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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와 Apr 01. 2024

면접들이 끝나고 매거진을 생각하며 기록한 것들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언제나 콘텐츠의 시대였다.

3월 마지막 일주일, 몇 기업을 골라 에디터 이력서를 넣었고 운이 좋게 서류 합격 연락을 받았다.
면접을 다니고 있다.

 다소 커다란 열정으로 채용 정보를 찾아다닌다. 지원은 웹상의 공신력 있는 기업의 세부 정보 뿐만 아니라 신빙성 없는 주관적 카더라 또한 객관적인 자료로 선별하고 종합해 내 나름대로의 기준 안에서 결정하고 있다. 또, 해당 기업에서 내 쓸모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을지의 고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래 일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다 서류합격이라도 받으면 업력이 얼마나 되었든 그 회사의 창업부터 지금까지 가져온 방향성과 성취, 고초들을 공부한다. 그래서 3월 이전부터도 받았던 합격들을 통해 각종 기업들의 구체적인 역사를 알게 되는(?) 의외의 소득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최종 결과가 나기도 전에 기업에 정을 붙여 주기도 하고 최종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만큼 아쉬움이 생길 때도 있다.


집 근처에 정말 많은 스타트업 사무실들이 있다.
지원분야는 모두 에디터였다.

 엑셀로 정리해 보니 내 이력서를 합격시켜 준 곳은 젊거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기업들이었다고 생각한다. 면접을 통해 여러 기업들과 발전과 변화에 대해 대화해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기업에서 나에게 최종 합격을 줄 것인가 아닌가도 중요하지만, 나 또한 이 기업에서 일했을 때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평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면접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양방향적이다.


면접에 갈 때마다 타는 금천 07번 버스
지원한 곳들은 에디터 안에서도 크게 매거진과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으로 나뉜다.

 2021년 한국잡지협회의 '코리아 매거진 콘퍼런스'에서 매거진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콘퍼런스를 개최한 적이 있다. 매거진 강국인 일본의 잡지 협회장 호리우치 마루에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서 종이 편집자는 이제 디지털 콘텐츠 프로듀서로 변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잡지의 본질은 종이가 아닌 다양성과 전문성에 있기 때문에, 이제부터의 잡지란 '종이 편집물을 집중적으로 발행하는 매체'가 아니라, '종이 편집도 잘하는 전문 콘텐츠 발행 기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나 또한 이 의견에 공감하고 여러 불순한 정보가 범람하는 정보 폭발시대에서, 레거시 미디어만이 가진 전문성과 역사는 독자들에게 신빙성 있는 전문적 정보 습득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에 제격인 매체다. 잡지는 인쇄술의 발달로, 소셜미디어와 뉴미디어는 인터넷의 발달로 시작되었다. 하지만 뉴미디어가 등장했다고 올드 미디어의 역사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중 잡지는 대중 콘텐츠의 조상이기도 하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다양성과 전문성을 오랜 시간 다져온 매거진은 블루오션화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애플리케이션 에디터에 지원한 이유도 이와 같다. 어쩌면 이미 DX화 된 O2O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과거 잡지가 현재에 새롭게 나타난 모습일지도 모른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보그의 신광호 편집장은 봄을 '여자의 계절'이라고 말한다. 또한 3월을 '보그 여성의 달'로 선언했다.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면 그럴 법도 하다.

계절이 따뜻해지니 면접을 다니는 발걸음도 가볍다.


남구로행 7호선, 취준하며 참 많이 다니는 곳.

다음은 면접 수기를 써보려고 한다.

언젠간 합격 수기로 돌아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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