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리치 작곡 백종우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글파이브'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i2 mjGLNgDMI? si=6 y5 xFEo4 Vo5 XZ8 dr
왜 난 슬픈 눈물을 흘려야 할까요? (아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너무너무 아쉽죠 (아우)
이젠 계란머리 (잊어야 해)
나에게도 작고 (이쁜)
팽순이가 있잖아. 팽순아!!
- 이글파이브의 <오징어외계인> 가사 중 -
이글파이브는 1998년 데뷔했습니다. 남성 5인조 아이돌입니다. 대니, 심재원, 최진혁, T.J Yoon, 윤성준이 멤버였습니다. 이 중 윤태준과 최진혁은 2집에서만 활동을 했고 1집에서는 론과 임상의가 데뷔 멤버였습니다.
이 그룹에 대한 정보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1998년과 1999년 각각 1집과 2집 이렇게 두 개의 앨범을 내고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거든요. 멤버 중 가장 어린 대니는 '사랑해 이 말 밖에'로 인기를 얻은 가수 리치인데요. 데뷔 당시 12살로 가요계 통틀어 가장 어린 나이였다고 하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그들의 1집 앨범 9번 트랙에 삽입된 곡입니다. 타이틀 곡이 아니었지만 은근히 많은 리스너들에게 알려진 곡이죠. 워낙 가사 설정이 특이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노래는 멤버인 리치가 작사를 했네요. 초등학생 고학생의 사고 체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듯합니다. 하하하.
꽤 인기가 있었지만 기획사에 휘둘린 탓에 돈을 거의 받지 못해 팀은 해체되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글파이브 1집 멤버들 간에는 서로 연락도 하며 지낼 만큼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론은 미국에 살고, 심재원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임원을 맡고 있고, 윤성준은 핸드폰 가게를 거쳐 현재는 풀빌라를 운영 중이라고 하네요. 리치는 드림맨즈라는 3인조 그룹을 결성했다고 기사에 나오고요. 암튼 다들 파이팅!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오징어외계인'입니다. 특이하죠? 전체적인 가사를 살펴보면 오징어를 의인화해서 표현한 듯합니다. 오징어가 사람을 사랑하다 잘 안 되고 팽순이(팽권)에게 돌아간다 뭐 이런 유치 찬란한 가사인데요. 같이 보시죠.
'오늘은 오징어 소풍 가는 날(Hey!)/ 땅콩 오징어가 하는 말/ 야 소풍 가자/ 친구들은 무시했고 열받은 킹콩오징어/ 야! 소풍가자니깐! (이 야하!)' 가사입니다. 오징어가 소풍을 떠난다는 발상, 땅콩 오징어 과자, 열받은 킹콩의 출연. 그냥 한 번 웃어봅니다. 하하하.
'떠나자마자 뚝 떨어졌죠/ 하수구에 빠져 허덕거렸죠/ 어렵게 기어올라가 뚜껑을 열어보니/ 아주 아주 예쁜 아가씨가 오네요' 부분입니다. 되는 일이 없는 하루를 연상시킵니다. 하수구에 빠져 몰골이 말이 아닌 상황에서 출연하는 아주 예쁜 아가씨라는 설정이 더욱 그렇습니다.
'오징어의 눈이 땡글 땡글/ 16만 볼트의 전기가 찌릿찌릿/ 오징어는 심각하게 생각했죠/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죠(뭐가?)/ 오징어 열 세 다리 (그녀는 두 다리)/ 오징어 세모머리 (그녀는 계란 머리)/ 오징어 이상했죠. 그녀와 나는 왜 다를까요?' 부분입니다. 사람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자신의 모습과 너무도 다름에 의문이 들기 시작하죠.
'오징어는 맨날 맨날 그녀 창문에다가/ 그의 먹물 쏴아 쏴아 윽!/ 사랑해라고 적었지/ 바보같이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 대걸레로 뿌야뿌아/ 그걸 본 오징어 슬퍼 눈물 흘리죠' 부분입니다. 오징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먹물로 사랑해라는 글자를 그녀의 창문에서 쓰는 일뿐이었는데요. 그녀는 그게 오징어의 메시지인 줄 모르죠.
'왜 난 슬픈 눈물을 흘려야 할까요? (아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너무너무 아쉽죠 (아우)/ 이젠 계란머리 (잊어야 해)/ 나에게도 작고 (이쁜) 팽순이가 있잖아. 팽순아!!' 부분입니다. 사람과 오징어가 같이 살 수 없음에 슬픔을 느끼다가 단숨에 팽순이를 떠올립니다. 이리도 빨리 배를 갈아타고 되나 싶을 정도네요.
'그날밤에 꿈꾸었죠/ 그녀와 뽀뽀하려 하는데/ 이게 웬일이야/ 팽순이가 나타나 두들겨 맞았죠(아악)' 부분입니다. 막상 가려니 마음이 좀 켕겼던 모양이죠? 꿈에서 팽순이가 나타나고 얹어터졌으니까요.
'꿈에서 깨어보니 (아이고 다행이여)/ 팽순이 생각나네 (그럼 그래야지)/ 그녀를 잊어야 해/ 내 사랑 팽순이가 있잖아' 부분입니다. 이제야 정신이 제대로 드는 모양입니다.
