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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k Space

Song by Taylor Swift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Taylor Swift'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e-ORhEE9 VVg? si=U1 j2 wyv3 IxnczFL4

Cause we're young and we're reckless.

우린 젊고, 앞뒤 안 가리니까


We'll take this way too far.

우린 아주 심하게 갈 거야.


It'll leave you breathless.

그게 너의 숨을 멎게 하거나


Or with a nasty scar.

아님 아주 심한 상처를 남기겠지.


Got a long list of ex-lovers.

내 전 남자 친구들의 리스트는 길어.


The'll tell you I'm insane.

그들은 너에게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할 거야.


But I've got a blank space baby.

하지만 내겐 빈 공간이 있어 베이비.


And i'll write your name.

그리고 난 너의 이름을 쓸 거야.


- Taylor Swift의 <Blank Space> 가사 중 -




Taylor Swift는 2006년 데뷔했습니다. 부모님은 사업가가 되길 원했지만 그녀의 몸에는 가수의 피가 흐르고 있었죠. 12살 때부터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컨츄리 음악에 매료되었다고 전해집니다. 14살 때 레코드 회사와 계약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데뷔가 늦어지면서 자작곡으로 쇼케이스 참여해 다른 레코드사와 손을 잡죠.

그녀의 나이 16살이었고요. 더 놀라운 건 모든 곡에 자신의 이름을 올린 만큼 작사, 작곡, 프로듀싱에 모두 참여했습니다. 컨츄리뮤직이 주였죠. 그리고 정규 2집으로 그래미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하며 명실공히 인기 가수로의 입지를 다집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14년 발매한 그녀의 5집 앨범레 실린 곡입니다. 그녀가 컨츄리에서 팝으로 장르 전환을 한 앨범인데요. <Shake it Off>라는 곡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입니다. 그녀의 전성기에 해당하는 앨범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녀는 정규 11집까지 발매한 상태고 올해 12집이 예정되어 있죠. 최정상권 싱어송라이터로 안 되는 중박은 하는 믿고 듣는 가수라고 할 수 있죠. 2016년 잠깐 삐끗했으나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미 올해의 앨범상만 4번을 차지했습니다. 다른 음원 기록도 어마어마하고요. 그래서인지 대통령 선거 기간에 그녀의 영향력을 이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을 정도였죠. 그녀의 여정은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내년 20주년을 맞게 되는데요. 꾸준히 곁눈질할 생각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Blank Space'입니다. 빈칸이라는 뜻이죠. 무언가를 적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넣음으로써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할 수도 있고요. 다른 사람의 이름을 집어넣어서 지금이 사랑이 끝났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랑과 연애를 풍자적으로 표현한 곡인데요. 가사를 꼼꼼히 봐야 할 것 같아요.

'Nice to meet you. Where you been? 만나서 반가워. 그동안 어디 있었니?/ I could show you incredible things./ 너에게 엄청난 걸 보여줄 수 있어/ Magic, Madness, Heaven, Sin 마술, 광기, 천국, 죄악/ Saw you there and I thought / 거기서 널 봤어. 그리고 난 생각했지 / Oh my God, look at that face. 오 마이 갓, 저 얼굴 좀 봐/ you look like my next mistake 넌 마치 또 한 번의 실수처럼 보여

Love's a game, want to play? 사랑은 게임이야, 플레이해볼래?' 부분입니다. 오랜만에 상대를 만나서 유혹을 하는 장면이라고 보면 될 것 같네요.

'new money, suit & tie 새로운 돈, 멋진 정장./ I can read you like a magazine 난 널 잡지책처럼 읽을 수 있어/ Ain't it funny, rumors fly 재밌지 않니, 소문이 돌아다니잖아/ And I know you heard about me 그리고 너도 나에 대해 들었단 걸 알아/ So hey, let's be friends 그러니 이봐, 우리 친구가 되자/ I'm dying to see how this one ends 이번엔 어떻게 끝날지 궁금해 죽겠어/ Grab your passport and my hand 잡아, 너의 여권과 나의 손을/ I can make the bad guys good for a weekend 난 주말만 있으면 나쁜 남자를 착하게 만들 수 있어'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와 만난다고 소문에 휩쓸렸나 봅니다. 이렇게 된 김에 한 번 사귀어 보자고 대시를 하는 것 같네요.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지? 하하하.

