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영상 하나가 잭팟을 터트렸다. 조회수가 거의 만 회다. 그 덕에 하룻밤 사이에 구독자가 50명 넘게 늘기도 했다. 현재 구독자 741명인데, 이 속도면 몇 주 안에 노래 채널을 따라잡을 것 같다. 타로 채널은 작년에, 노래 채널은 10년 전에 개설했다. 한편 노래가 본업이고, 타로가 부업인데, 타로가 더 잘 되니 '본업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면 그게 본업이다.
타로를 잘 볼 줄 앎에도, 타로 상담 받는데 정말 돈을 많이 썼다. 작년 1월부터 올해 여름까지, 대체 돈을 얼마나 썼을까 싶다. 작년엔 한 달에 최소 5-6만 원은 썼다. 작년 1-2월, 7-10월처럼 죽을 거 같던 시기엔 더 많이 썼다. 숨 쉴 수가 없는데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진심이다. 필히 약을 먹었어야 했다.) 오빠는 전화 통화가 안 되고 카톡만 한다. 당장 누구에게라도 걔 얘기를 하지 않으면 미칠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에게 걔 얘기를 하면 세상 사람들이 이해를 전혀 못하니 상처를 줬다. 그러니 돈 주고 말하는 수 밖에 없었다. 올해부터는 브런치에 솔직하게 다 털어놓기 시작하여 나아졌다. 올 여름 이후로는 돈을 안 쓰게 되었다. 대신 내 타로 채널에 영상을 자주 업로드하게 되었다.
돈을 써봐야 벌 수도 있다는 것도 제대로 깨달았다. 타로 유튜브하는 분 중에, 본업이 클래식이신 분이 계시다. 타로를 워낙 재미나게 잘 보시니, 팬과 같은 마음이 생겼다. 자연히 '이 분 본업은 뭘까' 하는 호기심이 생겨, 악기 연주하시는 영상도 재밌게 보게 됐다. 그래서 타로 채널을 통해 노래 채널로 유입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타로 채널을 통해 노래 채널에 댓글을 남겨주기 시작하신 분이 계시다.
또한 타로 상담은 보통 채팅 아니면 전화인데, 영상을 받는 방식으로도 이미 한 번 돈 주고 해 본 경험이 있다. 그래서 나 역시도 영상 전송으로 유료 상담을 오픈했다. 채팅이나 전화는 진상 대처를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내가 돈 주고 타로 상담 받을 때도, 상담사들에게 칭찬 받는 적들이 많다. 난 특별히 친절하게 말하지도 않았는데, 나 같은 내담자가 다들 귀하다고 했다...
연락운, 재회운, 차단 같은 질문에서 나의 이 경험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말이 술술 안 나왔을 거 같다. 나는 헤어지고 몇 달 뒤에도 생각나고 그립고 이런 걸 아예 모른다. 한두 달 연애하고, '대체 저 사람을 내가 왜 좋아했지'만 경험해 봤다. 내가 얘한테 보냈던 첫 메일에, 너로인해 내가 사랑이 뭔지 알게 됐다는 말이 있었다.
타로 상담의 90%가 연애운이라는 말이 있다. 타로상담사가 연애 경험이 별로 없으면, 솔로랑 짝사랑 밖에 할 말이 없을 거 아닌가. 타로 상에서 당장 상대방의 연락이나 재회 흐름이 전혀 안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땐 적어도 '상대방이 생각은 하고 있다, 본인도 머리 아프다'라도 알아야 살아갈 수 있단 걸 이젠 안다. 나도 내내 걔가 나를 완전히 잊어버린 게 아니라, 생각은 하고 있단 것만 알아도 살 거 같다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올해 봄에 했던 전화 상담에서도, 걔가 유튜브는 때때로 보고, 특히 브런치는 거의 다 본다고 재밌게 본 느낌이라고 해서 되게 좋아했다. 그 통화 녹음만 잘라서 돌려들을 정도였다. 그걸로 살 수 있었다.
타로 채널이든, 노래 채널이든, 뭐라도 닿기만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