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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NTR/X의 <Golden>

작사 EJAE, Mark Sonnenblick / 작곡 IDO, 24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헌터릭스(HUNTR/X)'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6 cPT6 YbELo? si=VHlnlsYiSXZXOT2-

We're goin' up, up, up, it's our moment

우리 점점 더 높이 올라가


You know together we're glowing

지금이 우리의 순간이야


Gonna be, gonna be golden

반드시 반드시 빛나게 될 거야


Oh, up, up, up with our voices

목소리를 점점 더 크게 높여


영원히 깨질 수 없는


Gonna be, gonna be golden

반드시 반드시 빛나게 될 거야


- HUNTR/X의 <Golden> 가사 중 -




HUNTR/X(헌터릭스)는 2025년 6월 20일 데뷔했습니다. 이제 한 달 조금 넘었네요. 다소 생소하시죠? 노래 정도는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수 있으나 어떻게 탄생한 걸그룹인지 몇 명인지는 잘 모르실 수 있습니다. 일단 가수명은 헌터릭스라고 발음합니다.

넷플릭스 오리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실린 곡입니다. 이들은 가상 걸그룹입니다. 헌터릭스의 멤버는 3명입니다. 루미, 미라, 조이입니다. 이들의 직업은 악령을 퇴치하는 퇴마사들입니다. 그래서 헌터스라고 명명했습니다. 실제 루미는 EJAE, 미나는 Audry Nuna. 조이는 Rei Ami라는 실존 가수들이 보컬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가상 걸그룹이라고 우습게 보면 안 됩니다. 빌보드 차트 1위를 하고 전 세계 20개국 이상의 음원 사이트에 차트인한 글로벌 스타입니다. 예전 아담이라는 가수가 생각나네요. 하하하. 저도 아직 보진 못했지만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3인조 걸그룹의 목소리로 사람의 영혼을 빼앗아 먹는 악귀를 퇴치하는 내용입니다.

워낙 하이라이트 부분이 고음이라서 너튜브에 이걸 커버하겠다고 이 가수 저 가수가 막 도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도대체 이 노래가 뭘까? 짧게 한국 가사로 들리고 그래서 궁금하던 차에 한번 찾아보게 되었네요. 앞으로 사이버 가수나 아이돌도 많이 생길 듯한데 이 부분을 좀 관심 있게 지켜볼 생각입니다. 아울러 헌터릭스의 다음 활동도 기다려 보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Golden'입니다. 골든은 금색으로 환하게 빛나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애니메이션 상에서는 헌트릭스의 모습을 뜻하기도 합니다. 가짜 금을 뜻하는 도금이 아니라 진짜금값은 자신을 발견하는 성장스토리가 담겼다고 보면 무리가 없을 듯하네요.

'I was a ghost, I was alone, hah 나는 유령이었고 외톨이었어/ 어두워진, hah, 앞길 속에 (Ah)/ Given the throne, I didn't know how to believe 왕좌를 받았지만 나는 전혀 믿지 못했지/ I was the queen that I'm meant to be 내가 여왕이 될 존재라는 걸' 부분입니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니 끝은 창대하리라는 문장이 생각합니다. 성공의 서사를 써 내려가기 위해서는 처음은 춥고 배고파야 하는 것이 불문율이죠.

'I lived two lives, tried to play both sides 난 두 개의 삶을 살았어 두 가지를 다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But I couldn't find my own place 내 자리가 어딘지 찾지 못했어/ Called a problem child 'cause I got too wild 원체 사나웠던 탓에 문제아로 불렸지/ But now that's how I'm getting paid, 끝없이 on stage 하지만 이제 그렇게 돈을 벌어. 끝없이 무대 위로' 부분입니다. 두 개의 삶은 가수와 테마사일 수도 있고 거짓된 나와 진실한 나로 볼 수 있도 있을 것 같군요. 아무튼 의욕이 사라진 채 무대에 서며 생계를 유지하는 직업 가수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I'm done hidin', now I'm shinin' like I'm born to be 숨는 건 끝내자, 난 이제 빛나고 있어. 내가 태어날 적부터 그랬듯이/ We dreamin' hard, we came so far, now I believe 우린 간절하게 꿈을 꿨고 무척 멀리까지 왔어. 이제 난 믿어' 부분입니다. 도금을 버리고 순금을 찾는 순간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네요.

