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인은 하도 정신 산만하게 이것저것 하느라 '외롭다'는 감정을 감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비 ADHD인 입장에서는 '그럼 좋은 거 아니야?'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 나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외롭지 않을 수가 없다. 하루종일 엄마가 밖에 나가있는 경우엔 말할 사람이 없어서 타로 채널을 시작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말하고 싶을 때 영상 찍는다. 그 행위만 봐도, 외롭다는 감정이 들 틈을 주지 않고 바로 카메라를 켜는데 익숙하다. 과거에도 각각 다른 행동으로 그러고 살았다. 이건 마치 피부 트러블이 일어났는데 약 바르는 게 아니라, 화장으로 덮는 거 같다. 비 ADHD인 같았으면, '내가 외로우니까 외롭지 않으려고 이러는구나'라는 자각이 들었을텐데, 나는 워낙 충동성이 강해서 말과 행동이 즉각적이다. 뇌를 거치지 않고 행동하는 게 많다.
그걸 올해 인지했다. (이런 게 진단 덕이다.) '나는 참 외로움 느낄 틈도 안 주는구나. 나를 혹사시키는 데 익숙하구나. 이것저것 쉼 없이 하면 나는 성장하고 발전하겠지만, 내 마음은?'하는 자각이 들었다.
올해 노션을 통해 '감정 클릭하기'를 했다. 하루에 2-3번씩, 느끼는 감정을 클릭했다. 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감정이 8가지라 한계가 있었다. (수정하고 싶었는데, 노션 사용법이 내게 어렵다.) 그래서 그냥 노트에 수기로 적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요며칠 '슬픔,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등장했다. 이 노트가 아니었으면 몰랐다.
내 감정을 마주할 시간을, 하루에 10초라도 따로 두는 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