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보고 '역시 배우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네' 싶었다. 최근에 도시건축재생 강의를 들었다. 마산 생각이 안 날 수가 없었다. 다른 강의에서도 창원대 교수님께서 창원시도 도시재생에 몇십 억 받았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년이 넘도록, 눈 크게 뜨고 계속 지켜봤는데 경남은 한 번도 공고를 못 봤다. 나만큼 어떻게든 경남 지역에 공연하러 내려가고 싶어서 지켜본 서울 뮤지션도 잘 없었을 것이다. 무료 공연만 봤다. 내가 공연을 만들어야 하나.
공연 기획의 3요소는 관객, 예산 그리고 인력이다. 관객은 유동 인구가 어디에 가장 많은지 살펴야 하는데... 마산 두 번 가봤지만 어딜 가도 사람이 잘 안 보였다. 다만 해볼 만한 데가 두 군데 있다. 일단 창원, 진해 뺀 마산 기준이다.
첫째는 창동 예술촌 지역이다. 어제 춘천 갔을 때 바로 생각난 곳이 여기다. 사실 여긴 어제처럼 그냥 길거리가 아니라, 버스킹 공연을 올릴 수 있는 무대 광장도 있다. 둘째는 3.15 해양누리 공원이다. 여긴 11월 초에 국화축제도 열린다고 해서 보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미 버스킹 공연이 열리는 곳인데, 내가 공연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 비웃었던 거 사실이지만 '동북아 중심 도시 창원'이라 했다. 기획 의도 쓸 생각만 해도 오글거리지만 '세계화' 키워드로 잡으면 된다. 나는 여러 나라 언어로 말할 줄도, 노래할 줄도 아니 그 점을 파는 게 효과적이다. 마침 어제 춘천에서 내 앞 공연이 요들송을 부르는 분이셨다. 얼마나 세계화 공연 느낌이 나는가.
예산은 일단 최소한으로 잡아서, 공연자를 나 빼고 네 팀 더 모집한다고 치자. 최소한으로 잡아두면 거기서 세 배, 다섯 배를 하는 건 지원사업 규모에 따라서 계산하면 된다.
공연팀 160
스태프 10
장비 20
현수막, 홍보 5
+ 나 인건비 : 장소 예약, 장비 대여, 공연팀 모집/선정/연락, 포스터 및 현수막 제작, 홍보, 그리고 본인 공연까지 내가 한다면...?
여담으로, 강릉과 여수는 주최 측에서 호텔을 제공해 줬다. 강릉은 지금까지 내 돈 주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5성급 호텔이었고, 여수는 다른 의미로 한 번도 안 가본 2성급이었다. 그래서 호텔의 중요성을 잘 안다. 저 지도에 나온 호텔은 근방에 있는 유일하게 모텔 같지 않고 좀 괜찮은 호텔이었다. 물론 뮤지션들에게 그냥 교통+숙박+페이 포함으로 줄 수도 있는데, 숙박을 예약해 준다면 저기가 위치상 제일 적당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인력이 없다. 뮤지션 모집은 확정 이후 평소에 내가 보고 지원하는 홈페이지들에 올리면 되니 쉽다. 그런데 공모 지원할 때, 함께 일하는 사람들 이력도 같이 적어야 한다. 그냥 스태프 이름에 동생, 영국 오빠 적으면 되나. 하하하. 나 같은 개인이 과연 가능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