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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m I supposed to live...

Song by Michael Boltoon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마이클 볼튼'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YZRWEbCOdpE? si=C6_AAgOoj-EUpFGc

Tell me how am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

내가 당신 없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말해주세요


Now that I've been loving you so long

내가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해 왔는데


How am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

당신 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


How am I suppose to carry on

내가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나요


When all that I've been living for is gone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 마이클 볼튼의 <How am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 가사 중 -




마이클 볼튼은 1975년 데뷔했습니다. 1979~1980년까지 메탈그룹 '블랙잭'의 멤버였습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7500만 장 이상의 음반 판매, 빌보드 차트에서 톱 10 음반 8장, 싱글 차트 1위 2장을 기록했고, 아메리카 뮤직 어워드 6회, 그래미 어워드 2회를 수상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그의 6번째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그를 대중 가수 반열에 올려놓은 곡이죠. 이 곡과 함께 1991년 7번째 솔로 앨범에 실린 <When a Man Loves a Woman>이라는 곡도 유명하죠. 자신의 곡을 열심히 작업하면서도 다른 가수에게 곡을 주는 일도 많이 했습니다.

2017년까지 무려 23집을 냈고요. 한국도 여러 번 찾아서 내한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도 특집으로 편성되어서 방송되기도 했죠. 특유의 음색과 고음이 아주 매력적인 가수입니다. 팝의 거장이라는 수식어가 달리는데 전혀 어색하지가 않죠.

반세기 동안 가수 생활 이어온 그였지만 최근 교모세포종이라는 뇌종양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가수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해지는데요. 부디 쾌차하시길 기원하면서 그를 <가사실종사건> 아카이브에 담아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how am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입니다. 제목이 너무 길어서 다 안 들어가더라고요. 하하하. '내가 어떻게 너 없이 살 수 있겠어'라는 뜻이죠. 너 없인 살 수 없다를 돌려 말한 것 같습니다. 화자의 사연을 쫓아가 보시죠.

'I could hardly believe it when I heard the news today 내가 오늘 그 소식을 들었을 때 난 거의 믿을 수 없었어요/ I had to come and get it straight from you 나는 당신한테 가서 직접 들어야만 했어요/ They said you were leaving 그들은 당신이 떠난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Someones swept your heart away 누군가가 당신의 마음을 가져가 버렸다고 하네요/ From the look upon your face, I see it's true 당신의 얼글을 보니 그 말이 사실인지 알았어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고 상대에게 직접 물어보려 하죠. 믿을 수 없는 이야기는 상대에게 다른 사람이 생겨 화자를 떠난다는 말이었죠. 그러나 상대를 본 순간 직감적으로 그 말이 사실임을 간파합니다.

'So tell me all about it, tell me about the plans you're making 그러니 내게 모든 것을 말해주세요 당신이 세운 계획에 대해서요/ Then tell me one thing more before I go 그럼 내가 가기 전에 한 가지만 더 말해주세요' 부분입니다. 이렇게 된 마당에 감추고 자시고 할 필요 없이 사실을 말해달라 말하죠.

2절을 볼까요. 'I didn't come here for crying 나는 울려고 여기 온 게 아니에요/ Didn't come here to break down 헤어지려고 온 것도 아니에요/ It's just a dream of mine is coming to an end 그냥 내 꿈이 끝나가고 있어요/ And how can I blame you 내가 당신을 어떻게 비난할 수 있겠어요/ When I build my world around 내가 만든 세상인 걸요/ The hope that one day we'd be so much More than friends 언젠가는 친구이상으로 될 거라고 소망해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꽤나 담담합니다. 울지도 이별 선포도, 상대에 대한 비난도 하지 않죠. 모두가 내 탓이다 여기는 듯합니다. 그러면서 마지막 여지도 남겨두죠.

'And I don't wanna know the price I'm gonna pay for dreaming 나의 꿈을 위해 내가 치러야 하는 대가는 알고 싶지 않아요/ When even now it's more than I can take 지금도 내가 감당해야 할 이상이에요' 부분입니다. 화자는 감당할 수 없는 현실 앞에 다른 것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믿기 힘든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는 것조차 버거워 보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 Tell me how am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 내가 당신 없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 말해주세요/ Now that I've been loving you so long 내가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해 왔는데/ How am I suppose to live without you/ 당신 없이 내가 어떻게 살 수 있겠어요/ How am I suppose to carry on 내가 어떻게 계속 살아갈 수 있나요/ When all that I've been living for is gone 내가 살아온 모든 것이 사라졌어요' 부분입니다.

절망 그 자체네요. 화자는 상대를 자신의 분신이라 여겼던 것 같습니다. 그림자라 여겼고요. 그래서일까요. 상대가 사라지는 것 자신이 사라지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어떻게 내가 너 없이 살 수 있겠어? 그렇겐 살 수 없을 거라고요. 흑흑.


음. 오늘은 'ㅇㅇ 없이 산다는 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노래에서는 00 부분에 사랑하는 사람이 들어가는 것이겠죠. 우리 삶에는 의외로 군더더기가 많습니다. 없으면 죽을 것 같다고 착각하는 것들이 많죠. 저는 돈도 그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요. 여러분들은 00안에 얼마나 많은 단어를 넣으실 수 있는지 궁금하군요.