'Cherry lips, crystal skies 붉은 입술, 크리스털 하늘 눈동자/ I could show you incredible things 너한테 엄청난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데/ Stolen kisses, pretty lies 훔친 키스, 예쁜 거짓말/ You're the King baby I'm your Queen. 넌 왕이고 베이비 난 여왕이야/ Find out what you want 네가 원하는 걸 알아내고/

Be that girl for a month. 한 달 동안 그 여자가 되는 거야/ Wait the worst is yet to come, Oh No 기다려, 최악의 상황이 아직 남았으니까, 오 노' 부분입니다. 유혹을 하면서 사랑에 빠져들게 하는 동시에 사랑이 달콤하지만은 않은 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Screaming, Crying, Perfect storm 소리치고, 울고, 최악의 상황/ I can make all the tables turn 난 그 모든 상황을 뒤집을 수 있지/ Rose gardens filled with thorns 가시로 가득한 장미 정원/ Keep you second guessing like 네가 계속 추측하게 만들지, 마치/ "Oh my God, who is she?" "오 마이 갓, 걔 누구야? 라면서"/ I get drunk on jealousy 난 질투에 취해버리지/ But you'll come back each time you leave 하지만 넌 매번 떠나면, 다시 돌아올 거야/ Cause darling I'm a nightmare dressed like a daydream 왜냐하면 달링, 난 기분 좋은 꿈처럼 보이는 악몽이니까' 부분입니다. 가시가 달린 장미. 사랑의 다른 이름이죠. 냉탕과 온탕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So it's gonna be forever 자, 이건 영원하든지/ Or it's gonna go down in flames 아니면 파멸하든지 할 거야/ You can tell me when it's over 끝났을 땐 내게 알려줘/ If the high was worth the pain 그 쾌락이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있었는지/ Got a long list of ex-lovers 내 전 남자 친구들의 리스트는 길어/ They'll tell you I'm insane 그들은 너에게 내가 제정신이 아니라고 말할 거야/ Cause you know I love the players 왜냐하면 난 플레이어들을 사랑하니까/ And you love the game 그리고 넌 그 게임을 사랑하고/..../ And i'll write your name 그리고 난 너의 이름을 쓸 거야' 부분입니다. 가사 길이가 역대급이네요. 하하하. 마치 사랑의 데스노트를 연상시킵니다. 여러 남자들의 마음을 뺐고는 아무렇지 않게 사랑을 끝낼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Boys only want love if it's torture 남자들은 오직 호락호락하지 않은 사랑을 원하지/ Don't say I didn't say, I didn't warn ya 내가 말 안 했다고, 경고한 적 없다고 하지 마' 부분입니다. 남자들의 정복욕을 적절히 이용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위험한 여자를 만난 것에 대한 책임은 따른다고 말하고 있네요. 이런 카사노바 같은 여자를 어찌 다뤄야 할지. 허허허.


음. 오늘은 가사 중 '그 쾌락이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있었는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제가 읽은 책들에 공통적으로 '즐거움을 쫓지 말고 불행을 줄이는 것이 좋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하더군요. 여기서 말한 즐거움에는 쾌락도 포함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쾌락주의자. 인생의 목적은 쾌락이며, 쾌락을 증대하고 고통을 피하는 것을 인생의 주요 목적으로 삼습니다. 우리가 아는 에피쿠로스 학파가 쾌락주의로 번역되는데, 오히려 그들은 자제와 지혜를 강조했죠. 쾌락주의는 육체적 쾌락과 정신적 쾌락으로 나뉘는데 후자에 대한 방법론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동안 쾌락주의에 대해 많이 오해해 온 것은 육체적 쾌락에 포커스를 두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맛있는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을 가고 사고 싶은 것을 사면서 느끼는 물질적 쾌락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쾌락은 단편적이고 지속가능하지 않습니다. 더 강한 것을 찾게 하니까요.

이에 반해 정신적 쾌락주의는 끓어오르는 욕구에 대해 지혜를 발휘하여 자제함으로써 마음의 평온을 얻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로 합니다. 성적 욕구, 명예욕 따위의 역동적 쾌락이 아니라 철학적 담소, 참다운 우정이 그들이 추구한 즐거움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즐거움은 '고통의 부재'와 동의어였고요.

