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한상원, 이지은 / 작곡 한상원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동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oU79 ON1 AeyQ? si=y79 tpdSLO3 qYTd7 X
https://youtu.be/49 ytu46 gyok? si=tSBO33 uy1 wbUeOGa
안녕이라고 할 것 같아서
그리움에 그대를 붙잡아도
눈물 나게 자꾸만 멀어져
아니 아니라 말해봐도
사랑해 너만을 말하지 마
안녕 그대를 오직 그대를 봐요
- 김동희의 <그대를 그대를> 가사 중 -
김동희는 2007년 데뷔했습니다.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영상음악계열을 졸업했습니다. 2005년부터 홍대 일대에서 활동하는 음악 그룹 <소울사이어티>의 메인보컬을 담당했습니다. 2007년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포함되어 있는 미니 앨범을 발표합니다. 이 노래가 타이틀 곡이었죠. 2023년에 야샤트리, 이예은, 진건호가 리메이크를 해서 불렀는데 가사를 약간 바꿨더라고요.
데뷔하고 1년 6개월 만인 2009년 첫 정규 앨범이자 마지막 정규앨범을 발매합니다. 자작곡도 2곡 넣어서요. 하지만 활동을 거의 안 해서 사람들이 잘 모르죠. 아마도 인디 그룹으로 출발한 탓에 대중 매체에 익숙하지 않은 점도 있어 보이네요.
그래서인지 얼굴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대신 많은 OST를 소화하며 목소리는 제법 알려져 있죠. 그녀가 부른 OST 중 가장 유명한 곡은 '싱글파파의 연애 중'에 실린 'Someday'와 '뉴하트'에 실린 '사랑을 몰랐죠'라는 곡이 있습니다.
2021년 <너목보>에 출연한 바 있는데, 성대결절 수술을 해서 두 차례나 수술을 하는 바람에 그동안 활동을 못 했다고 하더군요. 이론. 그녀는 남자보다는 여자분들이 선호하는 목소리라고 하네요. 저도 선호하는데. 하하하. 개인적으로 가수 지아 씨와 비슷한 듯 안 비슷한 듯하네요. 이별 전문 가수라는 점도 그렇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그대를 그대를'입니다. 제목만 봐서는 무슨 노래인지 모르겠죠? 영 감이 오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어찌해 보고 싶은 것 같긴 한 데 말이죠. 이 노래는 라임이 꽤 괜찮은 것 같습니다. 힙합으로 불렀어도 괜찮았을 듯요.
'두 눈 떠도 못 보겠단 말도 내 눈물 닦아 주고 싶단 말도/ 애써도 안 되는 맘도 매일매일 그리움에 취한 맘도/ 두 눈 감고 떠보면 가슴이 저미면서 너무나 아파/ 하루하루 또 매일 그대를 불러 봐도 소용없고' 부분입니다. 화자의 시선은 과거에 있습니다. 지난 시간을 생각하는 것이죠. 화자가 사랑하는 사람이 과거에만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처럼 매일 그 사람을 불러보지만 대답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죠.
2절을 볼까요. '아프다며 걱정시킨 날도 나 바쁘다며 냉정했던 날도/ 속없이 괜한 투정도 매일매일 챙겨 주지 못한 일도/ 못해줬던 날들에 가슴이 저미면서 너무나 아파/ 하루하루 참 많이 미안해 후회해도 소용없고' 부분입니다. 못 해 주었던 일들이 담긴 기억 보따리가 이어집니다. 미안한 일 투성이죠. 다시 만회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타까움이 더해집니다. 과거란 그런 의미인 것이죠.
'이대로 있어달라고 바랬던 순간들이/ 내겐 너무나 많았죠/ 그대가 돌아온다면 제발 그러길 바라죠/ 해주고 싶은 일들 모두 적어둘게요/ 계속 참았던 눈물이 흘러나와서 또 그대를 보다' 부분입니다. 화자에게 눈물은 그 사람과 동의어입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상황을 돌려보려 해도 눈물이 저절로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안돼 이렇게 가지 말라고 미련함에 그대를 못 놓아도/ 다시 되돌리려고 애써도 나만 바라는 맘이겠죠/ 사랑해 너만을 또 외치고 외쳐 그대를 오직 그대를' 부분입니다. 참다 진실의 속내를 말해 버립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안녕이라고 할 것 같아서 그리움에 그대를 붙잡아도/ 눈물 나게 자꾸만 멀어져 아니 아니라 말해 봐도/ 사랑해 너만을 말하지 마 안녕 그대를 오직 그대를 봐요' 부분입니다. 잡고자 하면 더 멀어지는 그대. 듣고 싶지 않은 그 말은 여지없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 '그대를 그대를'은 화자가 지금의 상황에서도 오직 그대만을 보고 있음을 뜻하는 거였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가사 중 '오직 그대를 봐요'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화자는 한 사람에 시선이 고정되어 있죠. 떠나버린 사람을 떠올리려 과거로 눈을 돌리고 그 속에 담긴 아픈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보며 회환에 사무칩니다. 못 해 준 일이 너무도 많아서 다시 상대가 돌아오는 것을 대비해 리스트도 만들어 놓죠.
