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아웃사이더 / 작곡 MC스나이퍼, 김지향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아웃사이더'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65 RQZICv4 iI? si=yKG7 PC_og2 VBy6 lV
언제나 외톨이 맘의 문을 닫고
슬픔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바보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
캄캄한 어둠 속에 내 자신을 가둬
- 아웃사이더의 <외톨이> 가사 중 -
아웃사이더는 2004년 데뷔했습니다. 한 마디로 속사포 래퍼입니다. 그런데도 제법 발음이 좋아서 가사가 잘 들리죠. 2000년 반쪽날개라는 팀을 거쳐 인덕대학교 힙합동아리 창설멤버로 활동하다가 2003년 지금의 활동명 아웃사이더를 쓰면서 'Come Outside'라는 음원을 발매하게 됩니다. 하지만 반응은 호불호가 갈렸죠.
그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2006년 싱글 앨범 'Super Star'였습니다. 그 당시로는 빠른 랩이 생소했지만 신기함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갔죠. 스나이퍼사운드에 영입되며 MC스나이퍼의 4집에 참여하게 됩니다. 참여한 곡들이 대박을 치면서 그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졌죠.
2007년 스나이퍼가 프로듀싱한 1집 앨범을 발매합니다. 하지만 폭망 했죠. 그때 사귀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지는 불운을 겪었다고 하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의 2집에 실린 타이틀 곡입니다. 너무도 빠른 랩으로 인해 음악방송에서 자막이 가사를 따라가지 못했던 에피소드를 양산하기도 했죠. 그래서 고안된 방법이 방송 최초 8줄 자막이었다고 하네요. 주류 장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박을 쳤죠.
그래서일까요. 3집 앨범에서는 더 빠른 랩을 실현합니다. 3집 활동을 마치고 군대에 가고 군 휴가 중에 결혼 발표도 합니다. 2013년에는 자신만의 '아싸 커뮤니케이션'을 설립합니다. 최근에는 도마뱀 등 동물 사업을 한다고 밝힌 바 있죠.
그리고 4집 격인 미니앨범에서 외톨이에 버금가는 음원 '슬피 우는 새'라는 곡을 발표하죠. 이후 많은 가수들과 콜라보를 합니다. 그리고 2025년 2월 정규 4집 이후 10년 만에 5집 앨범을 발매합니다. 음악의 다양성 측면에서 꼭 필요한 유형의 가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외톨이'입니다. 자신의 활동명이 아웃사이더라는 점에 비추어보면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인상을 받죠. 가사 역시 그런 냄새가 풀풀 풍깁니다. 랩이라 워낙 가사가 긴 관계로, 제가 다른 노래 중 가장 길지 않나 생각이 되네요. 핵심만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없이 덧나/ 사랑도 사람도 너무나도 겁나/ 혼자인 게 무서워 난 잊혀질까 두려워/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없이 덧나/ 사랑도 사람도 너무나도 겁나/ 혼자인 게 무서워 난 잊혀질까 두려워' 부분입니다. 화자는 무언가에 상처를 받을 상황으로 이것을 치료할 누군가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는 상황으로 보이네요.
'언제나 외톨이 맘의 문을 닫고/ 슬픔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바보/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 캄캄한 어둠 속에 내 자신을 가둬/ 365일 1년 내내/ 방황하는 내 영혼의 조작 키를 잡은 Jack Sparrow/ 몰아치는 Hurricane 졸라매는 허리끈에/ 방향감을 상실하고 길을 잃은 소리꾼' 부분입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한 후 아무 반응이 없자 지레 포기를 하고 자기 자신을 가두는 듯한 모습이네요.
'내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나와 싸워/ 그녀가 떠나갈 때 내게 말했었지/ 너는 곁에 있어도 있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만지면 베어버리는 칼날 같은 사람/ 심장이 얼어붙은 차가웠던 사랑/그래 1분 1초가 사는 게 사는 게 아냐/ 매일매일이 너무나 두려워/ M'aider누가 날 좀 꺼내줘' 부분입니다. 화자는 한 때 사랑하는 이가 있었고 지금은 헤어진 것으로 보이네요. 같이 있어도 같이 있는 것 같지 않는 차가움과 두려움 속에서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 그려진 듯합니다.
