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에 상처받으면, 커리어와 자기 계발에 파묻히곤 한다. 이건 4, 5년 전부터 이미 잘 알고 있던 사실이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과연 내가 인간관계에 상처가 클 때마다, 자기 계발에 평소보다 더 힘써서 커리어에서 좋은 소식을 얻으며 상처를 치유받는 것일까. 아니면 하늘이 나의 노력을 가상히 여겨, 그 시기에 맞춰 좋은 소식을 던져주는 걸까. 나는 항상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어느 때처럼 내 홈페이지를 보다가 문득 '어라? 음악학부 학생대표 했다는 증거 자료가 없잖아?' 생각이 들었다. 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건 초대장과 시상식 사진이 있고, 학생 홍보 활동한 건 인터뷰 페이지와 학교 유튜브 영상으로 남아 있다. 그런데 학생 대표도 나름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회의 참석하면서 한 번도 기념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흔적이 없었다.
그래서 지난 메일함을 뒤져, 오래전에 받은 메일 하나를 캡처했다. 메일 날짜가 작년 2월 8일인 걸 보고, '2월 8일... 거짓말의 이유 썼던 날이잖아.' 생각이 났다. 주요 자작곡은 언제 썼는지 날짜를 다 알고 있다. 그해 2월은, 내 세상이 끝남과 동시에 꽃 피웠던 달이었다. 나는 늘 새로운 일을 벌이는 사람이었는데, 딱 그 시기에 라디오 DJ며, 런던 뮤직 엑스포 참석이며 행복한 일들이 이어졌다. 지금 오빠도 그해 2월 11일부터 카톡 시작한 기록이 있다. 그때를 돌아보면, 정말 하늘이 개입한 게 아닐까 싶다.
물론 첫 번째 가설도 일리가 있다. 원래 일 년에 한두 곡 내던 내가, 올해는 6곡이나 냈기 때문이다. 이건 오로지 '돈'과 '내 의지'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선택을 받아야만' 이뤄지는 일들이 연이어 이뤄지면, '하늘이 돕는구나' 생각이 든다. 이번 달엔 페이 공연만 3번 있었고, 유튜브는 알고리즘 선택을 받아 타로 채널은 수익 창출 기준까지 넘었다. 결국 그 두 가지가 맞물린 현상으로 보인다. 참 감사하다.
하늘이 도와줬든, 스스로 길을 냈든, 어쨌거나 나는 내 일을 무지하게 사랑한다. 학생일 땐 학생인 것을, 싱어송라이터로서는 앨범 발매와 공연을, 계속 사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