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박정욱, 김정일/ 작곡 박정욱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2NB'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ZuFs7 yBTrLE? si=_fPnPnG2 aw1 YHLeW
사랑해 아직도 난 네가 너무 그리워
돌아가고 싶어 많이 늦었겠지만
자꾸만 생각나서 네 곁에 있고 싶다고
한 순간도 잊은 적 없어 아직도 나는
- 2NB의 <그리움도 지쳐서 많이 힘들었나 봐> 가사 중 -
2NB는 2006년 데뷔했습니다. 데뷔할 때는 듀엣이었는데 지금은 김효진이 솔로 활동을 하고 있죠. 원년 멤버는 김가희와 다름 아닌 EXID의 멤버인 솔지 되시겠습니다. 실력파 두 명이 뭉쳐서 만든 보컬 듀엣이었는데요. 2NB는 '두 가지 색깔의 알앤비'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감가희는 고등학교 때부터 여러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보컬 교육을 받은 가수 지망생이었습니다. 솔지는 데뷔 당시 17세 고등학생이었고 음악 실기 학원에서 입시 준비를 하다가 발탁된 케이스고요. 하지만 2007년 김가희의 계약이 만료되었고 솔지 혼자 솔로 활동을 하다가 2009년 김송이가 영입됩니다.
그리고 해체되었다가 5년 만인 2016년 김효진과 손유나를 영입하며 2기 활동을 시작합니다. 2018년 손유나가 탈퇴하면서 지금은 김효진 혼자 솔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올해 8월 발표된 곡으로 감성 프로젝트 'BY CHANCE'에 10번째로 수록된 곡입니다. 참고로 감성 프로젝트 '바이챈스(BY CHANCE)'는 '우연히' 만나 내 마음을 이끈, 플레이리스트에 저장하고픈 노래들을 만난다는 의미를 지닌 음반 제작 프로젝트라고 하네요. 하하하. 그런데 팀명은 좀 바꿔야 하는 게 아닐지 싶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그리움도 지쳐서 많이 힘들었나 봐'입니다. 그리움을 의인화하고 있습니다. 화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고 화자의 그리움은 치쳐가며 힘들어합니다. 그리움은 보고 싶어 애타는 마음인데요. 그 상대를 향한 마음이 계속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죠.
'길었던 계절 끝자락에서/ 밤새 쌓여버린 너의 흔적에/ 그리움도 지쳐서/ 많이 힘들었나 봐/ 문득 스쳐가는 네 모습' 부분입니다. 유독 길게 느껴졌던 시간이 있죠. 누군가를 잊기 위한 시간입니다. 어느 계절에 화자는 누군가와 이별을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계절을 화자에겐 지옥과 같이 느껴졌나 봅니다. 그 계절에 끝에 와서 안도의 한숨을 쉴 만도 하것만 그동안 쌓아놓은 잠 못 이루는 밤들의 기록이 수북이 쌓여 있는 모습을 봅니다. 누군가를 이토록 그리워했던 것이죠. 그리움마저 지쳐 나가떨어질 정도로요. 그 길을 쫓아가다 보니 누군가의 모습이 불현듯 떠오릅니다. 바로 자신이 사랑했던 그 사람이죠.
'환하게 나를 반기던 모습/ 밤새 마주 앉아 웃어주던 너/ 그땐 알지 못했던 익숙했던 날들이/ 너의 빈자릴 채우네' 부분입니다. 사람이 떠나간 자리에는 그 사람과 함께 했던 추억이 남겨져 있기 마련입니다. 언제나 환하게 자신을 향해 웃음을 지어주던 모습 그리고 시시콜콜한 이야기에도 귀를 쫑긋 세우고 들어주거나 하찮게 여기지 않았던 모습 같은 것이죠. 화자는 그런 추억을 껴앉으며 그런 순간까지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사랑해 아직도 난 네가 너무 그리워/ 돌아가고 싶어 많이 늦었겠지만/ 자꾸만 생각나서 네 곁에 있고 싶다고/ 한 순간도 잊은 적 없어 여전히 나는/ 미안해 아직도 널 보내지 못하나 봐/ 우리 이 길 끝에 언젠가는 만나길/ 사랑해 사랑했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 이렇게 또 네가 오늘도 생각이 나' 부분입니다.
