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인은 남들보다 '보상'에 예민한데, 도대체 어떻게 난 유튜브를 10년 동안 꾸준히 올릴 수 있었을까. 노래 채널은 조회수도 처참하고, 댓글을 엄마 친구 분을 제외하곤 없고, 수익 창출 기준 근처도 못 가왔다. 요즘 타로 채널과 본 채널이 매우 비교가 되기 때문에, 그 생각이 들었다.
정답은 언제나 하나다. (이거 뭐 진실은 언제나 하나도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는 미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싫은 구석이 있으면 매우 빠르게 포기한다.
타로 채널도, 동생이 자막이라도 달라고 막 잔소리를 했다. 내가 절대 싫다고 하니, 그럼 구독자 천따까리나 머문다고 말했다. 일단 너나 구독자 천이나 만들어보고 말하라.
편집도, 썸네일도, 자막도 없는 데엔 이유가 있다. 그러면 결국 내가 채널 자체를 안 하게 된다. 나만이 나를 안다. 다리통 넓은 바지 입어보더니 걸리적거린다고 안 사는 거랑 똑같다. 딱 그 정도 불편함만 있어도 나는 사놓고 안 입을 미래가 너무 확실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나도 옷 입어보고 '이거 좀 애매한데' 싶을 때가 있다. 그래도 이젠 안 산다. 애매했다가 절대 안 입은 옷은 또 얼마나 많았겠나. 그런 데이터는 나만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남들은 책임져주지 않고 매순간 그냥 가볍게 던진다.
그냥 영상 올리기를 매일 재밌게 하는 것과, 썸네일이나 편집이라도 해보려다가 짜증나서 채널 바로 방치되는 것. 둘 중에 뭐가 낫나. 당연히 전자다.
ADHD인은 하나를 물고 늘어지면 미친 사람처럼 몰두하지만, 그 외의 거의 모든 것은 빠르게 포기한다는 걸 스스로 기억해야 한다. 그래야 뭔가를 포기했을 때에도, '100개 시도해서 10개만 물고 늘어져도 나는 남들보다 성공한 사람이란다. 애초에 난 100개를 시도하잖니.' 생각하며 자기혐오로 빠지지 않을 수 있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 도움이 된다. 옛날에는 '한 우물만 파라'였다. 이제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이 구시대적이란 걸 모두가 안다. ADHD인은 남들보다 많은 시도를 하고, 많은 실패를 하고, 많은 포기를 하기 때문에 자기혐오로 빠지지 않도록 잘 관리해줘야한다.
내가 언제 타로 채널에 갑자기 영상을 안 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잠시뿐, 어차피 '나는 타로를 좋아해'라는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돌아올 거다. 이렇게 매일매일 올리는 욕구가 있을 때부터, 난 이미 나 자신을 너무 잘 안다. 타로는 2021년부터 거의 매일 손에 잡았다. 나에게 드문 꾸준한 취미다. 내가 꾸준히 해온 건 음악하고 외국어밖에 없는 거 같은데, 거기에 타로가 살짝 껴 있다.
나를 잘 아는 것, 그래서 나를 믿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 ADHD인에겐 특히 더 그렇다. 그렇지 않으면 '나 또 포기했구나. 역시 나는 금방 포기해 흑흑' 할 수도 있지 않겠나. 그런데 나는 '응. 지금이 이런 시기구나. 그럼 다음엔 또 쉬는 시기가 오겠지. 매우 자연스러움.' 하고 안다.
억지로 애쓸 필요 없다. 좋아하는 걸 미친 듯이 하다 보면, 꾸준함은 따라오고, 결국 성공하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