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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의 <굿타임>

작사/작곡 홍재선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클레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GQ8 GGdXkaHA? si=JI2 IKc0 q5 EdpQ8 EP

너와 함께 지내고 싶은 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내가 너와 보내려 하는 이 밤이


나에겐 가장 소중한 시간인 걸


- 클레오의 <굿타임> 가사 중 -




클레오는 1999년 데뷔했습니다. 3인조 걸그룹입니다. 클레오는 'Come Listen EveryOne'의 약자로 '모두 와서 우리의 음악을 들어라'라는 뜻입니다. 멤버 교체가 많았는데요. 김하나, 박예은, 채은정으로 1집을 시작했고 2집부터는 박예은을 대신해 박현정이, 5집에는 차은성 대비 정예빈이 멤버로 합류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녀들의 데뷔곡입니다. 가사 중에 '너와 함께 지내고 싶은 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부분 때문에 미성년자들 사이에게 꽤나 인기를 누렸습니다. 1집에서는 청순 콘셉트를 추구하다가 2집부터는 섹시로 전환하며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하지만 3집은 대략 난감한 수준이었고 4집은 룰라의 이상민이 프로듀서를 맡고 홍영주가 안무를 도와 재기를 꿈꿨습니다.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5집은 다시 폭망 했죠.

그러고 2006년 해체되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다시 재결합을 했습니다. 최근 근황을 보니 지난달 제스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원년 멤버인 채은정을 중심으로 구도경, 김다정이 멤버로 참여했습니다. 생명력이 대단하죠. 그것도 걸그룹인데 말이죠.

채은정은 당시에는 막내였지만 이제는 맏언니로 변신을 하게 됩니다. 17년 만에 재결합도 놀랍고요. 가장 나이가 많은 걸그룹이라는 타이틀도 챙겼네요. 하하하. 원래 인기가 정점인 1군보다는 꾸준한 2군이 더 오래간다는 것을 클레오가 입증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전 좋게 보이네요.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굿 타임'입니다. 타이밍, 시의적절이라는 의미일 겁니다. 학창 시절엔 통금 시간 같은 게 있죠. 특히 여성분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데 막으면 더 하고 싶은 마음이 들끓죠. 제목 굿타임은 그 선을 넘어버리고 싶은 날을 가리키고 있는 듯합니다.

'뭐라고 말을 해 줬으면/ 니 마음 믿어줄 수 있을 거야/ 나를 책임질 수 없다 해도/ 지금 너무 좋은 거야' 부분입니다. 상대는 화자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화자는 상대에게 무언가를 바라지 않습니다. 자신을 책임져 달라고도 하지 않죠. 그냥 지금 순간이 좋다고만 말하죠.

'사랑이 어설픈 나에게/ 행복한 안내자가 되어준 널/ 믿어왔던 내 이 감정들을/ 성숙하게 만든 거야'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에게서 사랑을 배웠습니다. 아마도 상대가 첫사랑이지 않았을까 생각되네요. 누군가를 좋아하며 싹튼 인생 첫 감정을 성숙이라는 이름으로 대하는 아주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이 순간보다 더 행복한 널 찾아가/ 내게 이별의 손을 흔들면/ 나는 너를 두고 떠날게' 부분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잘 나가다가 이별을 꺼냅니다. 아마도 화자가 한 사랑은 짝사랑에 가깝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서인지 울고불고 날뛰기보다는 겸허히 이별을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고 있죠.

'조용한 카페에 앉아서/ 진심을 얘기하고/ 믿어왔던 추억들이/ 나를 머무르게/ 너의 마음 생각나게 해' 부분입니다. 고백은 했던 모양입니다. 첫 가사와 연결시켜 보면 안타깝게도 상대는 딱히 반응이 없었던 것 같군요. 상대도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왔던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드는 가사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너와 함께 지내고 싶은 밤/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하지만/ 내가 너와 보내려 하는 이 밤이/ 나에겐 가장 소중한 시간인 걸' 부분입니다. 화자는 고백을 하고 상대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밤새 이야기꽃이라도 피우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부모님이 눈에 밟힙니다. 화자를 나아주고 키워준 매일 보는 부모님을 뒤로하고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에 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은데 말이죠. 과연 화자는 귀가를 잘했을까요? 하하하.