이식직고하죠. 아직도 사랑하고 있다고 그래서 너무도 그리워하고 있다고요. 늦었지만 그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한 순간도 잊은 적 없다면서요. 오늘도 그 사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떠난 사람을 보내지 못하고 다시 붙잡아 두려는 이 마음. 그리움도 지쳐서 많이 힘들긴 하겠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가사 중 '그땐 알지 못했던'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린 지금 우리가 하는 행위가 무슨 의미를 갖는지 어떤 미래의 그림이 될지를 알지 못합니다. 아니 알려고 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너무 자책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의미 혹은 해석 공식이 있는데요. 지금까지의 의미값은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값이 더해지며 숨만 쉬어도 전체 의미값이 변하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한 마디로 의미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늘 변화무쌍하게 유동적이라는 의미죠. 우리가 의지를 발동해서 잡으래야 잡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 공식을 사랑에 적용해 보죠. 당연히 그때의 값은 시간이 한참 흐른 지금 시점에는 다른 값으로 바뀌어 있게 됩니다. 그게 우리가 말하는 나이를 먹었든 경험이 쌓였든 간에 말이죠. 그러니 그때는 아무리 노력해도 알지 못했던 사실이 지금 보면 너무도 쉽게 찾아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그때 몰랐음을 타박할 이유가 없는 셈이죠. 인간이면 누구나 그런다는 말씀입니다.
마치 얼떨결에 부모가 된 사람을 예로 들어보죠. 부모로서 제대로 행위하고 사고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죠. 이 세상 부모는 모두가 다 처음이니까요. 그러니 실수도 있고 그땐 알지 못하는 것들이 부지기수입니다. 우린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응당 부모니까 당연하다는 식으로 대하기 쉽지만요.
물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맞춰서 열심히 공부를 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죠. 먼저 자녀를 키운 사람을 찾아서 물어봐도 좋고 관련 분야의 전문가나 컨설텐트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자식을 키우며 드는 답답한 마음이나 불안감 따위가 쉽게 해소될 리 없습니다.
다시 시간을 돌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으면 지금의 생각을 같이 간다면 가 볼만하다고 답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안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는 욕심이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을뿐더러 지금의 경험과 지혜를 같이 가져간다는 건 말도 안 되지만 그만큼 우리는 그때 알지 못했던 것들을 방지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 마디로 인생의 미완성입니다. 알았다면 저 순탄하게 그 시기를 넘어갔겠지만 몰랐기에 좌충우돌하며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냈다고 여기는 것이죠. 좀 더 실속 있게 잘 살고 싶은 마음이야 인지상정일 테니까요.
들어온 자리는 몰라도 나간 자리는 태가 난다는 속담이 생각납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우리의 심장에 아니 뇌에 침투하는데, 그때 우린 저항조차 하지 않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죠. 그런데 그 마음을 꺼낼 땐 완전 딴 판입니다. 처음부터 그 마음에 주인이 나도 아니었는데 일정 기간 간직했다고 주인행세를 하려고 하죠. 자신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면서요. 웃습죠?
대부분이 그런 것 같습니다. 낯선 것이 익숙해지는 과정은 잘 스며드는데, 그 반대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죠. 한쪽 사이드만 이렇게 만들어 놓은 왜일까요? 심히 궁금해지네요. 하하하. 그래서일까요. 이런 메커니즘 덕에 우린 '그때 몰랐던 것들'에 의해 치명상을 입게 되죠. 너무 잘 스며들어서 그게 기본값이다 여기다가 어느 날 된통 뒤통수를 맞는 격이랄까요.
그래서 제가 드릴 수 있는 조언은 '없을 때를 상상하기'입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인간의 현상이라 뭐가 잘못된 부분은 아닌 듯하고요. 대신 가끔씩 이 사람이 없다면, 이 사람이 웃음을 지어주지 않는다면, 이 사람이 불러도 나오지 않는다면, 이 사람의 전화번호를 누르지 않아야 한다면 이런 식으로 일상의 소소한 일들에 부정 꼬리표를 달아보는 겁니다. 모르긴 몰라도 무지로부터 조금은 벗어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과거지사에서 중요한 것은 그때 우리가 몰랐던 것들이 아니라 지금 시점에 우리의 해석이죠. 그때 몰랐던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요구됩니다. 지금이라는 잣대를 그때에 갖다 대면 그때 몰랐던 것들이 수북이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 겁니다. 그때는 그때라서 몰랐고 지금은 지금이라서 알게 되었다로 정리하고 넘겨야지 그걸 왜 그때 몰랐냐고 따져 물으면 딱히 답이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겁니다. 뒤늦게서야 알게 되는 인생의 오묘함이나 얄궂음을 겸허히 받아들이자고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래간만에 몸이 녹초가 되었네요. 몸에 힘이 빠지면 글이 좀 쌈박하게 써질까 싶어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효능감이 1도 느껴지지 않네요. 하하하. 그때 몰랐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고 어떤 일에 심취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었을 겁니다. 사람이 너무 많이 알면 재게 되고 그럼 행동으로 이어지기가 힘들어지기도 하죠. 적당히 알고 적당히 모르고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싶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