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꽃 이야기
어젯밤, 화단을 가득 뒤덮은 이름 모를 풀을 뽑으며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습니다.
“도대체 너는 누구니?”
거칠고 약간 끈적한 촉감이
손끝을 자꾸 불편하게 하던 그 풀,
검색을 통해서야 이름을 알게 되었습니다.
뽕모시풀(Fatoua villosa)—
뽕나무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
비추천명으로는 ‘뽕잎풀’이라고도 불린다지요.
줄기는 30~80cm가량 곧게 서고
잔털이 빽빽하여 스칠 때마다 까슬까슬합니다.
9~10월이면 녹색의 단성화가 잎겨드랑이마다 달리고,
씨앗은 팽압(膨壓)으로 튕겨져 나가며
순식간에 새로운 땅을 점령하지요.
이런 번식력 때문에 화단을 가꾸는 이들에게
뽕모시풀은 골칫거리가 되곤 합니다.
아쉽게도 뽕모시풀은
옛 문헌이나 문학작품에 등장한 기록이 거의 없습니다.
화려한 꽃이나 그럴듯한 향기가 없기에
시인들의 시선이 머물지 못했던 탓일까요.
그러나 이름을 알고 나니
이 풀의 삶이 오히려 한 편의 시처럼 느껴집니다.
보이지 않는 그늘에서 씨앗을 터뜨리고,
사람이 뽑아내도 끈질기게 되살아나는 생명력.
저는 여기에 조용히 이런 꽃말을 붙이고 싶습니다.
“강인한 생명력, 그리고 숨은 주인공.”
늘 화려한 꽃에만 시선을 두었던 저에게
뽕모시풀은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세상에는 이름 없이 스러져도
계절을 지탱하는 수많은 풀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풀들이야말로
여름의 진짜 주인공일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오늘도 화단의 뽕모시풀을 뽑으며
이제는 예전처럼 무심히 대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들의 끈질긴 생명력이
내 안의 어떤 조용한 힘을 일깨워 주었으니까요.
https://youtu.be/BNgBKlKbtRw?si=Vl-Fsaj3Z_SM-pY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