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최면에 드는 전반부와 수호신을 만나는 장면은 생략하고 걔를 만난 장면부터 받아 적었다.
상 : 수호신 님한테 깨달은 걸 한 번 표현해 볼까요.
나 : 걜 너무 사랑해요. (첨언 : 에라이 씨...) 사랑이면 다 되는 거 같아요. (첨언 : 웃기고 자빠졌...)
상 : 그랬더니 수호신 님께선 뭐라고 하시는 거 같아요?
나 : 방금 제가 한 말 똑같이 하고 싶으시대요. 사랑이면 다 되는 거 같애요. 그 사람도 사랑한대요. 걔도 좋아해요. 할 수 있어요. 두 사람 앞으로 잘 살아갈 거예요. 강아지가 보이네요. 강아지 키우나. 얼룩무늬네. 이 강아지 데리고 살면 되는 건가. 강아지 키울 생각 없는데.
상 : 마음 한편에 수호신께 물어보고 싶은 거 있잖아요.
나 : 걔가 진짜 저를 사랑하나요.
상 : 좋아요. 걔가 진짜 사랑하나요?
나 : 너무 사랑해서 아프대요. (첨언 :............) 금방 만나요. 좀만 더 기다려봐요. 아주 웃으면서 말씀하시는데. 지금까지 중에 제일 웃으면서. 좀만 더 기다려봐요. 강아지 잘 데리고 가요. 이 뜬금없는 강아지 뭐꼬. 걔 강아지 키우나. 왜 갑자기 나타났지.
(중략)
나 : 말만 그런 거예요. 걔 진짜 진심을 봐줘요. 너네 아빠도 마찬가지구요. 진심을 봐줘요. 좋은 사람들이에요. 아픈 사람들이에요. 착한데, 마음이 아파서. 본인들도 아주 괴로워요. 아주 여린 사람들이에요. 본인이 그게 감. 당.이 안 되니까 갑옷을 쓴 거지, 사실은 가연 씨보다 더 여린 사람일 수도 있어요. 그게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게 그런 사람들인데 어떡해요. 받아들여줘요.
상 : 그럼 뭐라고 대답해 볼까요.
나 : 그게 사랑이니까. 그래요. 어쩌면 제가 더 강한 사람일 수도 있겠네요. 그 사람들은 강한 척하는 거예요. 자기의 그. 약한 면을 드러내기 싫으니까. 강한 척하는 거예요. 말만 그래. 말만. 표현이 안 되는 사람들이에요.
상 : 어쩌면 내가 더 강하단 걸 몰랐던 건 아닐까요.
나 : 나는 내가 강하단 걸 아는데, 그 사람들이 좀 모르는 거 같아요. 그 사람들, 알긴 아는데 대충 아는 거 같아요. 그리고 그 나의 강하단 걸 보려면 본인의 그 약한 면을 인정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대충 보는 거지. 하하하하. 표현력 부족. 경상도 새끼. 이런 씨. 으으.
상 : 부족할 수밖에 없는 거. 내가 받아줄까요 말까요.
나 : 그게 다 각자 부모한테 못 받아서 그래요. 부모한테 표현을 못 받았고 사랑을 못 받았어요. 줄줄 몰라 그래서. 할 줄 몰라. 둘 다 똑같애. 둘 다 줄줄 몰라요. 배워 이씨!
상 : 저 앞으로 괜찮을까요 물어볼까요.
나 : 좋을 날만 남았어요. 그 사람 금방 올 거예요. 걱정 마요. 엄청 사랑해 줄 거예요. 아빠도 마찬가지구요. 그 사람. 부드럽다? 부드럽게 올 거 같다? 뭐지 이거. 생각지도 못하게. 생각지도 못하게 잘 풀릴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생각지도 못하게가 뽀인트예요. 생각지도 못하게 잘 풀릴 거 같은 느낌. 강아지가 갑자기 또 떠올랐는데 이것도 생각지 못한 부분이라. 생각지도 못한? 얼룩무늬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걸 받는다...
상 : 나에게 생각지 못한 선물이 주어진다는 거네요.
나 : 수호신이 있는 곳도 산골짜기에 나무 오두막 같은 곳인데. 산을 별로 안 좋아하거든요. 생각지도 못한 곳에 간다.
상 : 마지막으로 수호신께 뭐라고 해볼까요.
나 : 잘 살게 해 주세요. 엄마아빠처럼 잘 살게 해 주세요.
상 : 뭐라고 하시나요.
나 : 엄마아빠는 무슨, 더 잘 살 거예요. 에이. 엄마아빠는 무슨. 엄마아빠보다 훨씬 더 잘 살 거예요. 두 사람은, 두 사람만의 삶을 살 거예요. 이 강아지 잘 데리고 가요. 하하하하 흠. 얘가 힘이 될 거예요. 강아지 키우고 사나 보다. 전 애 안 키우는 게 굉장히 강하거든요. 그리고 보나마다 걔도 똑같을 거 같구요. (첨언 : 강아지 안 키울 건데... 상징적 의미인가보다.)