음. 오늘은 가사 중 '나에겐 가장 소중한 시간인 걸'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평균적으로 80년가량을 산다면 하루를 24시간으로 놓고 계산하면 대략 70만 시간이 나옵니다. 100살 넘게까지 산다고 하면 100만 시간의 에너자이저가 되는 셈이죠. 하하하.

이렇게 보면 꽤나 많은 시간인 듯한데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잠자는 시간, 씻고 밥 먹고 뭐 이런 행위들을 하는 시간을 감안하면 대략 3분의 1 정도가 진짜 우리에게 남겨진 시간이죠. 많이 잡아도 30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좀 마음이 급해지시나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30만 시간 중에는 학교 다니고, 직장 다니고, 아이를 돌보고 등 생리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도 의무처럼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시간들이 있죠. 제 계산으로는 그런 시간 다 제외하면 오롯이 자신을 위해 쓰는 시간은 10만 시간 남짓이 아닐까 싶습니다.

10년가량이죠.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시나요? 전 매우 짧은 듯합니다. 노래 가사에 말하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이런 시간을 뜻하는 것 같거든요. 물론 봉사를 하고 아이를 돌보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버는 일도 꽤나 중요하고 아름다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죠.

그런 시간에 치이지 않기 위해 결혼을 안 하고 아이를 낳지 않고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은 물리적으로 2배 혹은 3배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시간의 절대량만 중요한 것은 아니죠. 시간이 많다고 자아실현을 많이 하는 것으로 이어지진 않으니까요.

시간이 많다는 건 그런 가능성이나 개연성이 높아진다는 뜻일 겁니다. 사랑 역시도 마찬가지죠. 시간 많다고 연애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연애를 많이 한다고 결론까지 완벽해지진 않죠. 이 노래의 화자 역시 부모님에게 거짓말하고 혹은 그들을 제치고 상대와 밤새도록 이야기했다고 해서 가까워질 수도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말을 많이 해 보면 환상이 깨지면서 진실과 마주하기도 하니까요.

물론 인생의 하루하루가 귀하고 귀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뭔 차이를 모를 정도로 식상해질 수 있지만 오늘내일 목숨을 부지하는 분들의 입장에선 오늘의 하루가 천금보다 값지겠죠. 앞날이 창창한 어린이들이 아는 시간의 가치와 인생의 노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니까요.

사실 매일매일이 소중하다고 말하는 건 다 소중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소중하려면 소중하지 않은 것들이 더 많아야 그 개념이 성립하니까요. 매일매일 사랑에 빠지고 상대와 밤을 새우고 싶어지면 그런 상황에서는 소중함이라는 단어의 위력이 감퇴하고 말죠.

극히 출연 가능성이 낮고 희박해야 소중함이라는 가치를 부여받게 되는데요. 자 일차적으로 10만 시간으로 소중함의 가치를 부여할 영역을 줄여 드렸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이 시간 안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행동할 수 있습니다. 뭘 하시면서 그 소중함 속의 소중함을 찾으시겠어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의 선택이 바로 그 사람을 만들죠. 시간 배분을 어디에 집중적으로 몰아서 하는지가 소중함을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랑한다는 건 자신의 시간을 언제든 내어줄 수 있는 상대를 만나는 것일 거고요. 누군갈 만날 때 달력을 한참 보는 사람은 '비즈니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죠.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무엇을 할 때인가요? 살면서 그 무엇을 자주 하시고 계신가요? 중요하다가 말하곤 거기에 시간이라는 친구를 붙여주지 않으면 그건 중요한 게 아닐 겁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하고 싶은 것, 그것을 하는 시간이 어쩌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은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소중한 시간은 나이에 따라 변화죠. 고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공부나 생업을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한 시간이었다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었다가 혼자 있는 시간이었다가 그리 바뀝니다. 해당 시절에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가치가 변하기 때문일 텐데요. 여러분들은 지금 뭐가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거기에 조금의 시간이라도 더 쓰고 살아보아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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