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자주 왔다갔다하고 싶다. 자주? 너무 바빠서 미국에 1박2일로 다녀와도 좋은가. 아니다. 그래도 최소 두 달에 한 번은 나가고 싶다. 한 달에 한 번은... 일본, 중국, 동남아와 같은 가까운 거리면 가능하다. 합쳐서 일 년에 한 10번 정도 나가고 싶다.
그렇게 딱 정하고 나니, 적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불가능할 것 같은가. 불가능할 것 같아서 꿈도 꿔보지 못했는가. 이게 뭐라고. 이미 3월에 호주 가려고 비행기표 끊었고, 겨울에는 일본도 가려고 계속 네이버 항공권 보고 있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과, 최종적으로 바라는 것이 크게 다르지가 않다.
이 주에 한 번은 친구 만나고 싶다. 그런데 이미 이번 달에 도쿄 사는 일본인 언니가 두 번이나 서울에 왔다. 다음 달에도 온다고 한다. 1월엔 영국 사는 오빠가 온다. 또래 친구만 없을 뿐, 고등학교 때 선생님들 약속 잡아도 된다. 일 년에 두 번 정도 만나뵙곤 했다. 언니는 4월에 또 온다.
'해외'하면 '돈이 어딨어!' 싶고, '친구'하면 '한국인 새로운 사람 만나기 진짜 싫어!'하지 않았나. 거부감에 드글드글거리는 동안에도 이미 원하는 바와 가까웠다. 돈은 생길 거고, 사람도 해외 살다왔거나 내가 싫어하는 특징을 갖지 않은 한국인들도 많을 거다.
원하는 것만 생각하기에도 아까운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