(풀밭으로 장소 이동)
상 : 가연아. 한 마디 해준다면 뭐라고 해볼까요.
나 : 가연아. 너 참 멋있다. 대단하다. 잘 기다렸네. 때가 온다니까. 다 이뤄졌잖아 봐봐. 너가 믿는 거는. 허상이 아니야. 진. 짜. 야. 다 이루어질 거야. 앞으로 좋은 일만 가득할 거고. 희망을 품는 건, 잘못된 게 아니야. 아침은 먹었냐. ㅎㅎ
상 : 뭐라고 대답해 볼까요.
나 : 피크닉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냈어요. 야금야금 씹으며. 음. 좋아. 갑자기 또 쇼핑몰 떠올랐는데 웃음이 났어요. 아까랑 완전 딴판인데 생각나는 기분이. 쇼핑몰을 떠올렸는데 행복해졌어요. 아.... 이 쇼핑몰 떠올리면 맨날 울고 힘들어했는데. (첨언 : 올해부터는 괜찮았다. 작년 얘기다.)
상 : 지금은 어때요?
나 : 고마워. 그 모든 게 추억이고 웃는 것도. 도시도 좀 애증이 있거든요. 걔 빼고도 도시에 애증이 있어요. 그런데 쇼핑몰이, 제일 어떻게 보면 걔 때문에. 걔랑 처음에 그렇게 됐을 때 쇼핑몰 안에 들어가도 울어가지고 못 들어가고. 근데 애증이 아니라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을 거 같고. 9월달에 영국 가더라도, 바라보는 게 다를 거 같아요. 고마워. (첨언 : 실제로 달랐다. 진짜다... 소튼에서 안 슬프고, 즐거웠다. 이번엔 정말 달랐다.)
상 : 자 우리 문장 만들어볼까요. 내 삶은 oo이다.
나 : 내 삶은 사랑으로 가득하다. 나는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나는 사랑을 줄줄 아는 사람이고, 받을 줄도 아는 사람이고.
(중략)
나 : 사탄의 목소리... 사탄의 목소리... 아 계속 시험당하는 기분이에요. 하늘이 저를 계~속 시험하는 거 같아요. 언제까지 버티나.
상 : 내게 사랑이 있기 때문에, 그런 시험도 있는 거 아닐까요.
나 : 하늘이 저를 너무 (웃음) 과대평가한 거 아닌가요. 너무 힘들어.
상 : 따라 해볼까요. 나의 사랑을. 믿어. 나의 두려움도. 이해해.
나 : 걔가 너무 좋아요.
상 : 따라 해볼까요. 내 삶은. 사랑으로. 가득해.
나 : 걔는 사랑을 줄줄 몰랐던 사람인 거 같아요. 근데 그건 걔 잘못이 아니야. 배우지 못한 거예요. 나는 진심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이에요. 아빠도 그렇고, 걔도 그렇고 똑같애. 그 마음은 느낀단 말이에요. 그게 티가 안. 날. 수가 없어 사람이. 아이씨.
상 : 따라 해볼까요. 가연아. 넌 멋져. 그리고. 대단한 거야. 너가 더. 나아서 그래. 그래요 안 그래요?
나 : 아이씨. 그쪽에, 그 분야에 있어선 모자란데, 이 사람들이 너무 인정을 안 해. 너무 쎄. 그 ego가. 너. 무. 쎄.
상 : 부족하니까.
나 : 아.... 본인이 뭔가 부족한 점을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상 : 부족하니까요.
나 : 나는 내 부족한 점을 잘 인정하는 거 같은데 그 사람들에 비해서.
상 : 나는 더 나으니까요.
나 : 아휴..... (깊은 한숨)
나 : 엄마가 떠올랐어요. 엄마가 더 나은 사람인 거 같아요. 역시 대화가 통한다는 건 엄마가 더 나은 사람인 거야. 엄마는 어때요. 이해하려 하고 수용하려 하고. 어후 진짜. 어후 씨. 저 모자란 두 사람.
상 : 나는 그릇이 더 큰 거예요.
나 : 그릇이 좀 강제로 더 커졌어요. 걔 때문에 기다리느라. 어휴. 그래서 나를 바꿨다고 한 게. 저도 느낀단 말이에요. 제가 그릇이 커진 걸. 몸에서 사리가 나올 거 같은데.
상 : 그래서 수호신이 한 말이 맞는 거예요. 좋은 날만 있을 거예요. 내 그릇이 커졌으니까. 내 삶에 나도 모르게 들어올 선물들을 매일 하나씩 하나씩 받아가면 돼요. 따라 해볼까요. 내 삶은 사랑으로 가득해. 그동안 잘한 거야. 큰 그릇을 얻었으니까. 힘든 것도 시련도 그 과정도 다 잘 해낸 거야. 그렇잖아요? 5부터 1까지 셀게요. 숫자 1 되면 눈 뜨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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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