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What's up

Song by 4 None Blondes

by GAVAYA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4 None Blondes'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Db_K4 KF2 qw? si=7 RiZOQsRKg0 b6 Fg8

And I say hey-yeah-yeah-yeah, hey yea yea

그리곤 난 말해 이봐, 이봐

I say hey! what's goin' on 난

말해 이봐! 이게 무슨 일이야?


And I say hey-yeah-yeah-yeah, hey yea yea

난 말해 이봐, 이봐

I say hey! what's goin' on

말해 이봐! 이게 무슨 일이야?


- 4 None Blondes의 <What's up> 가사 중 -




포 넌 블론즈는 여성 보컬리스트 린다 페리를 주축으로 결성된 미국의 락밴드입니다. 동성애자였던 린다 페리와 베이시스트였던 크리스타 힐하우스가 만나 룸메이트가 되었고 매일 기타를 두들기며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여기에 기타리스트 쇼나 힐과 드러머 완다 데이까지 합류합니다. 모두 동성애자였죠.

그룹명은 탄생 일화가 있는데요. 춥고 배고픈 연주를 이어가던 그녀들은 공원에서 누가 먹다 남은 피자조각을 발견합니다. 한 금발(Blonde) 소년이 그 피자 조작을 새에게 먹이로 던져주려고 하자 가족들이 피자에 손대지 말라며 소년을 꾸중했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그녀들을 흘겨봤고요. 이 사건을 계기로 '4명의 금발 아닌 사람들'이라는 뜻의 '4 Non Blondes'가 탄생하게 됩니다. 금발은 부유한 백인을 동성애자는 밑바닥 인생을 각각 상징하는 키워드죠.

그룹이 결성된 건 1898년이었지만 데뷔는 1991년에 이루어집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녀들의 첫 번째 앨범에 담긴 두 번째 싱글이죠. 린다 페리가 대부분 작사와 작곡을 도맡았고요. 보컬리스트로서도 발군이었습니다. 가사에도 나오지만 20대 중반에 혼란스러웠던 삶을 이 노래에 담았죠.

첫 번째 앨범의 성공으로 두 번째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멤버들이 다 탈퇴했습니다. 1995년 린다 페리는 솔로로 독립해서 앨범을 발매했지만 잘 안 됐습니다. 이후 유명 가수들의 히트곡을 만드는 작곡가로 변신합니다. 꽤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하고요. 그녀들은 동성애자를 위한 모금 행사 때 한 번씩 뭉친다고 하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What's up'입니다. '무슨 일이야?'라고 번역되죠. 위에서 말씀드렸지만 그녀의 나이 25살에 만들어졌는데, 삶은 고단했고 기댈 것은 올지 안 올지 모르는 미래였던 시점이죠. 세상에 대한 불만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 내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느껴집니다.

'25 years of my life and still 25년의 내 인생 여전히/ Trying to get up that great big hill of hope for a destination 목적지를 향해 저 크디큰 희망의 언덕을 오르려 노력해/ I realized quickly when I knew I should 그래야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난 빠르게 깨달았지/ That the world was made for this 세상은 이것을 위해 만들어졌단 걸/ Brotherhood of man 사람 사이의 인류애/ For whatever that means 그게 무슨 뜻이든 간에'가 첫 가사입니다.

화자는 25살이 되었지만 아직도 인생이 제대로 풀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희망의 언덕을 오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언덕을 오르는 힘의 원천으로 인류애를 언급하고 있네요. 화자에게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성을 나눠보는 세상이 아니었을까요?

'And so I cry sometimes when I'm lying in bed 그래서 난 침대에 누웠을 때 가끔 울어/ Just to get it all out, what's in my head 그저 내 머릿속에 있는 걸 모두 꺼내기 위해/ And I, I'm feeling a little peculiar 그리고 난, 난 약간 기분이 이상해져/ And so I wake in the morning 그래서 난 아침에 일어나/ And I step outside and I take deep breath 밖으로 걸어 나와 깊이 숨 쉬어/ And I get real high 그러면 난 기분이 정말 흥분돼서/ And I scream to the top of my lungs 온 숨을 모아 소리를 질러/ What's goin' on? 이게 무슨 일이야?'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눈여겨볼 가사는 What's going on일 것 같은데요. 보통은 의문이나 놀람을 표현할 때 씁니다만 여기서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세상이 왜 이 모양이야'로 번역된 것이 있던데 저는 이 표현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이 되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다소 중독성이 있는 'And I say hey-yeah-yeah-yeah, hey yea yea 그리곤 난 말해 이봐, 이봐/ I say hey! what's goin' on 난 말해 이봐! 이게 무슨 일이야?/ And I say hey-yeah-yeah-yeah, hey yea yea 난 말해 이봐, 이봐/ I say hey! what's goin' on 난 말해 이봐! 이게 무슨 일이야?' 부분입니다. 여기도 마찬가지죠. '제기랄, 세상이 어쩜 이래, 나한테 왜 그래' 정도로 번역해 봅니다.

