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작은 꽃의 비밀 — 애기똥풀을 만나다
햇살이 눈부신 오후,
숲길을 걷다가 노란 꽃 한 무리를 발견했다.
소박하고 수줍은 듯 피어 있던 그 꽃.
나는 조심스럽게 줄기를 꺾어보았다.
그러자 손끝으로 흘러나온 진한 주황빛 액체.
‘아, 이 꽃. 애기똥풀이구나.’
어릴 적, 마당가에서 자라던 이 꽃을
나는 '손끝에서 노란 물 나오는 꽃'이라고 기억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 나서야 알게 된 이야기.
눈먼 제비 새끼에게, 어미 제비가 이 즙을 발라주었다는 전설.
그 즙이 상처를 치유하고, 눈을 뜨게 했다는 말.
그 이야기가 괜히 오래 마음에 남았다.
애기똥풀의 꽃말은
‘만남’, ‘비밀’,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다’.
그 어떤 말보다 이 꽃을 닮았다.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다가가보면
작은 빛을 품고 있는 그런 존재.
어쩌면 이 꽃은,
언제나 눈에 띄지 않는 구석에서 피어 있으면서
누군가의 눈을 뜨게 해주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햇빛이 부서지는 오후에,
나는 아주 작은 꽃에게서
깊은 위로를 받았다.
오늘도,
자연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