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이한민, 전초아/ 작곡 이한민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란'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Xa554 pR2 IM? si=Zd4 zMAIt3 jcYTd8 R
https://youtu.be/tsM72 nEaoyA? si=7 RONE_Mkpj3 RHzvS
어쩌다가 널 사랑했나 봐
죽을 만큼 널 사랑했나 봐
난 아직까지 그리운 걸 보면
아직도 널 사랑하나 봐
- 란의 <어쩌다가> 가사 중 -
란은 2004년 데뷔했습니다. 2004년 1집과 2005년 1.5집은 전초아라는 활동명으로 발매했고요. 2006년 2집부터는 정현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습니다. 란이라는 활동명을 두고 멤버만 교체한 것이 좀 특이했는데, 찾아보니 동일인 듯합니다. 정현선이라는 이름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 오고 있고 사라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나옵니다. (정확히 아시는 분 있으면 답글 부탁드려요^^)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5년 발매된 1집에 실린 곡입니다. 당시 벨소리와 통화연결음에서 10위권에 머물렀을 만큼 꽤나 인기가 있었던 곡입니다. 다만 별다른 방송이나 언론 홍보 없이 입소문을 타고 이루어냈다는 점이 뜻밖입니다. 그래서인지 2006년 발매한 1.5집에는 편곡 버전이 실려 있습니다.
1집에 들어갈 11곡을 써놓고 짝수를 맞추기 위해 불야불야 썼던 곡이었다는 후문입니다. 가사를 녹음실에서 30분 만에 쓰인 가사입니다. 그녀는 녹음 전날 싸이월드에서 전 남자 친구의 일상을 보게 되고 그 감정을 가사에 담았다고 하네요.
당시 신용불량자였는데, 계약 조건에 앨범과 행사 비용에 대한 것은 있었으나 음원 수익에 대한 부분이 없어서 노래는 떴지만 실익은 없다고 하네요.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재기를 위해 중국 진출을 하려고 했으나 좌절되면서 이름까지 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번째 올려드린 영상에는 가사가 더해진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어쩌다가'입니다. 네. 사랑도 이별도 우연처럼 찾아오죠. 먼저 알면 마음의 준비라도 할 수 있겠지만 그걸 눈치채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제목 '어쩌다가'는 그런 의도치 않은 일이 우리 인생에서 발생했음을 함축하고 있죠.
'어쩌다가 우리 이별하나 봐/ 나 없이도 잘 살 널 생각하면/ 나 아프고 또 아파 눈물만 나/ 왜 이렇게 니 행복이 싫은지' 부분입니다. 화자는 언제부터 이별 코드가 작동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상대는 벌써 떠나서 다른 사람과 짝을 이루고 있는 것 같군요. 화자는 그게 너무 배가 아픕니다. 혼자만 잘 먹고 잘 사는 것 같아서요. 너무 솔직한 심정이죠.
'새로운 사람 만났어도/ 제발 날 잊고 살지 않길/ 이런 날 욕해도 어쩔 수 없잖아/ 내 맘 나도 몰라' 부분입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는지 안 만났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이 상대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이 그리도 싫은 모양입니다. 잊지 말라고 기도하는 자신을 욕해도 어쩔 수 없다면서요. 왜 화자에게 이런 몹쓸 마음이 드는지 화자 자신도 알지 못한다고 말하네요.
'너의 그 행복 이제는/ 나에겐 상처가 되는 걸/ 차라리 다시는 널 볼 수 없도록/ 두 눈멀게 해/ 슬퍼' 부분입니다. 화자를 떠나 어디선가 행복하게 지내는 상대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아픕니다. 행복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되고 싶은 화자의 마음이기 때문이겠죠. 견물생심. 보면 마음이 생기니 차라리 봉사가 되고 싶다 말하네요. 그렇게라도 화자 없이 행복해하는 상대를 볼 수 없도록요. 흑흑.
음. 오늘은 '내 맘 나도 몰라'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정이라는 미친 X에 대해서 말이죠. 우린 살다 보면 감정과 이성 사이의 오묘한 다리를 왔다 갔다 합니다. 어떤 때는 감정이 우리를 지배했다가 조금 시간이 흐르면 감정이 물러가고 그 자리에 이성이라는 놈이 와 있죠.
또 반대로 어떤 때는 이성이 잘 지배를 하다가 불쑥 부지불식간에 감정이라는 놈이 이성을 밀어내고 주인 행세를 하기도 하죠.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이 그럴 겁니다. 그걸 이성의 영역으로 받아들인다면 누군가를 좋아하는 이유가 명확해야 할 텐데 왜 좋냐고 물으면 '그냥'이라고 말하죠.
이성의 영역이 마취되고 감정의 영역이 주인 행세를 하는 마당에 왜 좋은지에 대한 이유를 밝히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문제는 이성이 필요한 시기에 감정이 주가 되고 반대로 감정이 필요한 시기에 이성이 주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죠. 쉽게 말해 T와 F의 차이라고 보시면 편할 듯합니다.
