 경우죠. 과학의 법칙상 가던 경로를 계속 가려는 관성의 법칙이 우리 삶을 지배하고 있어서겠죠. 늘 하던 습관이나 방식을 멈추고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한다는 사람을 바꾸는 일일 수도 있는 큰 일에 해당되니까요.
우리는 우리에게 유익하지 않으면서도 어떤 일을 계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당장의 이익은 가깝고 미래의 손해는 너무 멀어 보이기 때문이죠. 지금 이 사귀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보다는 이별을 연장하는 것이 당장의 이익이라면 미래에서 다가올 새로운 인연을 막는 부작용은 미래의 손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들 알고 있는 행위에 대해서 멈춤이 잘 안 되는데, 미래에 좋을 거라고 판단해서 현재에서 열심히 했던 무언가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당황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강식품을 먹는 게 몸에 좋을 거라 생각해서 거르지 않고 잘 챙겨 먹었는데 그게 우리 몸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밝혀진 경우죠.
참 어렵습니다. 지금까지 걸어온 삶의 경로를 이탈하는 멈춤이라는 것 말이죠. 사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한시도 멈출 수 없습니다. 멈춘다는 것은 바로 죽음을 의미하죠. 몸이나 마음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멈춤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것 같네요.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런 책 제목도 생각나네요. 하하하.
우주의 모든 것들이 작든 크든 움직이고 있습니다. 자신마저 움직인다면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제대로 보기 어려울 겁니다. 달리는 차 안에서 옆 차를 보면 서 있는 것처럼 오인하는 것과 같죠. 그것들을 제대로 보기 위해 자신의 속도를 늦춰봅니다. 최대한. 그러면 평상시에는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있죠.
멈추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나 만남이 많았던 사람은 그런 것들을 줄여보는 시도도 될 수 있고요. 혼자 있는 시간을 늘려보는 것, 외출을 하지 않고 집에만 있어 보는 것, 말수를 줄여보는 것, 소비를 줄여보는 것, 식사량을 줄여 보는 것 뭐 다양하죠.
자신의 삶에 그런 멈춤의 미학을 적용하면 의외의 효과를 보게 될 것 같은데요. 무엇보다도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풍요로운 삶을 살아왔는지, 그 풍요 속에서 굳이 불필요한 것까지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어떤 것들은 자신의 통제 밖에 있을 만큼 중독적 성향을 보인 것들도 있을 수 있고요.
'그냥 그만할 걸 그랬었나 봐요'에서는 후회의 심정이 녹아져 있습니다. 이미 오랜 시간 무언가를 지속해서 지금은 탈이 난 상태가 된 것이죠. 제대로 멈출 수만 있었다면 좋았겠다는 말이죠. 여러분들의 삶에는 그런 멈춤이 필요한 것들이 있으신가요?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저도 있습니다만. 쩝
흔히들 무언가를 하는 데 있어 마음이 불편하거들랑 더 이상 그 일을 진행시키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행복을 아무 근심 없이 잠자리에 잘 드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했고요. 마음이 불편하다가 신호를 보내는 데도 계속 모른 척한다면 나중에 '그냥 그만할 걸 그랬었나 봐요'라는 말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죠.
자. 심호흡을 합니다. 나의 속도를 천천히 줄여보세요. 가는 속도가 빨라 한 번에 세워지지 않는다면 할 수 있는 만큼만 속도를 줄여보세요. 그리고 주변을 한 번 둘러보아요. 슬로 라이프가 별 게 아니잖아요. 이번 기회에 자신이 낼 수 있는 최저속도를 확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도 요즘 멈춤의 미학을 적용하는 아이템이 하나 있습니다. 한 번엔 어려울 것 같아 나름의 방법을 적용해 보고 있습니다. 몇 시까진 하고 몇 시까지는 안 하고 뭐 이런 전법이죠. 통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누군가는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나 하려면 나머지 9가지를 멈출 수 있어야 한다고도 하던데요. 그들이 참고 보여준 하나보다 참았던 9개에 눈이 가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