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내 의지가 진짜 대단한 거였구나' 느끼게 될 때가 종종 있다.
어떤 분께서 유튜브를 통해 보시고 어떻게 하면 싱어송라이터가 될 수 있냐며 메일을 주셨다. 타로 채널 소개임에도 실용음악과, 싱어송라이터 관련 궁금하신 분은 멘토가 되어드릴 수 있다고 적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성 들여 써주신 메일에 매우 들떴다.
진심이신 거 같아서 바로 답장과 함께 연락처도 메일에 적었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연락처를 적을 때도, '절대 기대하지 않아야지. 저러고 연락 안 올 수도 있다.' 했다. 타로만 봐도 안 올 거 같았다.
메일로 답신이 왔는데, 갑자기 어차피 안 하게 될 거 같다고 했다. '내가 말을 잘못했나?' 싶었다. 물론 직접 묻지 않아서 알 수는 없지만, 걸리는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14곡을 발매하였지만 이번달 저작권료도 천 원이고 그게 놀랄 정도였다, 지난달은 백 원이었다고 얘기했다. 공연 수익이 다지만 그런 페이 공연은 매우 어렵다며, 대신 어떻게 하면 곡을 쓰고, 앨범을 발매하고, 또 공연도 지원할 수 있을지 알려줄 수 있다고 했다.
실용음악과 합격 이후 9년 째, 정말 멘티가 없다. 예전에 이에 대해 글을 쓴 적도 있다.
나는 아무리 10곡 이상 발매해도 저작권료가 백 원이란 말을 들어도 지금이랑 똑같이 살아왔을텐데. 나는 살면서 그냥 하고 싶은 일에 안 뛰어들어본 적이 없는데. 나랑 가족 빼고 세상 사람들이 죄다 답답해보인다. 나는 어떻게든 내가 아는 걸 다 알려주려고 준비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타로 보고 '어차피 연락 안 오겠네' 했어도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이게 처음 타로 시작한 이유였다. 미리 알면 사람에게 실망 안 하려고였다. 알아도 실망한다.
유일하게 대화가 잘 통하는 오빠 (친오빠 아님), 무료로 비즈니스석 타고 유럽 및 아시아 공연에 다닌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답답할 때마다 '그러니까 이런 사람들이 성공하지. 그러니 내가 오빠랑 대화 수준이 맞지.'라고 넘기기도 참 하루이틀도 아니고 슬플 때가 많다. 좋게 생각해야 한다. 나이가 많든 적든, 싱어송라이터면 다 나랑 같이 경쟁해야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다 나처럼 덤비면 어떻게 경쟁하나. 어떻게든 사람들을 도와주고자 하는 이 마음까지도 나의 특기이자 무기다. 사람에 기대가 없어야하는데, 그건 아무리 노력해도 기본 내 성향상 안 되는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