누군가가 감정적인 동조를 원하려고 고충을 이야기하는 장소에서 누군가는 단칼에 현실적인 방안을 이야기하고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기에 감정에만 호소하는 형국이랄까요.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상황은 비일비재하게 많습니다. 서로를 기분 상하게 하는 소소한 일상의 테러라고 할까요.
저는 감정이라는 놈을 좀 들여다봤습니다. 거의 자동 반사 작용으로 일어납니다. 내가 즐거워야지 한다고 즐거워지지 않죠. 내가 기분 나빠야지 한다고 기분 나빠지지도 않습니다. 어떤 장소, 어떤 향기, 어떤 사람, 어떤 시간, 어떤 환경에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집니다. 사람마다 다 다르죠.
감정이 미친 X과 동일한 속성인 건 어디로 튈지 몰라서입니다. 어제 기분 다르고 오늘 기분 다르고 내일 기분이 다릅니다. 심지어 오전 기분 다르고 오후 기분 다르며, 오전 10시 전 기분과 오전 10시 후 기분도 다르죠. 뭐가 진짜 내 기분인지 헷갈릴 정도입니다.
그래서 저는 감정이 동요되는 자를 만날 때 이렇게 묻습니다. 1년 전 오늘 당신은 어떤 기분이었나요? 당연히 모른다는 답변이 돌아옵니다. 1년은 너무 과했다고 하고 1주 전 기분을 물어봅니다. 그것 역시 모릅니다. 혹자는 어제 기분도 잘 기억을 못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널뛰기하는 기분이라는 놈을 붙잡고 속을 끓이고 애를 태우는 것이 온당한지 묻게 됩니다. 내가 의도한 것도 아니고 얼마 안 가 기억도 못할 감정에 이토록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 참 아이러니하죠. 심한 경우는 감정이 아니라 그토록 무섭다는 스트레스로 변질되기도 하면서 우리의 수명을 재촉합니다.
예로부터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했죠. 이때 마음이 바로 우리의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성은 좀 어르고 달래면 그래도 원하는 방향대로 가는 특성이 있지만 마음은 그게 잘 안 돼서 컨트롤하기가 쉽지 않은 특성을 지니고 있죠. 자기 마음대로 사는 것이 지상의 꿈인데 그게 잘 안 된다니까요. 하하하.
그래서 이 노래의 가사 '내 마음을 나도 몰라'에 눈이 갔습니다. 테스형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 드는 가사입니다. 나를 알려면 나의 마음도 알아야 하는 것이니까요. 나의 마음을 얼마나 아는지가 나를 알아가는 첫걸음일지도 모르겠고요.
이 세상은 사랑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데 이 사랑이라는 놈이 우리 마음을 모르게 하는 원흉이죠. 평소엔 관심도 없던 사람과 이어지게 하질 않나 그토록 좋아하던 사람에게 비정한 모습을 보이도록 하기도 합니다. 우린 사랑을 곁에 두는 한 자신의 마음을 영영 모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마음을 다스리거나 감정을 다스린다는 표현도 사후적이죠. 이미 마음은 일어났고 감정은 불거졌습니다. 그 발생에 관한 한 인간은 통제 불능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사후적으로 일어난 마음과 감정을 잘 추스르는 일 뿐이죠. 불편한 감정일수록 가급적 오래 갖고 있지 않는 것이 장땡이겠죠.
누군가는 인생살이가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중에서도 감정 부분은 간과하기 쉽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그 감정의 영역이 자신을 이해하는데 더 중요한 부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그걸 알아야 불편한 감정에 노출되는 것을 사전에 줄여나갈 수 있을 테니까요.
시시각각 널뛰기 하는 우리의 마음. 그걸 잡아보려 수많은 시도를 해 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인생을 고행이라고 말하는 것은 바로 이 감정이라는 놈을 두고 한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나이에 따라 환경에 따라 늘 같은 모습이 아닌 까닭에 그 무늬를 잘 읽고 잘 다루어야만 널뛰기에 떨어지지 않고 잘 살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 사전 같은 것을 한 번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내가 주로 느끼는 감정, 그리고 그때 난 어찌해 봤더니 어찌 되었더라 같은 경험집이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제 감정이 평소보다 좀 널뛰기를 하는 듯합니다. 왜 그런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강산이 바뀌는 9의 마수거리에 걸리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20 대부 터인가 늘 새로운 나이대를 앞에 두고 고민을 했더랬죠. 널뛰는 감정에는 시간이 약이긴 한데, 겪을 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워서 내일이 잘 안 보이기도 합니다. 전 감정이 널뛸 땐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사람을 만나지 않으며 혼자의 시간을 많이 갖는 답니다. 삶이 고요해지면 마음도 그 뒤를 따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