'5 오징어는/ 4 사랑 찾아/ 3 삼억 광년을/ 2 이초만에/ 1 일단 기어로/ 출발!! (오호!!) 내리자!!/ 팽순이를 만났죠. 참 좋겠다/ 팽순이 뽀뽀했죠 얼레리 꼴레리/ 팽순이 안아줬죠 이제부턴 더 잘해줘야지' 부분입니다. 5부터 1까지가 오징어의 정체가 외계인임을 상기시킵니다. 팽순이와 행복하게 지내렴~~~
음. 오늘은 '오징어'를 할까 '외계인'을 할까 하다가 '외계인'을 픽하고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하하하. 여러분들은 외계인의 존재를 믿으시나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 설왕설래합니다. 있다는 믿는 측은 이 넓은 우주에 지구와 비슷한 환경은 존재할 거고 물이 있다면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죠. 가끔 신문 같은 곳에서 사진으로 UFO의 사진을 보여줄 때 외계인을 떠올리죠. 미국이 가진 비밀 자료의 봉인이 풀리면 외계인을 해부한 내용이 오픈될 거라 기대하시는 분들도 있는 줄 압니다.
제가 기억하는 외계인과의 만남은 영화 ET였습니다. 스티븐 스틸버그 감독이 만든 영화죠. ET가 손을 뻗어 의사소통을 하고 자전거를 타고 하늘을 나는 장면이 너무도 인상적이어서 죽을 때까지 잊히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CG로 우주를 새로 만들어낼 정도이지만 그 당시로는 센세이셔날 했죠.
그 뒤를 이은 것이 스타워즈였지 않나 싶습니다. 지구인과 외계인들 간의 전투라니. 그런 발상. 칭찬합니다. 지금은 비주얼 강화되면서 한층 화려해졌습니다. 그러나 저는 우주선 안에서의 삶, 다양한 외계인 뭐 이런 극 중 설정을 칭찬합니다.
외계인의 뜻을 검색해 보면 '(外界人,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ETI) 또는 우주인(宇宙人) 혹은 외계 지성(外界知性)은 지구 이외의 천체에 산다고 상상되는, 사람과 비슷한 지적인 존재로 외계 생명체 중 지성을 가지고 있는 생물체의 총칭이며 현재 사람들이 그 유무에 대해 많이 토론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현재 공식적으로 발견된 외계인은 없다' 이렇게 나옵니다.
요약하면 외계인은 어떤 영역 밖에 있는 것 + 일정한 수준의 지능 이렇게 두 가지 속성을 담고 있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생뚱맞은 소리를 하는 상대방에서 '너 외계인 같아'라고 말하죠.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틀을 벗어난 행위나 말을 저격하는 것이죠.
화성에 달을 띄우고 전기차를 만든 엘론 머스크를 누군가는 외계인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일반인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행적을 보여주고 있어서죠. 그런데 말입니다. 물리적으로 지구가 속한 태양계를 벗어난 곳에 있는 지적 생명체를 외계인라고 하는데, 정신적으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상식 수준이라는 범위를 벗어난 경우 외계인이라고 부른다는 점이 이색적이죠?
관측이 되면서 눈에 보이는 행성이야 여기와 저기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 않지만 인간의 생각에 관해서 여기와 저기를 구분하는 것이 온당한 걸까요? 아시다시피 인류의 발전은 외계인적인 시각을 가진 인물들로 인해 이루어진 측면이 큽니다. 상식적인 사고 틀 안에서는 유지 보수에 강점을 보이긴 하나 세상의 변화를 도모하는 에너지는 작을 수밖에 없죠.
지구인으로서는 하기 힘든 행동, 마치 지구가 망하면 화성에 이주해서 살겠다는 생각이 인류를 바꾸고 역사를 바꾸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구에 외계인들이 아주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구인이라는 계에 갇히지 않고 태양계를 벗어나고 안드로메다행으로 떠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 말이죠.
시인 이상이 떠오르네요. 그의 시를 보면 외계인을 연상시키죠. 알 수 없는 숫자의 나열, 천재 혹은 바보를 상상할 만큼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진정한 지성이란 계에 충실하는 것이 아니라 계를 넘나드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알고 있는 사실이 다가 아니라고 끊임없이 의심해야 하는 것이죠.
이 노래는 유치할 수도 있지만 오징어 외계인이 사람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졌다가 팽순이에게 다시 돌아가는 내용을 담고 있죠.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오징어가 같은 계에 속한 팽순이를 택했다는 건데요. 팽순이를 버리고 사람과 이루어지는 설정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우린 끊임없이 자신이 가진 생각의 계를 탈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주변에서 외계인이라는 소리를 쉴 새 없이 듣는 한이 있더라도 말이죠. 지능을 가진 자 그 계를 넘어설지어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노래를 다룬 느낌이네요. 개인적으로 외계생명체라는 것은 믿는데, 외계인을 믿진 않습니다. 외계인이라는 명칭도 사실 사람의 관점을 벗어나지 못한 용어 같거든요. 형체는 없고 목소리만 있거나 공기처럼 가볍거나 아니면 시간 이동을 하거나 생명이라고 하기에도 알쏭달쏭한 존재 같은 거 말이죠.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