'And I try, oh my God do I try 그리고 난 노력해, 아 신이시여 노력해 난/ I try all the time 언제나 노력해/ In this institution 이 관습 안에서/ And I pray, oh my God do I pray 그리고 난 기도해, 아 신이시여 기도해 난/ I pray every single day 매일을 기도해/ For revolution 변화를 위해' 부분입니다. 절망적인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신을 손을 잡아 봅니다. 절망적 현실 안에서 희망을 찾으려 하는 것 같죠?


음. 오늘은 가사 중에 제 눈에 들어온 'Institution(관습)'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습은 어떤 사회에서 오랫동안 지켜 내려와 그 사회 구성원들이 널리 인정하는 질서나 풍습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뉴스에 뭔가 잘못한 사람들을 비난하면 '그건 그동안의 관습(관례)'라고 표현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예전부터 쭉 그래왔는데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반응인 것이죠.

아마도 이 노래에서 화자는 성 정체성과 이것을 보는 사회적 관습을 저격하고 있는 듯합니다. 가사에 보면 'Brotherhood'가 나오는데 이는 그런 구분을 넘어서는 형제애 혹은 인류애가 이 세상에 필요하지 않은 말처럼 들리거든요. 사람의 성과 사랑 따위를 남과 여라는 이분법으로 보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관습은 각기 다른 사회에서 공통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사회마다 다른 양상을 띠기도 하죠. 동성애자만 봐도 그것을 허용한 나라도 있는 반면 아직도 반대하는 나라도 있죠. 자연환경 등의 영향으로 집을 지을 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사용하면서 그 사회의 모양이 다르게 형성된 것쯤은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사회마다 생각의 차이가 각기 다른 관습을 만들고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참 오묘하기도 합니다.

사실 관습만큼 구태의연한 것도 없죠. 어떤 관습이 언제, 어떤 이유로 생겨났는지조차 추적이 어려운 시점이 되었는데도 우린 그냥 그것에 따를 뿐 질문을 던지지 않습니다. 저는 철학하는 삶 혹은 삶의 철학의 출발점이 관습 타파와 상당한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밥을 숟가락으로 먹을 수도 젓가락으로 먹을 수도 포크로 먹을 수도 그냥 손으로 집어먹을 수도 있지만 각 사회마다 관습으로 생각되는 방법이 정해져 있죠.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그 관습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보는 시선 말이죠. 관습 밖에 있는 행동을 관습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얼마나 강하고 잦은 압력을 가하는지가 그 사회의 경직성과 유연성을 드러내니까요.

시대마다 관습은 변화합니다. 물론 한 인간이 사는 100년 정도의 시간에는 안 바뀌는 관습도 있긴 하죠. 하지만 지속되는 시간의 문제만 있을 뿐 관습은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 시대를 그 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암묵적인 약속인 셈이니까요. 여기서 암묵적이라는 것은 자신의 의사를 밖으로 들어내지 않아서 약속을 한 건지 안 한 건지 확실하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만큼 지키고 안 지키기고가 느슨하다는 뜻이고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담고 있는 거죠.

관습은 시간이라는 함수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쉬이 그 방향을 전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관습 타파는 어렵죠. 그럴수록 맹목적으로 관습을 따를 것이 아니라 언제부터 생겨났는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지금의 시점에도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지 등 매우 귀찮은 질문을 꾸준히 던져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관습의 힘에 떠밀려 보수적 삶을 살게 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죠.

긴 기간 많은 사람들의 검증을 거쳐온 지라 믿고 쓸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그 속에 묻힌 소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고 자신만의 판단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은데요. 진정한 긍정은 부정의 부정이라는 말이 있죠. 관습을 부정해 보다 더 이상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할 때 믿어도 늦지 않다는 말입니다.

세상에 정해진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번쯤 놓아보는 일, 관습보다 위대한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고 의심해 보는 일, 오래된 관습을 빠져나와 새로운 관습의 문을 여는 일 그런 접근이면 좋겠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무슨 가사인지도 모르고 음만 흥얼거렸다가 가사를 꼼꼼히 읽어보면서 이런 내용이었던 것을 뒤늦게 알았네요. 아마 저와 비슷하신 분들도 꽤 있을 듯싶네요. 세상이 이리되어 먹은 것에 그토록 불만을 제기하던 20대를 지나 지금은 타협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는 나이가 되었는데요. 관습에 익숙해졌다고 할까요. 20대의 불만과 변화의 마음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곡이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What Am 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