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 이야기 /
계뇨등이란 이름을 들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나 역시 그러하다.
이 특이한 식물이 우리 화단에 자라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었다. 처음 이 식물을 보았을 때 나는 이름을 전혀 몰랐고, 몇몇 어른들의 말에 의하면 마 같다고 하여 그런 줄 알았다.
여름철 줄기가 무성하게 자라면 덩굴식물이 주는 청량감이 좋아 그대로 두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이 이 식물은 화단 끝 1층 베란다 화분 걸이 옆에 출입구 오른쪽에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곳에 큰 물통을 두었는데 무성한 덩굴이 그 물통을 감쪽같이 가려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번져도 너무 많이 번져 우두둑 뜯어내려는데 꽃구경을 하던 지인이 말했다.
"언니 여기 꽃이 폈는데요?"
"무슨 꽃?"
시력이 안 좋은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지인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오~ 거기에 앙증맞은 꽃이 피어있다.
아주 작고 깜찍한 꽃이.
그 지인은 고향이 남쪽 시골이라 식물에 대해 나보다 아는 것이 많다. 무슨 꽃이냐고 물어보니 자신도 처음 보는 꽃이란다.
이럴 때 네이버 렌즈가 요긴하게 사용된다.
서둘러 렌즈에 이 꽃을 검색하니 여러 개의 사진이 검색된다. 그중에 이 꽃과 같은 꽃이 있다.
'계뇨등'
그렇게 해서 키운 지 몇 년 만에 나는 이 식물의 이름을 안 것이다.
아마 내가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렇지 해마다 꽃도 이렇게 피었을 것이다. 그걸 올해야 발견하다니.... 그것도 지인이 말해주지 않았으면 올해도 무심하게 그냥 지나쳤을 것이다.
계뇨등[ 鷄尿藤 ]
계뇨등[ 鷄尿藤 ]은 꼭두서니과 계뇨등속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Paederia scandens (Lour.) Merr. var. scandens이다.
이 식물에서 닭의 오줌 냄새가 나서 그렇게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중국 명인 계시등(鷄屎藤) 역시 닭똥 냄새가 나는 덩굴이라는 뜻이며, 일본 명인 헥소가주라[屁糞葛]도 마찬가지라고 한다. 이 식물의 속명(Paederia) 역시 악취를 의미하는 라틴어(paidor)에서 유래한다. 그러므로 이 식물은 전 세계 그 어디서나 냄새나는 풀로 통용된다.
그러나 필자는 그런 냄새를 전혀 맡지 못했다. 줄기나 잎을 뜯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냄새에 민감한 내 후각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하여 지인에게 맡아보도록 했지만 지인도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다고 한다.
냄새가 났다면 이곳에서 자라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꼭두서니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계뇨등은 아시아 지역에 넓게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남부 지방에 많고 주로 충청도 이남에서 자라고 해안지방에서는 울릉도와 대청도에서도 자란다. 농촌마을 근처 산기슭이나 물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계뇨등의 서식지가 북쪽으로 확대되어 최근에는 수도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 화단까지 오게 된 것이다.
그런데 대체 이 계뇨등은 어디서 씨가 날아온 것일까?
근처 화단에 이와 비슷한 식물은 본 적이 없는데...
신기한 일이다.
구렁내덩굴, 계각등이라고 도 부르는 계뇨등은 타고 오를 물체가 있으면 무조건 감고 올라간다. 그러나 타고 오를만한 물체가 없을 때에는 땅바닥으로 덩굴을 곧게 뻗는다. 이런 계뇨등의 성질 때문에 우리 화단 입구가 막힐 지경에 이르렀다.
잎은 마주나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아래쪽은 심장형이다.
꽃은 위 사진처럼 7∼8월에 양성화가 잎겨드랑이에 원추형으로 모여 핀다.
작은 나팔 모양의 통꽃으로 겉은 하얗고 통부 안쪽은 붉은 보라색을 띤다.
콩알 모양의 열매는 9∼10월에 광택이 나는 황갈색으로 익는데 새를 비롯한 야생동물들의 먹이가 된다.
계뇨등 번식
계뇨등의 번식은 종자와 삽목으로 한다.
가을에 잘 익은 계뇨등 씨앗을 채취하여 파종하거나 줄기를 잘라서 삽목(꺾꽂이) 하면 된다.
계뇨등 효능
계뇨등의 잎이나 줄기는 관절염, 황달, 염증 치료 등의 치료제로 사용하며,
민간에서는 거담, 거풍, 신장염, 이질 등의 약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한방에서 계뇨등의 열매와 뿌리를 말려 관절염이나 각종 염증 치료 약으로 쓰인다고 한다.
타이완이나 일본에서는 식물체 전체를 짓이긴 즙으로 동상으로 생긴 상처 나 벌레 물린 데에 발라 민간약으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자료 참조 : [네이버 지식백과] 계뇨등 [鷄尿藤] (한국민족문화 대백과, 한국학 중앙연구원)
계뇨등의 꽃말은 '지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