쾌락과 즐거움은 뜻이 미묘하게 다르긴 하지만 거의 같은 뜻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쾌락하면 조금 더 부정적인 어감이 작동하는 것도 사실이기에 즐거움이라고 대체해서 사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인생은 말이죠. '즐거움-즐거움-즐거움' 이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몇 번의 즐거움 뒤에는 '고통'이라는 단어가 붙죠. 즐거움이 가진 속성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인간은 적응 기제를 가지고 있어서 첫 번째 즐거움을 느낀 다음에는 첫 번째보다는 더 강한 강도가 전해져야 즐거움을 느끼죠.

그러다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거나 추락을 해서 본래 상태로 오는 과정을 밟게 되는데 남들이 보기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어 보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목숨도 끊고 그럽니다. 이건 육체적인 것에 더욱 강하게 작용하고 정신적인 부분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듯합니다.

즐거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다시 말해 행복해져야 하는 것이 상식이 되어버렸죠. 행복을 위해 무엇 무엇을 해야 한다고 많은 사람들이 한 마디씩 얹습니다. 행복에 왕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물론 행복으로 가는 길에 공통분모는 분명 존재할 거지만 너무 행복을 보편화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역으로 고통-고통-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없습니다. 그 뒤에는 바로 즐거움이 딸려오죠. 고통이 나를 죽이지 못하면 나는 강해진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일부터 고통을 찾는 이는 드뭅니다. 그래서 아플 거 알면서도 고통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고 웅대하죠.

우리가 아는 사랑은 즐거움 그 자체죠. 설레고 떨리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진기한 즐거움 꾸러미가 펼쳐집니다. 그러나 사랑 역시 즐거움과 동시에 고통이 찾아오죠. 누군가를 더 많이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외로움을 느낀다든가. 얼마 못 가 상대가 식상해지면서 무료함을 느끼게 되죠.

이 노래의 화자는 사랑 꽤나 해 본 인물입니다. 가시가 달린 장미처럼 장미는 탐스러우나 그 장미를 가지려면 손에 피를 볼 생각을 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죠. 사랑의 양면성에 해박하고 나아가 그걸 본인이 컨트롤할 정도로 연애에는 도가 튼 인물이라는 평가를 내려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고통-쾌락 구조는, 공부를 한다고 가정하면 공부할 때 힘든 점과 그 결과로 얻게 되는 합격 같이 고통이 먼저 오고 그 결과로 즐거움이 오죠. 사랑의 경우는 대체로 그 반대일 거고요. 그래서일까요? 고통의 강을 먼저 건너야 하면 좀 마음의 준비가 돼서 견딜 만 한데, 즐거움의 강을 먼저 건너면 그 너머를 보

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처음부터 달콤한 것들은 사뭇 경계해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화자는 상대에게 '끝났을 때 알려줘/ 그 쾌락이 고통을 감수할 가치가 있었는지'라고 합니다. 사랑이 끝나고 돌아봤을 때 '많이 힘들지만 그래도 이 사랑을 하기를 잘했다'라고 말할지를 묻는 표현인데요. 쾌락과 고통이 수치화되긴 어려운 만큼 판단하는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누군가는 비슷한 상황을 겪고도 고통을 크게 보고 다른 누군가는 즐거움을 더 크게 볼 테니까요.

사실 즐거움과 고통은 한 몸입니다. 즐거움을 느끼려는 자 고통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고요. 고통의 무게를 견디자 즐거움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이죠. 다만 문제는 즐거움을 한없이 배가 시키고 고통은 절반의 절반의 절반으로 축소하려는 인간의 욕심이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즐거움을 논할 시간에 고통을 줄이는 일에 매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냐고 성인들이 제안하는 것이겠죠.

여러분들이 추구하는 쾌락은 고통을 감수할 만한 내용입니까? 고통을 먼저 해결해야만 얻는 쾌락인가요? 아니면 쾌락부터 추구하고 고통을 부채로 남기는 쾌락인가요? 본인이 주로 추구하는 즐거움 속에서는 음과 양이 동시에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양을 늘기보다 음을 줄이는 선택을 해 보면 어떨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랜만에 공짜 피아노 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쇼팽의 녹턴 듣다가 잘 뻔했습니다. 하하하. <가사실종사건> 가곡 편이 오랫동안 서 있는데요. 이번 연휴 기간에 다시 한번 부활의 날갯짓을 해 보려 합니다. 강렬하진 않으나 꾸준히 찾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가요보다 클래식이 즐거움은 떨어져도 고통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되는 장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저에게 클래식은 고통 후 즐거움 패턴입니다. 아직은 고통에서 헤매는 중입니다.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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