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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의 <내꺼 중에 최고>

작사/작곡 방시혁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P_6 tcapVnM? si=NlbNVqunuunHE3 MK

넌 내 거 중에 최고

내 삶의 모든 것 중에 최고

눈이 멀었었나 봐 미쳤나 봐

왜 너를 못 알아봐


나 따위가 뭐라고

감히 너를 떠나 살 수 있다고

내겐 너무 과분한 사람이란 걸

이제야 알았어


넌 내꺼중에 최고


- 이현의 <내꺼중에 최고> 가사 중 -




이현은 2007년 데뷔했습니다. 이전에 소개드렸던 8eight라는 혼성그룹의 리더이자 메인보컬로 서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에서 처음으로 론칭한 아티스트라는 영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02년부터 케이윌, SG워너비의 김진호 등과 함께 흑인음악 동호회 '소울리스트' 멤버로 활동했습니다.

대학을 중퇴하고 빅히트 엔터테인먼트가 설립된 2005년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합니다. 방시혁 씨가 JYP 엔터에서 일하는 과정에서 가이드 녹음 등을 하면서 만나게 되었다고 전해지네요. 이후에 2AM의 이창민 씨와 옴므라는 프젝트 그룹 활동을 하기도 했죠.

2018년 하이브와 계약이 종료되면서 옴므는 해체 수순을 밟고 그도 솔로로 독립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의 솔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곡이죠. 2011년 발표된 곡입니다. 그에게 있어서는 두 번째 미니앨범 되겠습니다. 방시혁 씨가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최근에는 라디오 '친한 친구'에서 DJ를 맡았습니다. 에이트 시절 <심장이 없어>, 옴므 시절 <밥만 잘 먹더라>등이 그의 명곡으로 꼽히는데요. 그리고 특이한 건 또 다른 자아로 '미드낫'이라는 활동명으로 전혀 새로운 가수 캐릭터를 소화하는 시도도 하고 있습니다. 그냥 묻히기엔 너무도 아까운 보컬이 아닐까 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내꺼 중에 최고'입니다. 제목만 봐도 화작 무슨 말을 하고 싶은 지가 한 번에 팍 옵니다. 하하하. 지금 곁에 있는 누군가가 그런 존재일 텐데요. 평상시에는 그런 사실을 종종 잊고 사는 우리들이죠. 화자 역시 이별을 경험하고 나서야 그 사실을 깨닫게 되죠.

'사랑을 믿지 않았지/ 오늘이 오기 전엔/ 그래서 가능했나 봐/ 널 떠날 수 있었나 봐/ 미련하기는 또 최고라/ 아픈지도 몰랐어/ 가슴이 텅 빈 것 같아/ 눈물이 자꾸 흐르다/ 니가 보고 싶어 죽을 것 같아/ 이제야 알았어' 부분입니다. 화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자신의 곁을 지켜주던 상대를 말이죠. 그래서 등 돌리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던 가슴에서 찌릿하고 신호를 받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눈물샘이 터지기도 하고요. 뒤늦게 알게 된 거죠. 진짜 사랑이었구나 하고요.

2절을 볼까요. '잘난 것 하나 없는데/ 무슨 자신감으로/ 그렇게 널 대한건지/ 널 차버릴 수 있는지/ 자상하기는 또 최고라/ 화 한번 내지 않고/ 오직 나만 사랑해 준/ 자기보다 더 아껴준/ 내겐 너무 과분한/ 그 사람이 이제야 그리워' 부분입니다. 복에 겨운 지 몰랐던 과거의 시절. 돌이켜 보면 볼수록 후회막급입니다. 그런 상대를 제 발로 차버렸으니 고생길이 훤해 보입니다. 본인에게는 너무도 과분한 사랑이고 사람이었음을 이제야 알게 되는 화자. 너무 늦은 감이 없진 않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넌 내꺼 중에 최고/ 내 삶의 모든 것 중에 최고/ 눈이 멀었었나 봐 미쳤나 봐/ 왜 너를 못 알아봐/ 나 따위가 뭐라고/ 감히 너를 떠나 살 수 있다고/ 내겐 너무 과분한 사람이란 걸/ 이제야 알았어/ 넌 내꺼중에 최고' 부분입니다. 삶의 우선순위 혹은 관계의 우선순위를 너무도 잘못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상대를 아주 낮은 순위에 놓고 개의치 않았던 화자였죠. 자신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를 어찌 그리 취급했는지 한숨이 푹푹 쉬어지죠.

'내겐 자격 따윈 없지만/ 니 곁에 돌아가겠다는 말은/ 뻔뻔하지만/ 한 번 실수한 만큼/ 더 잘할 수도 있어/ 이런 날 믿고 다시 받아주겠니'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심파죠. 뒤늦은 반성, 앞으로 잘하겠다는 다짐, 다시 돌아오라는 제안 모두가 버스 떠나고 손 흔드는 격이죠. 쯧쯧


음. 오늘은 가사 내용에 착안해서 '우선순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순서는 퍽이나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라도 몇 초 차이로 세상에 먼저 나오면 형, 언니, 누나가 되고 그 반대는 동생이 되니까요.

