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여는 아침

5월 18일 탄생화 - 옥슬립

by 가야

꽃으로 여는 아침


5월 18일, 옥슬립 –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해요


노란 꽃잎이
바람을 따라
고개를 조심스레 숙였다.

마치 "괜찮아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저 거기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며칠 전,

양천구청역 근처의 풀숲에서 옥슬립 앵초를 만났다.


이름조차 낯설던 꽃.
하지만 단번에 마음을 붙잡았다.


길지 않은 줄기,

주름진 연녹색 잎,

그리고 아래를 향해 피어난 노란 꽃송이들.


화려한 무리는 아니었지만,
그 조용한 무게감이 어쩐지 따스하게 느껴졌다.

꽃말은
“당신의 존재만으로도 행복해요.”

이 짧은 문장이 마음속에 오래 머문다.


그 말은 결국,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 아닐까.


누군가에게 꼭 특별한 무언가를 해주지 않아도


그저 함께 걷는 것만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그런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오늘 하루가 더 단단해진다.

옥슬립은 유럽의 숲가에서 자라는 야생 앵초다.


봄이 오면, 플로라 여신이 제일 먼저 흘린 꽃이라는 전설도 있다.


그래서일까.
그 모습은 마치 자연이 주는 첫인사 같았다.


꽃을 본 지 며칠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앞에 아른거린다.


무심히 지나가던 길모퉁이에서,
조용히 피어나 나를 멈추게 만든 노란 꽃.

그때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고,
그 하루가 아주 다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이기를.
그저 내 작은 존재만으로도


누군가의 하루가
조금 더 따뜻해지기를 바란다.

꽃으로 여는 아침,
노란 앵초 한 송이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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