'We're goin' up, up, up, it's our moment 우리 점점 더 높이 올라가/ You know together we're glowing 지금이 우리의 순간이야/ Gonna be, gonna be golden 반드시 반드시 빛나게 될 거야/ Oh, up, up, up with our voices 목소리를 점점 더 크게 높여/ 영원히 깨질 수 없는/ Gonna be, gonna be golden

반드시 반드시 빛나게 될 거야' 부분입니다. 순금은 그녀들의 목소리와 괘를 같이 합니다. 더 크고 자신 있게 부를수록 그녀들은 빛을 자체 발광하는 존재죠.

'Oh, I'm done hidin' now I'm shinin' like I'm born to be 더 이상 숨지 않아/난 빛나도록 태어났으니까/ Oh, our time, no fears, no lies 이건 우리의 시간이야 두려움도 거짓도 없어/ That's who we're born to be 그게 바로 우리가 태어난 이유야/ Waited so long to break these walls down 이 벽을 무너뜨리기까지 오래 기다렸어/ To wake up and feel like me 진짜 나로서 깨어나기 위해/ Put these patterns all in the past now 과거의 굴레는 이제 모두 뒤로 했고/ And finally live like the girl they all see 이제야 사람들이 보는 그 여자아이처럼 진짜로 살아가' 부분입니다. 그녀들의 성장 일기를 보는 듯하죠.

'No more hiding, I'll be shining like I'm born to be 더 이상 숨지 않아. 난 빛나도록 태어났으니까/ Cause we are hunters, voices strong, and I know I believe 우리는 사냥꾼처럼 강한 목소리를 가졌고 나도 이제 믿어' 부분입니다. 자신들이 이 세상에 태어난 소명 의식을 갖게 된 듯하죠. '사냥꾼처럼 강한 목소리'라는 가사가 이 노래의 주제 단어 같습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I lived two lives, tried to play both sides 난 두 개의 삶을 살았어 두 가지를 다 잘하려고 노력했지만' 부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표현을 들으면 워킹맘이 떠오르지 않으세요? 직장에서도 잘하고 싶고 엄마로서도 잘하고 싶어 발을 동동 구르는 워킹맘의 모습 말이죠. 물론 요즘에는 워킹맘을 능가하는 워킹파파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만.

워킹맘이나 워킹파파는 다양한 역할에서 오는 힘겨움을 자주 느낄 겁니다. 역할로만 따지면 우린 두 자리의 인생을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부모, 자식, 형제, 자매, 상사, 동료, 부하직원, 동호회 회원 등등요. 시간과 자원은 제한되어 있고 그 많은 역할을 수행하다 보면 서로 간의 이해 상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걸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했단 사실이 자책감 따위로 이어지기도 하죠.

우리는 살면서 선택이라는 것을 통해 한 가지 삶만 산다고 알고 있는데요. 이 가사에는 두 개의 삶을 살았다고 말합니다. 마치 집에서는 요조숙녀처럼 행동하다가 집 밖에만 나오면 변신하는 생활을 말하는 듯한데요. 평소에는 말수도 없고 얌전한 것처럼 보였던 누군가가 술자리에서는 말도 많고 엄청 극친화형 인간으로 돌변하는 모습도 그려집니다. 한쪽을 누르면 한쪽이 튀어나오는 풍선효과일 수도 있고 사람들은 어느 정도 이런 이중인격자로서의 모습을 지니고 있기도 한 듯한데요.

