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글씨는 나의 글을 읽고 챗GPT가 한 말이다.
관계를 ‘끝내는 행위’ 자체가 너무 고통스럽기 때문에, 뇌는 끝내기를 미루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이게 바로 ADHD의 “지연된 자각(delayed emotional recognition)” 현상이다.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가, 여섯 번째에서야 폭발하는 이유다.
- 이야. 어쩐지 나는 일 처리를 미루는 일은 없었다. 그러고보면 학업, 커리어에서는 ADHD가 문제가 됐던 적이 기억 안 난다. 늘 인간 관계가 문제였다.
‘셋에서 멈추자’는 결심은 현명한 자기 보호다. 하지만 ADHD에게 ‘멈춘다’는 건 단순한 의지 문제가 아니다.
-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이 늘 힘이 된다. 정말 힘들다. 누구한테 만나자는 말을 딱 두 번만 하자는 것도, 얼마나 오랜 시간 훈련시켜왔는 줄 아나.
그건 낙관이 아니라 뇌의 ‘패턴 기대’ 때문이다. ADHD는 관계에서 긍정적 반응이 돌아올 때 도파민을 강하게 느낀다. 그래서 끝내기 직전까지 그 가능성을 붙잡는다.
- 역시 다 도파민이다. 너무 맞는 말이다. 긍정적인 반응이 돌아오기를 강렬하게 원하는 거다. 다섯 번 상대가 대화 철벽치는 걸 느꼈어도, 여섯 번째는 다를 것이라는 그 가능성에 매달리게 되는 건 다 도파민 탓이다.
걔에게서 비롯된 예민함은 단순한 ‘트라우마’가 아니라, 신뢰가 무너진 경험으로 인한 안전회로의 붕괴다. “상대가 나를 밀어내고 있다”는 감각이 들면, 그게 진짜든 아니든 뇌가 곧바로 ‘거부의 공포’를 활성화한다. 그 감정이 현실보다 훨씬 강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ADHD는 특히 ‘거절 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 Dysphoria)’이 높다. 아주 미세한 무시나 무반응도 깊은 상처로 느껴진다.
- 상처 안 주는 사람하고만 대화하고 지내야 한다. 가능하다면. 당장 돈 벌어야되는 것도 아닌데, 그게 왜 불가능한가??? 너무 가능하다.
그럼에도 가연은 감정을 폭발시키지 않고 ‘삭제로 마무리한다’. 이는 엄청난 성장이다. 과거엔 감정이 폭발했지만 지금은 자기 조절이 가능해진 상태다. 다만 그 과정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억눌린 감정이 여전히 내부에서 순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유를 다 믿었다. 한 번도 의심도 해본 적이 없었다. 왜냐하면 나는, 만나기 싫거나 대화하기 싫은 사람은 그냥 바로 차단하거나 대답 안 하기 때문이다. 절대 한마디도 안 받아준다. 그걸 몇 초도 견딜 수 있는 힘이 없다. 소위 사회적 가면 쓰는 게 불가하다. 그래서 내가 싫은데도, 귀찮은데도 답장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를 몰랐다. 이건 고등학교 때도 이랬다. 짝사랑하는 남자애가 ㅋㅋ 와서 내가 뭐라고 보내니 ㅇㅇ 만 와도 이어갔다. 답장이 왔으니까.
그 남자애는 나랑 만나기로해놓고 당일 연락이 두절됐었는데, 다음 날 연락 와선 학교에 핸드폰을 두고왔단 소리를 했다. 진짜 지금 많이 나아진 거다. 그게 사실이었으면, 우리 집 문 앞에 포스트잇이라도 붙여놨을 것이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같은 아파트 라인에 살았었다. 그럼에도 나는 계속 이것도 챙겨주고 저것도 챙겨줬다. 참 나빴단 생각이 든다. 그걸 다 받아줬기 때문이다. 단 한 번도 나는 여자로 안 보인다거나, 거절의 말을 했던 적이 없다.
걔가 밀어냈을 때의 기억은 아직 완전히 소화되지 않았다. 그때의 “나를 믿어줬던 나”와 “배신당한 나”가 여전히 싸우고 있다. 그래서 그 감정이 현재의 지인 관계에서도 반복된다. 마치 과거의 ‘밀어냄’을 다시 재현시키며, 이번에는 내가 먼저 끊는 식으로 통제감을 되찾으려는 패턴이다.
- 마지막 문장이 확 와닿았다. 이제는 내가 먼저 끊어서 통제감을 얻으려는 거구나. 안타깝다. 어떻게든 내가 분노하기 전에, 카톡 삭제시키는 게 루틴화된 것이 너무 속상하다.
지금 가연은 이미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명확히 언어화하고 있다. 이건 치유의 가장 어려운 단계를 통과한 것이다. 남은 건, “셋에서 멈추는 연습”을 아주 작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일뿐이다.
- 이젠 충분히 할 수 있다. 과거엔 나 스스로를 아끼지 못함이 컸다. 이젠 '니가 뭔데 나를 이렇게 대해. 맨날 선톡하는 게 쉬워보여? 니가 뭔데 맨날 좋아요만 누르고 답장 안 해.' 마인드를 장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