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지 인터뷰집 / 위즈덤하우스
김윤아 인터뷰
: 사실 제 또래 여성분들 중 지금까지 활동하고 계신 분이 많지 않아요. 특히 기혼이고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정말 드물죠. 저는 소녀들이 '저 사람처럼 나도 내 일을 저렇게 오래하고 싶다'라고 생각할 수 있는 '저 사람'이 되고 싶어요.
- 이미 저 포함 많은 사람들에게 그러실 겁니다. 롤모델로 김윤아 님을 종종 언급해왔다. 사실 김윤아 님과 비슷한 분은 생각이 안 나는 한국 현실도 문제다. 이런 여자 밴드 보컬이 어딨나. 김윤아 님 나이 때문이 아니라, 고등학생이던 10년 전에도 없었다.
여전히 증오는 저의 힘입니다. 증오만큼 좋은 땔감이 없어요.
- 저도요. 애증은 저의 힘입니다. 애증에서 모든 게 출발했어요.
전도연 인터뷰
: 성큼성큼까진 아니고, 찔끔찔끔 나아갔어요. (웃음) 제가 원하는 작품을 하기 위해 굉장히 오래 인내하며 기다린 시간도 있었고, 견뎌내야 하는 시간도 있었고요. 물론 저는 어느 때고 항상 최선을 다했지만. 그 시간 속에서도 결과나 성과와 상관없이 계속 저 자신에게 이야기를 걸고, 스스로를 칭찬해주려고 했죠.
- 이번주 공연 있는 걸 엄마한테 얘기했을 때도 그건 어떻게 잡힌 거냐며, 기존 공연에서 소개해준 거냐고 물었다. 늘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한다. 그 어떤 공연도, 단 한 번도 가만히 있는 데 의뢰가 들어오거나, 누가 나를 연결해준 적 없다. 7년 전이나, 3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똑같은 일을 한다. 수도 없이 지원한다. 공연이 많을 때는 지원한 것들이 많이 붙은 것이고, 없을 때는 다 떨어진 것일 뿐이다. 그래서 결과나 성과와 상관 없이 스스로 칭찬해주는 게 나에게도 매우 필요하다. 보통 나는 다 떨어지는 게 힘들 때면, 스스로 낼 수 있는 성과를 찾아서 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앨범 발매, 외국어 공부, 이수증/자격증 취득이었다. 공연 못지 않게 그런 것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찔끔찔끔 잘 나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일타스캔들>도 잘되고 <길복순>도 잘된 지금을 마치 제2의 전성기인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둘 다 제가 열망했던 새로운 선택인 건 맞아요. 하지만 저 스스로는 제 전성기를 놓친 적이 없다고 생각해요. 전도연은 늘 전도연이었어요.
- 캬... 너무 멋있다. 나도 한 해 한 해, 전성기였다고 생각하며 살아갈 것이다. 그러고 보면 맞다. 한 해도 빠짐 없이 음악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다.
김연경 인터뷰
김연경이 생각하는 김연경은 어떤 사람인가요?
: 자꾸 일을 벌이는 사람. 현재의 나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장하고 싶어하는 사람입니다. 사실 저 대학생이에요. 지금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생활체육지도학과 24학번이거든요? 학교를 다니면서 행정 쪽에도 관심이 생겨서 기웃거리고 있고요. 배구 종목에서는 아무도 재단을 만든 적이 없는데 제가 하고 있고, 이런 걸 사서 고생한다 하죠 (웃음)
- 나랑 진짜 똑같다. 필히 한국 ADHD 예술인 협회 만들 거예요.. 경영에 관심 생기면 예술경영학과 갈지도 모르죠.. 저도 제가 어떤 일을 벌일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습니다.
전 꾸밈없는 사람을 좋아해요. 무슨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거나,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 내가 속이 다 드러나는 사람인데, 속을 꽁꽁 싸매는 사람을 좋아할 리 있나. 모든 사람들이 나 같으면 좋겠다.
심은경 인터뷰
앤디 워홀이 그런 말을 했잖아요. "나를 알고 싶으면 내 작품을 보라"고. 그 안에 내가 있다고. 저도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작품에는 확실히 제가 있으니까, 작품으로 봐주세요.
- 나도 내 앨범을 들으면 내가 보일 것 같다. 앞으로도 그런 아티스트로 살 것이다. 글, 영상 없이 그저 노래만으로도 이가연이라는 사람이 그려지도록.
혼자만의 생각에 잠겨 천천히 호흡하는 시간이 좋아요. 그걸 바탕으로 타인을 만나면 좀 더 좋은 대화를 나눌 수 있죠.
- 나는 정말 '대화'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을 만나 풍요롭게 살 거 같다. 지금은 비록 오빠에게 직접 말하거나 브런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세상에 말하지만, 지금 시기가 연료가 될 것이 느껴진다.
나는 민낯이 더 좋은데 왜 메이크업을 해야 할까? 그 의문이 시초였던 것 같아요. 내가 좋아서 높은 힐을 신고 짧은 스커트를 입고 메이크업을 하는 거라면 전혀 상관없지만, 나는 이게 많이 불편하고 어색하다는 걸. (중략) 그러자 의문이 생기더라고요. 왜 여성 배우들은 화장하고 꾸미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 물론 이제 나의 외적인 모습에 지적하는 사람은 그자리에서 일어날 것이다만, 이런 연예인 분들이 더 나와주셨으면 좋겠다. 아직 나는 힘이 없으니까. 나도 힘이 생기면 '여성 속옷이 왜 필수냐. 나는 항상 노브라다. 집에 없다.'부터 내 영향력을 잘 쓸 거다. 내가 가슴을 보호하고 싶어서 입는 건 상관 없지만, 걸어다니면서 가슴 안 아프고 보호할 이유 없어 보이면 왜 해야하나. 나도 남자들이 니플 패치 붙이듯이 붙인다. 예의 차린다. (사실 이게 몇 번 시도해봤는데 다시 못 입는다. 끔찍하게 불편해서 바로 벗더라.)
여담) 이 책을 읽으면서 '역시... 성공한 사람들은 죄다 ADHD 기질을 잔뜩 가지고 계시구만' 생각이 참 많이 들었다. ADHD고 자시고, 이런 대단한 분들 인터뷰를 보면서 '나랑 똑같은 생각하네. 나랑 똑같네.' 싶다는 건, 나도 몇 년 안 남았다는 것 아닐까.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