한 사람만 보는 일. 참 아름다운 일인 동시에 잔인한 일이기도 합니다. 일반인의 언어로 '그 사람만 있으면 돼'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이 말을 뒤집어 보면 '그 사람이 없으면....'이 되죠. 그래서 아름다움, 충만함이 느껴지는 동시에 인생을 조금 더 살아보면 그 반대의 상황을 한 번쯤 보게 됩니다.
우리 인생에서 누구나 대체 불가인 사람이나 사물 따위가 존재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부모, 자식이고 한 다리 건너면 배우자가 있죠. 그들과 이별할 때 우린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겪습니다. 다른 무언가로 대신해 줄 수 없는 삶이 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일까? 그 사람만 보고 사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사랑의 스파크가 튈 때는 그 사람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마법의 시간이 작동하죠. 그런데 정도가 지나쳐서 문제입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늘 같이 해야 직성이 풀리는 커플들이 있죠. 진짜 원해서 그렇게 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런 일상에 너무도 익숙해져서 일까요? 혹자는 그걸 주변에 자랑하기도 하죠. 모든 지 함께 한다면서요.
얼마 전 너튜브를 보다가 무릎을 딱 치는 쇼츠를 하나 보게 되었는데요. "연애는 책의 표지와 목차를 보는 것이고, 결혼은 책의 내용을 보는 것"이라는 말이었습니다. 책은 표지가 다라고 말할 정도로 눈에 확 띄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목차는 그 사람의 객관적 정보를 잘 보여주죠.
그에 반해 안의 내용은 어떤가요? 희로애락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웃었다 울었다 가까워졌다 멀어졌다. 갈팡질팡하죠. 결정적으로 그 결론이 어디로 향할지 모른 채 책장을 인내를 가지고 넘겨야 합니다. 물론 클라이맥스 구간을 지날 때면 짜릿함도 느끼게 될 겁니다.
흔히들 연애 따라 결혼 따라라고 말하는데. 이런 비유를 생각하면 깊게 수긍이 되네요. 소구 하는 바가 매우 다르니까요. 아마도 이 노래의 화자는 결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연애에 대해 말하는 것이겠죠? 연애의 지속이 아니라 단절인 이별에 대해서죠.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의 표지를 살펴보시죠. 비슷한 듯한데 똑같은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책의 내용이 다르니 책의 표지에서 풍기는 이미지도 사실 같으면 안 되는 것일 텐데요. 인쇄술을 통해 종이에 프린팅 하는 방식은 모두 동일한데, 그 각론이 다 다릅니다. 하지만 책은 같은 걸 무수히 찍어낼 수 있죠.
사람은 어떨까요? 비슷한 사람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가진 특유의 고유성까지 같은 이는 거의 없죠. 그게 책의 내용이 아닐까 싶습니다. 굳이 명칭을 붙이자면 책의 표지는 환상적 사랑, 책의 목차는 계산적 사랑, 책의 내용은 현실적 사랑 뭐 이렇게 될 것 같네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우린 세 가지 사랑을 순차적 혹은 동시에 하게 됩니다. 그런데 책은 궁극적으로 읽어야 제맛이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실적 사랑이 가장 힘들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현실적 사랑을 할 때 '그대만 봐요' 모드가 작동하면 서로 숨 막혀 죽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랑과 관련 책에서 말합니다. '제대로 된 사랑을 하려면 먼저 홀로 서라, 먼저 독립적 개인이 되어라'라고요. 이 기준을 적용하면 누구만을 보는 것은 제대로 된 사랑에서 멀어지는 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화자의 결말이 좋지 않죠. 그런데도 화자는 엄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더 못해준 것들에 대해서요. 그대를 '독립적인 개인으로서 사랑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사를 정리해 놓고 한 참을 들여다봤네요. 주제가 안 떠올라서요. 자주 어찌 글을 풀어가야 할지 대략 난감이긴 합니다. 글을 쓸 때 매번 이런 약간의 긴장과 설렘 사이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고 어찌어찌 글을 다 쓰면 안도, 아주 가끔은 만족감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도 하죠. 여러분들도 비슷하신가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