00 없이 산다는 것은 '미니멀리즘'을 연상시킵니다. 최소한의 것들로 일상을 꾸리는 삶의 태도죠. 그만큼 단순해지고 간결해지면서 우리 인생에서 무엇이 진짜이고 가짜인지가 잘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아마도 자본주의가 소비를 모티브로 하다 보니 그 덫을 우회하기 위한 움직임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요.

00의 자리에 각종 소비재를 넣어서 생각해 보면 나름 재미있습니다. 자동차가 없는 삶, 시계가 없는 삶, 가방이 없는 삶, 수건이 없는 삶, 구두가 없는 삶, 식탁이 없는 삶, 정수기가 없는 삶, 일회용 잔이 없는 삶, 주걱이 없는 삶, 안경이 없는 삶 뭐 다양한 삶이 그려지죠. 하나하나 그것이 없는 삶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불편이라는 단어가 코 앞까지 와 있는 답답함을 느끼기에 충분합니다. 우리가 너무 이런 것들에 길들여졌기 때문이겠죠. 필수재까지는 어찌 못 한다 해도 그 외의 것들은 없이 사는 노력도 조금은 필요할 듯합니다.

00에 사람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요? 먼저 가까운 사람부터 넣어보죠. 배우자가 없는 삶, 자녀가 없는 삶, 부모가 없는 삶, 친구가 없는 삶.... 뭐 이런 식으로 만들어지는데요. 감당하실 수 있으시겠어요? 쉽지 않을 겁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비재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고 대체제가 나름 있다면 사람은 대체 불가하기 때문이겠죠. 이 노래의 화자가 이리도 허망해하는 것도 이해하고 남습니다.

요즘 솔로라이프를 그린 예능프로그램 <나 홀로 산다>에 보면 출연자들 중 몇 분이 시간 챌린지를 많이 하시더군요. 알람을 맞춰놓고 10분 만에 샤워하기 뭐 이런 식입니다. 1초의 시간도 허투루 사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반영인데요. 너무 여유 없이 사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네요.

'00 없이 산다'는 것은 '비움의 미학'을 말하고 있죠. 비움의 반대는 채움입니다. 살다 보면 채움에 방점이 찍히기 마련입니다. 그러다가 삶이 버거워지는 타이밍에 비움에 눈을 돌리게 되죠. 이사할 때를 생각해 보시죠. 여남은 짐으로 시작한 살림살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시나브로 자꾸 늘어납니다. 다음 이사할 때는 그 배 이상이 되어 있어서 난감해지죠. 그래서 더 큰 집을 선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채움 정신이 얼마나 무지막지 한지는 집안에 어떤 물건이 있는지도 몰라서 또 사는 경우죠. 욕심을 부려서 한껏 사놓고 있는 줄도 모르고 또 같은 제품을 사는 식입니다. 평소에 버려야 하는 물건들을 바로바로 정리해야 하는데 차일피일 미루는 것이죠. 그래서 창고라는 것을 별도로 마련합니다. 언제 찾을지도 모르니 그 불안한 마음에 별도의 공간을 대안으로 삼는 거죠.

이와 관련해서 제가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책장 없는 삶을 선택한 것입니다. 오프라인 책을 다 버리고 지금은 전자책으로 100% 넘어왔습니다. 책장은 없지만 책은 있죠. 예전보다 더 많이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종이책의 재질, 냄새, 추억 뭐 이런 것들과 과감히 헤어질 결심을 했었더랬죠.

비우면 채워집니다. 아니 비워야 채워집니다. 하늘에서 비가 내릴 때 바가지에 물이 다 차면 비워내야 더 비를 받을 수 있죠. 그렇지 않으면 그 이상을 담을 순 없으니까요. 책장을 버리고 나니 구독경제라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에 편입되면서 비용이 말도 못 하게 줄었습니다. 그 돈으로 다른 것들을 더 할 수 있게 된 셈이죠.

진짜 채우고 싶다면 비우는 걸 잘해야 합니다. 채우기만 하다가는 그 쓰레기에 몸이 갇히게 될 테니까요. 이 노래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말하고 있지만 따지고 보면 그 자리가 비워져야 새로운 사람도 들어오고 함께 했던 시간만큼 다른 것도 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기죠. 끌어안고 있으면 절대 몰랐던 신세계를 경험하게 된다고 할까요.

일본은 집이 참 작은데요. 그래서인지 몇 년에 한 번 가는 여행 때문에 집에 트렁크를 비치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필요할 때 랜트를 해서 쓴다고 합니다. 평소에 트렁크만큼의 장소를 쓰다가 랜트하는 일이 불편한 게 낫지 평상시에 그 장소를 트렁크에 양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금 우리 삶에서 비우지 못한 것은 무엇이 있을지 한 번 돌아봐야 하겠습니다. 물건이 아니라 채우려는 마음을 비우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맨 몸으로 태어났다가 맨 몸으로 가는 인생. 그렇게 보면 사는 동안 잠깐 빌려 쓰다 가는 것일 텐데요. 한번 들어온 건 절대 내보내지 않겠다는 심보는 소유를 꿈꾸는 것이겠죠. '무소유'라는 개념은 무언가를 갖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소유한 것들이 빌린 것이라는 말은 아닐는지. 이번 기회에 거추장스러운 것들 정리 좀 해 봐야겠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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