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안 때리니 내가 내 뺨을 때릴 수 밖에.
삼일째 샤워를 하지 않았다. 날씨가 춥고 귀찮고 바쁘다는 핑계로 씻지 않다보니 점점 거지꼴이 되어가는 나 자신을 보며 자기혐오에 빠진다. ‘더러운 년!’
남편이 꼴보기 싫어 눈을 마주치지 않고 무슨 말을 해도 대꾸를 하지 않고 어쩌다 대답을 해도 퉁명스럽게 대답을 한다. 당신이 정말 싫어 미치겠는데 어쩔 수 없이 한 집에 살아야하는 게 진심으로 짜증난다는 걸 온몸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처럼.
아이들을 언제나 시끄럽고 실시간으로 나의 모든 에너지를 빼앗아가는 거머리처럼 느껴진다. 이것들은 분명 나를 괴롭히려고 태어나는 존재들이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끊임없이 사랑해달라고 짹짹대는 아이들이 너무 버겁게 느껴진다.
그냥 사는게 싫다. 직장사람들도 다 나를 싫어하고 왕따시키는 기분이다. 실제로는 아니겠지만 내 망상에서는 그런 생각이 든다. 간혹 누군가는 내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역시 나를 싫어해서 그래, 나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들었겠지. 어쩜 무시당하는게 당연해’라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냉소적으로 나 자신을 질책한다.
항상 남이 나를 싫어할거라는 생각, 가족을 포함한 타인은 언제나 나를 무시하거나 괴롭히는 존재들이란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 세상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과 나의 존재를 아예 무시하는 사람들로만 존재한다고 확신한다.
중2병, 사춘기에 막 접어든 삐딱한 반항심도 이 정도는 아니겠지. 나는 어쩌다 이렇게 미친 정신분열환자가 되었을까. 자기혐오에 절여져서 언제 죽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상태다.
이런 엄마나 아내와 함께 사는 것도 가족들 입장에서는 정말 괴로운 일일 것이다. 이런 엄마나 아내가 있는 것 보다는 없는 편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 매일 죽상을 하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여자가 내 엄마거나 아내라면 나는 면전에 대고 그럴거면 그냥 없어져버리라고 말하고 싶을 것 같다.
‘그렇게 살 바엔 차라리 죽어버려’
죽을 용기도 없으면서 맨날 징징대는거 유치하고 한심하고 지겨워. 네 꼴을 좀 봐라. 더럽고 뚱뚱한 돼지같아. 너같이 더러운 년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 그냥 한심하고 혐오스럽다고! 제발 징징댈거면 살아있어서 미안하다고 유서쓰고 차라리 목 매달아 죽어버려!!
그렇게 할 자신이 없으면 입 닥치고 니 할일이나 하면서 죽은 듯이 살던지. 제발 너 자신이 무슨 대단한 사람인 것 처럼 관심과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착각하는데 넌 그냥 벌레같은 년이야. 아무도 너 따위한테는 관심도 없다고! 너 하나 죽든 말든 아마 니가 지금 당장 죽는다고 해도 울어주거나 걱정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걸? 어차피 너 친구도 하나 없잖아? 장례식장이라 해봐야 그나마 친인척 몇이 와주는게 다겠지. 그나마도 혀를 끌끌 차며 정신력이 나약해 빠져서는 하여튼 차라리 잘 죽었다고, 한심하다고 하는 사람들 밖에 없을거야.
그러니 세상 사람들한테 관심받을 생각도 하지 말고 일말의 위로라도 받을 생각도 기대도 하지마. 너는 위로가 아니라 팩폭이 필요한 정신병자니까. 알겠냐고 이 멍청하고 한심한 년아!
이건 내 머리속에 꽉차있는 생각들을 끄집어 낸 것이고 정확히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다만 지금 이 순간이 너무 외롭고 아프고 이 밤은 또 얼마나 길지 가늠이 안 될 뿐이다.
겉은 멀쩡한데 겉으로 보면 너무 평화로운데 내 속은 왜 맨날 지옥인지 왜 시궁창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하는건지 도무지 답답하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나.
나를 이렇게 만든 건 나 자신밖에 없다는 것도 잘 아는데 여기서 벗어나는건 내 의지로 되지 않는다. 마치 마약중독자가 스스로 약을 끊기 어려운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