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꽃으로 여는 아침 – 설구화
세 번 피는 꽃, 시간의 색을 담다
꽃말 : “눈처럼 순수한 마음”
처음엔 연두,
이윽고 하얀 눈송이처럼 피어나고,
마지막엔 분홍빛으로 스며드는 시간.
4월의 끝자락,
설구화가 피기 시작했다.
연둣빛으로 차오르던 꽃은 어느 날 순백이 되었고,
며칠 후에는 분홍빛을 품었다.
그 꽃을 오래 바라보며 가장 신기했던 것은
꽃이 가지를 따라 일렬로 나란히 핀다는 것.
마치 시간의 결을 따라
한 줄로 흐르는 듯한 그 모양은,
마음속 어떤 기억을 닮아 있었다.
설구화는
한 번만 피는 꽃이 아니다.
연둣빛으로, 흰빛으로, 분홍빛으로
세 번 피며 계절을 살아낸다.
누군가의 감정처럼,
성장처럼,
처음엔 설레고, 점점 깊어지고, 끝내 물들어가는
그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꽃.
나는 오늘,
일렬로 흐르는 설구화의 시간을 따라
내 마음의 결도 어루만져 본다.
작가의 말
설구화를 좋아하게 된 건
예쁘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꽃이 줄지어 피는 모습에서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