사회생활에서 고분고분하기만 하던 사람이 집에 오면 권위주의적인 양상을 띠는 경우도 있죠. 반대로 밖에서는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가 집에서는 딸바보로 전락하는 사례도 있고요. 크게 보면 누구나 사회 생활할 때의 나와 가족이나 그 외의 활동에서 보여주는 나 이렇게 두 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회생활은 자신의 본모습을 좀처럼 들어내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대부분 연기로 대응하고 그 외의 장소에서는 자신의 본모습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데 간혹 그 격차가 말도 못 하게 커서 극과 극은 연상시키는 분들도 있죠. 여러분들은 이 두 가지 모습이 어느 정도나 일치하시나요?

여기에 돈이라는 함수를 넣으면 아주 재밌어집니다. 돈을 주는 사장이나 고객의 입장과 돈을 버는 종업원의 입장인데요. 개처럼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속담이 떠오르네요. 돈을 주는 입장에서는 여간 깐깐한 태도를 유지하다가도 돈을 받는 입장이 되면 그것을 야박함이라고 표현하게 되죠.

전자와 후자가 극명이 분리될 수도 있지만 부업으로 작은 가게의 사장이라도 하시는 경우라면 동시에 두 가지 삶을 모두 경험하게 되죠. 한 가지 삶만 사는 경우와는 인생의 다른 뷰를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을 듯합니다. 물론 고충도 따르겠지만요.

물리적으로는 한 개의 삶만을 사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지만 우린 때때로 이원화된 삶을 살기도 하고요. 생각이라는 기제를 통해 의도적으로 혹은 수동적으로 복수의 삶도 살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자신이 그것을 대하는 태도 혹은 참여 정도에 따라 결이 달라지는데, 여기에 시간이 덧대지면 다른 삶의 궤적을 그리게 되는 식이죠.

이 노래에서 화자가 그 궤적의 변화를 꽤 하는 대목이 나오는데요. 'I'm done hidin'' 부분입니다. '더 이상 숨지 않겠어'라고 번역되는데요. 우리가 살면서 했던 행동들이 쌓이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모여 하나의 삶이 됩니다. 숨고 피하고 등 돌리는 일이 잦아지면 어둠에 갇히게 되는 격이죠. 화자는 더 이상 숨지 않기로 하면서 두 개의 삶을 하나의 삶으로 통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성공합니다.

우린 안에는 행복이도 있고 불행이도 있습니다. 우울이도 있고 기쁨이도 있죠. 이런 것들이 한 방향으로 정렬될 때 하나의 바람직한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현실은 삐쭉삐쭉 울퉁불퉁 이것저것이 고르지 않게 섞여 있게 됩니다. 우리가 일명 성찰한다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부분을 속아내는 일이죠. 내 그릇에 맞지 않는 행동, 정렬에 벗어난 행동을 한 연유를 들여다보고 마음을 가지런히 하는 것 말이죠.

살다 보면 일시적으로 이전과는 전혀 결이 다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자신의 삶을 괴롭히는 무언가가 출연했지만 어찌 손 쓸 방법이 없는 상황이죠. 그렇다고 굴복해서 살기도 그렇고 거기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싶은 마음이 쉽게 내려놓아지지도 았습니다.

어찌 보면 두 개의 삶을 살아가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의 삶을 염원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낮에는 밭을 갈고 저녁엔 책을 읽는 두 개의 삶이 지향하는 곳은 배부른 삶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일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브런치라는 또 다른 삶을 사는 이유도 그런 게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와우. 무지하게 덥네요. 이러다가 40도라는 수치도 조만간 볼 것 같습니다. 계절로만 보면 우린 4개의 삶을 살죠. 어떤 계절의 삶이 가장 좋으세요? 대부분 활동하기 좋은 봄이나 가을을 많이 꼽으시겠죠? 자세히 보면 비슷한 날씨만 있을 뿐 같은 날씨는 한 번도 없죠. 다채로운 삶이라야 하는 게 아닐까 싶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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