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이야기
햇살 아래,
붉고 깊은 숨결이 피어납니다.
그 이름은 모란.
꽃 중의 꽃, 꽃들의 여왕이라 불리는 존재입니다.
푸른수목원에선
벌 한 마리가 진홍빛 모란을 맴돌았고,
서울식물원에선 연분홍 꽃잎이 바람에 살짝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은 마치 누군가의 자존심이 피어나는 장면 같았습니다.
모란은 오랫동안 부귀의 상징이었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그림에라도 모란을 들이라는 말이 있었을 정도죠.
그런데,
그 화려함 속엔 꺾이지 않는 절개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당나라 무측천이 명을 내립니다.
“한겨울, 꽃을 피워라.”
모든 꽃이 두려워 복종하지만
모란만은 피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변방으로 쫓겨났지만,
그곳에서 더욱 찬란히 피어났습니다.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진정한 기품은 권력에 무릎 꿇지 않는다.”
모란은 그런 꽃입니다.
눈부시게 피어나지만,
그 속에는 단단한 자존심과
침묵 속의 품격이 깃들어 있습니다.
나는 오늘
그 꽃 앞에 서서,
조용히 내 안의 ‘나’를 되돌아봅니다.
지나간 마음 하나,
지키고 싶은 마음 하나,
묵묵히 피워내는 나만의 모란 한 송이.
5월의 절정,
모란처럼 품위 있게,
나를 피워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