학창 시절 공부를 등한시다가 뒤늦게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이 서러워 늦깎이 대학생이 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인생의 나이테마다 주어진 일들을 건너뛰면서 뒤늦게 그 공백을 메우는 상황이 되는 것이죠. 여러분들에게는 이처럼 순서를 지키지 못해 후과를 치른 일이 있으셨나요?

흔히들 일을 할 때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우선으로 하라고 말합니다. 중요하지도 시급하지도 않은 일에 시간과 노력을 쏟다 정작 중요하고 시급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우를 범하기 때문이죠. 말이 쉽지 실제 상황이 되면 뭐가 중요하고 뭐가 시급한지를 판단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순서에는 물리적인 것도 있고 정신적인 것도 있는 듯합니다. 택시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는 경우가 물리적인 사례이고요. 생각이나 마음에 관한 것이 정신적인 순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화난 사람에게 잘못됐다고 말하기보다는 먼저 화난 이유에 대해 호응을 해주는 것이 순서죠. 마음이 가라앉은 후에 그런데 그건 좀 한 번 생각해야 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멘트를 처야 상대방이 귀담아듣는 식이죠.

순서는 '순리'와도 일맥상통합니다. 여러분들은 순리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흐르는 물이 생각납니다. 물을 거스르기보다는 흐르는 물에 몸을 맡기는 자세랄까요. 그래야 힘도 적게 들고 마음도 편안 해질 테니까요. 물처럼 살아라는 명언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겠죠.

이 노래에서 화자는 상대가 곁에 있을 때는 상대를 우선순위의 상단에 놓지 못했습니다. 사랑을 믿지도 않았고 혹여 사랑이 있다 해도 상대가 그 사람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별을 통해 상대의 부재 상황을 겪으면서 자신이 얼마나 큰 잘못을 한 지를 오롯이 깨닫게 되죠.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나, 그리고 가족, 부모 같은 존재들이죠. 하지만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늘 상수로 놓고 삽니다. 그래서 처음 본 사람에게 그리도 친절하면서 가까운 사람에게는 무례를 범하고도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습니다. 말 안 해도 다 이해해 줄거라 기대하는 것이죠.

인간은 지고지순한 존재이기는 하나 전제 조건이 있죠. 바로 잘 먹고 잘 싸야 합니다. 생물학적인 존재인 까닭이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건강만큼 삶에서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는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어떤가요? 여러분들은 그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나 관심을 가지고 어떤 활동을 하시고 계신가요?

이처럼 우린 가장 우선순위를 앞에 두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보다 그것을 뒤로 미뤄놓고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지금 당장 안 하면 죽은 것도 아닌데 그것에 집착을 버리지 못하죠. 애가 크는 모습은 일회적이라 그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하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 시절을 탕진하고 다 커버린 자녀 앞에서 후회나 착잡한 감정과 마주하기도 하고요.

우리가 인생을 잘 사는 방법은 순서를, 순리를, 우선순위를 잘 지키며 사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른들 말씀 따나 남들 공부할 때 공부하고 남들 뭐 할 때 같이 하는 것에는 그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굳이 그 길을 빙빙 돌아서가는 수고로움을 겪을 이유는 없을 테니까요.

우리는 살면서 우선순위가 늘 바뀝니다. 대학 진학 할 때는 성적이 우선순위였다가 취직할 때는 직장이 우선순위가 되고 연애하고 결혼할 때는 상대가 우선순위가 되는 식이죠. 언제나 늘 우선순위 1등인 게 아니라 그것조차도 늘 변합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긴 한데 그 과정에서 가족, 건강 같은 우선순위의 가장 상단에 있어야 하는 것들을 못 보거나 다음이라는 말을 자주 내뱉게 되는데요. 현명한 처사는 아니죠.

이마 이 노래의 화자도 지금 심정이야 우선순위 1위가 상대이겠지만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그런 마음일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연예를 할 때나 이별을 할 때나 화자의 곁에 우둑커니 서 있는 누군가가 실제론 우선순위 1위 일지 모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삶에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놓고 있나요? 그게 여러분들이 눈을 감는 순간까지도 유효한 것들인가요? 아니면 일정 시간 중요했다가 사라지는 것들인가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 다녀오면 가방을 짚어 던지고 놀이터로 뛰어나간 것이 다반사였죠. 해가 지는 줄로 모르고 친구들과 놀다가 엄마의 채근에 저녁밥을 먹고 더러워진 몸을 씻으면 노곤해지면서 잠이 쏟아집니다. 그때 해야 할 숙제가 떠오릅니다. 아차. 졸린 눈을 부여잡으며 잔소리를 들으며 어찌어찌 숙제를 하죠. 만약 놀이터로 가기 전 먼저 해놨더라면 짧은 시간에 끝낼 수 있었을 텐데요. 순서만 바꿔도 삶이 달라집니다.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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