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아버지의 손안에 들려 있던 작은 열매,
봄날 나무 아래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꽃말은 전해지지 않지만,
나에겐 그 꽃말이 분명했다.
바로 “작은 열매에 담긴 큰 사랑”,
“말없이 다가오는 따뜻한 손길”,
그리고 “시간을 품은 그리움”이었다.
서울식물원에서 다시 만난 아그배나무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앞에서
한참을 멈춰 서 있었습니다.
서울식물원 야외 주제 정원 산책길
흰 꽃잎을 가득 품은 나무.
그 나무의 이름은 ‘아그배나무’.
이름을 읽는 순간,
오래된 기억이 하나 불쑥 피어올랐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는 나무하러 다녀오실 때면
작은 열매 몇 알을 손에 꼭 쥐고 오시곤 했습니다.
“이거 아그배야. 새콤한 맛이 좋아.”
그 열매는
너무 시어서 얼굴을 찌푸리게 만들었지만,
그 손길엔 따뜻한 계절이 담겨 있었어요.
세월이 지나 다시 만난 아그배나무는
그 시절 아버지의 손처럼 듬직했고,
흰 꽃은 말없이
그때의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꽃잎을 따라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보며
나는 속으로 조용히 인사했습니다.
“잘 지내고 있었구나. 그때 그 자리에서.”
서울식물원 야외 주제원 정원의 아그배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