2절을 볼까요. '아무도 모르게 다가온 이별에 대면했을 때/ 또다시 혼자가 되는 게 두려워 외면했었네/ 꿈에도 그리던 지나간 시간이 다시금 내게로/ 되돌아오기를 바라며 간절한 맘으로 밤마다 기도했었네/ 시위를 당기고 내 손을 떠나간 추억의 화살이/ 머나먼 과녁을 향해서 한없이 빠르게 날아가/ 내게로 돌아와 달라고 내 손을 붙잡아 달라고/ 부르고 불러도 한없이 소리쳐 대봐도/ 아무런 대답이 없는 널/ 내 기억 속에서 너라는 사람의/ 존재를 완전히 지우려 끝없이 몸부림쳐 봐도/ 매일밤 꿈에서 그대가 나타나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는걸' 부분입니다. 이별을 직감했지만 대면하는 것이 두려워 등을 돌렸던 화자. 떠난 사람을 잡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현실은 전혀 변화가 없고 꿈에서라도 그런 갈증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나 어떡하라고 다 끄떡없다고/ 거짓말하라고 더는 못 참겠다고/ 나도 아플 땐 아프다고 슬플 땐 슬프다고/ 얼어붙은 심장이 자꾸만 내게로 고자질해/ 정말로 끝이라고 정말로 괜찮다고/ 꾹 참고 참았던 눈물이 자꾸만 내게로 쏟아지네' 부분입니다. 아닌 척 해도 몸은 스스로 알아서 괜찮지 않다고 말을 합니다. 아무리 참으려고 해도 눈물은 거짓말을 하지 않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상처를 치료해 줄 사람 어디 없나/ 가만히 놔두다간 끊임없이 덧나/ 사랑도 사람도 너무나도 겁나/ 혼자인 게 무서워 난 잊힐까 두려워/... 언제나 외톨이 맘의 문을 닫고/ 슬픔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바보/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 캄캄한 어둠 속에 내 자신을 가둬' 부분입니다. 상처는 이별로 생긴 것이네요. 함께 있던 누군가가 떠나고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상황을 외톨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음. 오늘은 '외톨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친구가 없는 아싸와 왕따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일본어로는 방안에만 갇혀지네는 히키코모리라는 말도 있죠. 사전적 의미로는 매인 데도 없고 의지할 데도 없는 홀몸 혹은 다른 짝이 없어 홀로 있는 사물을 뜻합니다. 혼자라는 서러움이 베어있는 단어죠.
외톨이의 특징은 내외부 세계와의 연결이 끈긴 상태가 아닐까 합니다. 보통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란 강하든 약하든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로 이루어져 있죠. 우리가 다니는 학교, 동아리, 회사 등 이런 조직체들은 그 연결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집합체들이죠.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외톨이라는 감정을 줄여주죠.
하지만 크고 작은 모임이나 조직에서도 외톨이는 생깁니다. 자신의 기호와 전혀 무관한 모임에 참여한다든지 혹은 조직 사람들이 텃세를 부리는 환경에 노출되면 누구나 외톨이의 심정을 느끼게 되죠. 여기에 물리적인 혹은 의도적인 힘까지 작동시키면 아싸를 넘어 왕따, 집단 괴롭힘의 영역까지 침범하게 되죠.
살다 보면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시시때때로 찾아왔다가 떠나가곤 합니다. 하지만 외톨이는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물론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외로운 환경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인 것이죠. 그런데 우리는무인도에 떨어진 사람을 외톨이라고 부르진 않죠. 손만 뻗으면 연결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외될 때 외톨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적합할 듯합니다. 풍요속 빈곤이죠.
똑똑한 사람일수록 나이가 들면 친구가 적어진다는 주장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이 주장에 동의하시나요? 저는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기도 합니다. 외부와의 연결은 실보단 득이 많아야 하는데 여러 해를 살면서 경험해 보니 그 노력을 들이기보단 자발적 외톨이의 삶을 선택하는 것이 이롭다고 느끼는 것이죠. 자신을 이해줄 사람을 찾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알았을 수도 있고요.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음식을 먹고 대화를 나눠도 우린 그 사람과 온전히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태초의 고독감이 있죠.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마저 떠나버린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고독감의 수준이 극대화될 겁니다. 한 사람이 아니라 우주에게 버림받은 느낌이랄까요.
실제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랄지 가족 등은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데도 사랑이 괴물이 되어 한 사람을 집어삼키게 됩니다. 일종의 착각이죠. 가장 강력한 끈이 하나 떨어져 나갔다고 나머지 끈들조차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니까요.
그런 착각이 본인 스스로를 가둡니다. 사랑을 믿지 못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가 두려워지죠. 밖을 볼 수 있던 시선이 자꾸만 내부로만 향합니다. 거기에는 초라하게 웅크리고 있는 자기 자신의 모습이 덩그러니 기다리고 있죠. 연결의 단절이 나은 비극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작은 타율적이었겠으나 외톨이로 향하는 길에는 자기 자신을 붙잡아 줄 많은 기회들을 스스로가 놓는 상황도 적지 않으니까요.
우린 살아가는 동안 외부 세계와의 수많은 연결과 단절을 경험합니다. 때론 하나의 연결을 끊어내야 다른 연결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연인에게만 올인하면 친구와의 연결이 끊어지고요. 이별로 인해 연인과의 끈이 떨어지면 새로운 연인과의 만남과 그동안 자주 못 봤던 친구들과 다시 연결되는 식이죠.
우리가 죽는 것이 아니라면 살아가는 동안에 벌어지는 단절은 다른 연결을 전제로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살아가면서 본의 아니게 외톨이가 되는 기간도 있겠지만 그 기간이 너무 길어지게 내버려 두거나 자발적으로 그 기간을 늘리는데 합류해선 곤란합니다.
단절의 쓰디쓴 경험이 연결의 환희로 전환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같이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시어처럼 외톨이는 연결의 이상 신호일텐데요. 하나의 연결이 끊어졌을 뿐 다른 연결은 그대로이라는 점, 나아가 새로운 연결을 도모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봅시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언젠가 한 번쯤 속사포랩을 하나 다루고 싶었습니다. 저도 한 때는 아웃사이더라는 말을 곧잘 들었답니다. 하하하. 저는 관계의 아웃사이더가 아니라 생각의 아웃사이더를 지향합니다. 나만의 고유한 시선을 갖는 외톨이라면 거부하지 않으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아웃사이더를 꿈꾸시나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