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거보다 아는 게 조금 더 낫다.
과거 연애 때 이야기다. "예비군은 언제 가냐"라고 물었다가, "지금 나 놀리냐" 소리를 들었다. 나이가 30대 후반이었기 때문이다. 남사친도 한 명 없고, 연애도 한두달이 다였으니, 예비군이라는 게 전역 하고 몇 년까지 있다는 발상 자체를 못 해봤다.
'역시 나이가 들수록, 뭘 모른다는 건 힘들어지는 거 같아. 애기들은 순수악인데 나는 애기가 아니잖아.' 생각하다가 문득 떠올랐다. 그럼 유학생은 예비군이 어떻게 되지?
찾아보니 365일 이상 해외에 있으면 면제다. 아... 미리 알았다면 작년 9월 내내 걔가 한국이네 영국이네 하진 않았겠다. (같은 하늘 아래 있는지 없는지 너무 알고 싶고 영국에 헤엄쳐라도 가고 싶었다.) 365일을 채우면 면제인데 그럼 340일 채우고 왔겠나. 나 같아도 공부 끝났으니 쉴 겸 유럽 놀러다니다가 들어오겠다. 그걸 한국인 여성 나와 영국인 오빠는 전혀 생각도 못했다. 학생이 아니면 2박 3일인 것도 방금 알았다. 대학생 때 출석체크하면서 예비군이라 빠졌다고 들을 때만 접해봤다.
원체 연애를 못 해봐서 뭘 몰라서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한두가지가 아닐 것이다. 그런 오해가 발생했을 때 말이라도 그때그때 한다면 다행이다만, 속으로만 생각하고 넘기는 사람을 만나면 최악이 될 거 같다.